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커 카르마, 완벽한 시점에 등장한 럭셔리 전기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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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커 카르마, 완벽한 시점에 등장한 럭셔리 전기 세단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0.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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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의 거창한 기대와 범상치 않은 스펙에도 피스커 카르마의 운전대를 잡은 첫인상은 미래의 비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 획기적인 차의 운전감각이 기존 내연기관 차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르마에서 내려 다시 일반적인 차에 타고서야 마치 묵시처럼 확연히 다른 무엇을 깨달았다. 구형은 아득히 흘러간 과거라는 느낌이 뚜렷했다.

여기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무척이나 영리한 카르마의 어느 부분이 가장 영리할까? 201마력짜리 쌍둥이 전기 모터? 아니다. 260마력 2.0L 휘발유 엔진/발전기도 아니다. 심지어 20kw/h 리튬이온 배터리팩도 아니다. 그렇다면? 바로 피스커의 절묘한 출시 타이밍.

10년 전이라면 주행거리를 확대한 전기 GT는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에 혼자 대답하는 신세였을 터. 하지만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딱 들어맞는다. 카르마의 숱한 장점 가운데 제일 돋보이는 요소다. 따라서 카르마의 은행계좌에는 이미 3천대의 예약금이 들어왔다. 이로 미뤄 2016년까지 한해 10만대를 만들겠다는 사업계획은 믿을 만하다. 벤처기업가에서 미국정부를 망라한 고객들이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고, 그 사업규모는 11억달러에 이른다. 구조적으로 카르마와 가장 가까운 라이벌은 벤츠 CLS. 컨셉트 면에서는 철저히 독자적이다.

전력만 쓸 때에는 롤스로이스도 이보다 더 매끈할 수 없다. 최고성능을 내려면 스포트(Sport) 모드에 들어가 휘발유 엔진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 사운드가 얼마나 요란한지 주위의 고요를 갈갈이 찢어놓는다. 이 엔진은 지난날의 폰티액 제품으로 사내에서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 ‘더 드래곤’(용. 구미에서는 불길한 동물)이라 불린다. 따라서 휘발유 엔진을 꺼버리고 느긋하게 달리는 것에 더 알맞다.

등받이에 기대어 세련된 승차감을 즐기며 단순하고 멋지고 친환경적인 실내를 잘 살펴보자. 이 안에는 모든 메이커가 배워야 할 교훈이 담겨있다. 다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 카르마는 애스턴 마틴 실내가 넓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독특한 4도어 세단이다. 게다가 초기 양산차에서 소프트웨어의 사소한 결함이 드러났다.

이 차는 시각적으로 BMW Z8 및 애스턴 마틴(헨리크 피스커가 둘 다 디자인했다)을 연상시킨다. 한데 스포츠카가 아니고 휠베이스가 엄청나고 무거운 크루저. 포드 GT보다 무게중심이 낮지만 저속 핸들링은 ‘투박하다’. 다만 전자유압 스티어링은 상큼하고 고속 안정성은 나무랄 데 없다.

따라서 본격적이고 스피드 지향적인 드라이버는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런던 교외에 살면서 시내에서 일한다고 하자. 하루에도 지옥 같은 교통체증 속을 60km 남짓 달려야 한다. 런던 중심가의 교통체증세를 물 여유는 있지만, 돈내기는 싫다. 직장을 오갈 때 더없이 품위 있고 탁월한 능률을 발휘하는 차를 원한다면? 그러면 이보다 더 뛰어난 무기는 없다.

오직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카르마는 초정밀 장비가 꽉 차 있어 오른쪽 운전석 버전을 만들 의지도 방법도 없다. 따라서 좌측 운전석형에 8만7천 파운드(약 1억5천만원)를 내거나, 아니면 재래식 차에 앉아 카르마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영국에는 카르마에 유리한 조건이 수두룩하다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둘이 서로 등지고 살아간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다. 흠이 있지만 매혹적인 새 차 카르마의 재능을 한껏 발휘할 환경을 마련할 수 없을까?

글 · 맷 프라이어

NEW TECH
배터리 최적화
카르마의 20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A123 시스템스가 만들고 있고, MIT가 개발한 나노 소재를 이용한다. 따라서 파워, 안전성, 내구성과 성능을 최적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한다. 피스커는 전형적인 배터리 수명을 16만km 또는 10년으로본다. 한편 배터리 기술이 향상되면 딜러가 다 쓴 배터리를 떼어내는데 20분이 걸린다.

SO GOOD

■ 드로틀 반응은 ‘스텔스’ 모드. 대다수 고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성능을 갖췄다
■ 깨끗하고 영리하고 매력적인 실내 디자인
■ 어느 노면에서나 인상적인 승차감

NO GOOD
■ 4기통 엔진의 소음이 카르마의 성격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 뒷좌석이나 트렁크에 충분한 공간이 없다
■ 저속 코너에서 굼뜬 핸들링

FACT FILE
FISKER KARMA
가격 약 1억5천만원
최고시속 201km
0→시속 100km 가속 5.9초
연비 23.7km/L
CO₂배출량 87g/km
무게 2539kg
엔진 트윈 전기모터, 1998cc
터보차저 휘발유 엔진
최대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135.6kg·m
변속기 다이렉트 드라이브
연료탱크 36L
트렁크 195L
휠(앞/뒤) 8.5J×22in/9.5J×19in
타이어 255/35 WR22 (앞)
            285/30 WR22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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