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무척이나 영리한 카르마의 어느 부분이 가장 영리할까? 201마력짜리 쌍둥이 전기 모터? 아니다. 260마력 2.0L 휘발유 엔진/발전기도 아니다. 심지어 20kw/h 리튬이온 배터리팩도 아니다. 그렇다면? 바로 피스커의 절묘한 출시 타이밍.
전력만 쓸 때에는 롤스로이스도 이보다 더 매끈할 수 없다. 최고성능을 내려면 스포트(Sport) 모드에 들어가 휘발유 엔진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 사운드가 얼마나 요란한지 주위의 고요를 갈갈이 찢어놓는다. 이 엔진은 지난날의 폰티액 제품으로 사내에서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 ‘더 드래곤’(용. 구미에서는 불길한 동물)이라 불린다. 따라서 휘발유 엔진을 꺼버리고 느긋하게 달리는 것에 더 알맞다.
이 차는 시각적으로 BMW Z8 및 애스턴 마틴(헨리크 피스커가 둘 다 디자인했다)을 연상시킨다. 한데 스포츠카가 아니고 휠베이스가 엄청나고 무거운 크루저. 포드 GT보다 무게중심이 낮지만 저속 핸들링은 ‘투박하다’. 다만 전자유압 스티어링은 상큼하고 고속 안정성은 나무랄 데 없다.
오직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카르마는 초정밀 장비가 꽉 차 있어 오른쪽 운전석 버전을 만들 의지도 방법도 없다. 따라서 좌측 운전석형에 8만7천 파운드(약 1억5천만원)를 내거나, 아니면 재래식 차에 앉아 카르마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영국에는 카르마에 유리한 조건이 수두룩하다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둘이 서로 등지고 살아간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다. 흠이 있지만 매혹적인 새 차 카르마의 재능을 한껏 발휘할 환경을 마련할 수 없을까?
글 · 맷 프라이어
배터리 최적화
카르마의 20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A123 시스템스가 만들고 있고, MIT가 개발한 나노 소재를 이용한다. 따라서 파워, 안전성, 내구성과 성능을 최적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한다. 피스커는 전형적인 배터리 수명을 16만km 또는 10년으로본다. 한편 배터리 기술이 향상되면 딜러가 다 쓴 배터리를 떼어내는데 20분이 걸린다.
SO GOOD
■ 드로틀 반응은 ‘스텔스’ 모드. 대다수 고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성능을 갖췄다
■ 깨끗하고 영리하고 매력적인 실내 디자인
■ 어느 노면에서나 인상적인 승차감
NO GOOD
■ 4기통 엔진의 소음이 카르마의 성격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 뒷좌석이나 트렁크에 충분한 공간이 없다
■ 저속 코너에서 굼뜬 핸들링
FACT FILE
FISKER KARMA
가격 약 1억5천만원
최고시속 201km
0→시속 100km 가속 5.9초
연비 23.7km/L
CO₂배출량 87g/km
무게 2539kg
엔진 트윈 전기모터, 1998cc
터보차저 휘발유 엔진
최대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135.6kg·m
변속기 다이렉트 드라이브
연료탱크 36L
트렁크 195L
휠(앞/뒤) 8.5J×22in/9.5J×19in
타이어 255/35 WR22 (앞)
285/30 WR22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