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리즈에 좀 더 변화를 주기 위해 카브리올레에 뒤이어 쿠페가 등장했다. 출시 계획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던 모델. 그러나 BMW가 신형 6시리즈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알려준다. 스스로 인정했듯이 일차적으로 북미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새로운 6시리즈 쿠페는 구형보다 덩치가 더 크고 장비가 뛰어나다. 스타일과 실내만이 아니라 여러모로 품위가 돋보인다. 플랫폼은 5시리즈와 같다. 아울러 역동성에서 지극히 원숙하고, 벤츠 E 클래스와 재규어 XK에 정면 도전한다.

신형 6시리즈 쿠페는 3가지 엔진을 갖췄다. 휘발유 엔진으로는 우리가 시승한 640i의 319마력 직렬 6기통 3.0L와 650i의 408마력 V8 4.4L 두 가지. 그리고 640d의 312마력 디젤 엔진이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네바퀴굴림 방식의 650i x드라이브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영국에 상륙할 모든 버전은 뒷바퀴굴림. 6단 수동과 6단 자동변속기를 갖췄던 구형과는 달리 신형 6시리즈는 원격 변속기능을 구비한 8단 자동변속기로 단일화했다.

그와 동시에 최근 다른 신형 BMW에 발맞춰 스톱-스타트,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시스템을 갖추었다. 아울러 중간가속의 공기저항을 줄여주기 위해 그릴 뒤 플랩이 들어왔고, 그밖에 부가적 기능을 고를 수 있다. 기본형 17인치 휠과 225/55 R17 타이어를 신을 경우 이들이 모두 힘을 합쳐 연료를 12%까지 절약한다.

비록 무게는 1,660kg(구형 630i보다 130kg 무겁다)이지만, 기본형 엔진으로도 640i는 인상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겨우 1,300rpm부터 45.8kg􀂧m의 토크를 뿜어내고, 단호한 가속력으로 세 자리 스피드에 뛰어든다. 파워전달은 아주 직선적. 트윈스크롤 터보는 랙이 거의 없고 7,200rpm까지 V8 엔진처럼 파워를 전달한다.

BMW에 따르면 0→시속 100km 가속에 5.4초. 630i보다 1초나 빠르고, 최고시속은 250km에 묶었다. 1,450rpm 이하에서도 구형보다 토크가 13.2kg.m나 크기 때문에 어떤 회전대에서도 구형보다 힘차다. 다만 엔진 사운드만은 구형의 자연흡기 3.0L 수평대향 6기통을 따를 수 없다. 그리고 종합연비 13.2km/L인 640i 쿠페는 1회 주유로 정상적인 고속도로 800km를 달릴 수 있다. 게다가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시골길에서도 편안하고, 아주 날렵하다. 비중이 알맞고 정확한 파워 스티어링은 지극히 단단하면서 나긋한 보디와 어우러져 예리하게 작동하고, 그립이 지극히 높다.

제2세대보다 폭넓은 드라이빙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신형 6시리즈는 4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갖췄다. 에코 프로(Eco Pro), 컴포트(Comfort), 스포트(Sport)와 스포트 플러스(Sport Plus). 일상적 드라이빙에는 스포트가 제일 알맞다. 하지만 조금 더 힘찬 반응을 기대한다면 스포트 플러스에 들어간다. 스티어링, 드로틀 반응과 댐핑이 훨씬 예리해진다.

신형 6시리즈 쿠페는 높은 완성도를 과시한다. 구형보다 스타일이 한층 조화를 이뤘고, 아찔한 성능을 뽐낸다. 민첩성이 더 뛰어나고, 연료효율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공간이 더 넓고, 단단해 흐뭇하다. 그럼에도 신형 6시리즈 쿠페는 드라이버를 힘차게 끌어들이지 못한다. 그처럼 열성적으로 강조한 스포티 모델로는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M6 버전이 그 허점을 메워주길 기대해본다.

글ㆍ그렉 케이블(GREG KABLE)

SO GOOD
■ 강렬한 성능
■ 전반적인 민첩성
■ 인상적인 경제성

NO GOOD
■ 드라이버와의 거리감
■ 늘어난 무게
■ 개성이 떨어지는 엔진

FACT FILE
BMW 640i COUPÉ
가격 ￡59,550(약 1억180만원)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5.4초
연비 13.2km/L
CO₂배출량 177g/km
무게 1660kg
엔진 6기통, 2979cc, 터보, 휘발유
최대출력 319마력/5800rpm
최대토크 45.9kg.m/1300rpm
변속기 8단 자동
연료탱크 70L
트렁크 460L
타이어 225/55 R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