자존심을 구긴 아우디의 와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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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구긴 아우디의 와신상담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6.01.2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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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크게 구긴 아우디가 가장 먼저 2016 시즌 르망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지난해 아우디는 FIA 세계내구경주선수권(WEC)에서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한때 아우디는 명실공히 WEC와 르망의 제왕이었다. 사르트 서킷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르망, 콰트로의 고향’이라는 문구에 누구나 수긍했다. 그러나 최근 아우디는 갈수록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개막전과 2차전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WEC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듯 했다. 그러나 포르쉐가 3차전부터 최종전까지 우승을 싹쓸이했고, 결국 드라이버 타이틀과 매뉴팩처러즈 타이틀을 모두 가져가며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2014 시즌에는 토요타가 왕좌를 차지하긴 했지만, 그래도 WEC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덕분에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고향’인 르망에서마저 포르쉐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아우디가 르망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은 1999년 첫 출전 이래 17년 동안 단 네 번뿐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였을까. 아우디는 2015 시즌이 막을 내린 지 불과 일주일만에 2016 시즌에 투입할 신형 경주차를 선보였다. 공개시기로 짐작컨대 시즌 도중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신형 경주차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름부터 바꿨다. 지난 2012년부터 쓴 ‘R18 e-트론 콰트로’ 대신 ‘R18’로 간소화했다. 차체 디자인은 R18이라는 이름을 쓴 이래 가장 크게 바뀌었다. 노즈부터 리어 윙까지 바뀌지 않은 부분이 없다. 리버리도 아우디 스포트를 상징하는 기존의 흰색·회색·빨간색·검은색 조합 대신 검은색과 빨간색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구동계는 이전과 같이 V6 4.0L 터보디젤 엔진과 전기모터 조합. 지난해 디젤게이트로 큰 홍역을 치르긴 했지만, 일단 올해도 TDI 엔진을 안고 간다. 이전 R18 e-트론 콰트로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플라이휠 에너지 저장장치 대신 포르쉐처럼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에너지 방출량도 4MJ(메가줄)에서 6MJ로 업그레이드했다.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는 지난해에도 8MJ이었지만, 2014년 개정된 LMP1 클래스 규정에 따르면 6MJ 디젤 하이브리드와 8MJ 휘발유 하이브리드는 동급이다. 아직 자세한 기술정보나 제원은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보면, 신형 R18의 특징은 새로운 공기역학 디자인과 경량화 구조, 개선된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요약된다. 

아우디는 지난 12월 둘째 주에 미국 세브링 서킷에서 신형 R18의 첫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기간 동안 서스펜션과 섀시 구조를 점검했고, 특히 많은 시간을 들여 새로운 하이브리드 구동계에 대한 내구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WEC 2016 시즌은 오는 4월 17일(현지 시간) 영국 실버스톤에서 막이 오른다. 아우디와 포르쉐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올해 르망 24시 경주에 각각 2대의 경주차를 출전시키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모두 3대씩 내보냈다. 
 

■ 2016 아우디 R18은 무엇이 바뀌었을까? 

1. 이전보다 훨씬 높고 좁아진 노즈는 F1 경주차를 연상시킨다. 벌크헤드 뒤쪽으로 넓어지는 모양도 F1 경주차 같다.
2. 노즈가 좁아지면서 자연스레 펜더 사이의 공간도 넓어졌고, 높은 노즈에 맞춰 연결 플레이트 위치도 높아졌다.
3. 캐노피는 이전보다 네모난 모양이고, 
4. 와이퍼의 기본위치도 바뀌었다.
5. 프런트 펜더에는 모서리에 울타리를 치듯이 벽을 세웠다.
6. 캐노피와 마찬가지로 프런트 펜더도 이전보다 네모난 형태다.
7. 리어 펜더는 이전에 비해 너비가 늘어난 것 같다.
8. 2015년형은 사이드미러가 프런트 펜더에 묻혀 있었지만, 신형은 위쪽으로 튀어나왔다.
9. 리어 윙 엔드 플레이트는 사각형에서 평행사변형으로 바뀌었고, 크기도 이전보다 줄었다. 물론, 에어로 파츠는 각 경기에 맞춰 바꾸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다.
10. 리어 펜더 뒤쪽은 완전히 막아 놓았다. 공기역학 설계의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내보이기 싫은 부분일 것이다.

글 · 임재현 에디터 (jlim@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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