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모닝 vs 토요타 iQ, 누가 더 만능 소형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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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닝 vs 토요타 iQ, 누가 더 만능 소형차일까?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0.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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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파운드(약 1천700만원) 이하의 만능 소형차를 찾는다면? 기아 피칸토(모닝)와 토요타 iQ 중 무엇을 고를까?

1.0L, 3기통 엔진의 기아 피칸토(국내명 모닝)를 타고 노스 웨일즈로 515km를 달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또한 그 코스가 차들의 브레이크를 태워버리기로 악명 높은 스롭셔(Shropshire)의 ‘클런(Clun) 내리막’을 포함한다면? 그리고 뒤이어 놀랄 만큼 거친 아스팔트 포장도로에서 바닥이 뚫어져라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달렸다면? 경솔한 걸까? 글쎄. 따분할까? 아마도. 생명을 위협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 후에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최단 시간 경로’로 끝없이 지루하게 이어진 고속도로를 달려 되돌아왔다. 그러나 겨우 69마력, 3기통 엔진으로 달리는 것은 ‘페인트 건조 구경하기’ 대회의 시간 기록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다음으로 괴로운 일임에 분명하다. 이제 돌아와서 하는 얘기지만, 다소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이 볼 수 있듯이, 피칸토는 이리저리 굽은 언덕을 중력의 힘을 빌려 날아 내려왔다. 차는 모든 커브를 안정적으로 파고들었고(차체 롤은 컸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언더스티어가 몰려오지는 않았다) 지옥 끝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끝나는 T자 교차로에도 놀라울 정도로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그리고 MRI 사진의 차가운 현실처럼 섀시의 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길에서는? 모든 능력을 다 쏟아내면서, 피칸토는 상당히 잘 대응했다. 심지어 길고 잘 뚫린 왼쪽 커브에서는 제법 날쌔게 달리는 아우디 A4 아반트를 가까스로 추월하기까지 했다. 물론, A4 아반트는 2km쯤 후에 긴 오르막에서의 가속 경쟁에서 다시 따라잡았고 가볍게 칭찬을 돌려주었다. 생각해보면 A4 아반트 운전자는 물에서 뛰쳐나온 이 공격적인 스타일의 작은 물고기의 색다른 달리기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랬다. 오히려 제대로 된 세련미를 갖춘 편안한 승차감과 일단 속도가 붙은 후에는 고속도로의 교통량 속에서 시속 130~140km의 속도로 부드럽게 달리는 능력이 어우러져, 돌아오는 길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피칸토를 그저 도심형 소형차로 치부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 가격에 맞는 크기와 성능, 그리고 운전을 돕는 기술의 한계 내에서, 이 차는 포드 포커스나 복스홀 아스트라만큼 스타일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하다. 시내에서는 민첩하고 주차하기 쉬운 장점이 더 부각된다. 전직 아우디 디자인 책임자인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한 잘 만들어진 5도어 승용차의 가격은 겨우 8천 파운드(약 1천390만원)다. 이 차는 거의 25km/L에 이르는 연비와 7년의 보증기간으로 소유자를 미소짓게 한다. 또한 차급을 훨씬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이처럼 작은 차로서는 대단한 능력이다.

토요타 iQ가 훨씬 작고 귀엽고 현명하다는 점, 그리고 애스턴 마틴의 앞모습으로 정체를 바꾼 시그넷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역사상 가장 작고 가장 느린(그러나 지금까지는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가장 논란이 많은) 애스턴 마틴의 바탕으로 선택되었다는 점이 가장 작은 토요타에게 ‘상큼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거나 순수한 애스턴 마틴 팬들 사이에서 미움을 받는 차인지(아마도 둘 다이겠지만)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iQ에게 경제성과 라인업 전체의 평균 CO2 배출량을 끌어내릴 수 있는 잠재력 덕분에 애스턴 마틴 총수인 울리히 베츠의 주목을 끈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음은 틀림없다.

사실, 토요타가 ‘혁명’, 그리고 도시형 차들 가운데 ‘랜드마크’라고 주장하는 디자인에는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 기아는 분명히 뚜렷하게 정형화된 피칸토를 고급스럽게 새로 디자인한 데 비해, iQ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방향을 잃고 뛰쳐나온 매우 앞선 컨셉트카다. 2009년 출시 때 이후로도 그랬듯, 그 모습은 성장촉진제를 맞은 유아용 장난감 같다. 지나치게 큰 것 같은 휠(실제로는 지름이 15인치에 불과하다)을 차체 구석으로 몰아넣은 정사각형 차체 구조에는 2명의 성인과 2명의 어린이가 앉을 수 있는 것 대신 2명의 성인과 1명의 성인이 앉을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의 실내로 탁월하게 꾸몄다. 앞좌석에 탄 사람들은 넉넉한 공간과 정교한 대시보드, 그리고 C 세그먼트 가족용 해치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쾌적한 시트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iQ에는 스마트 포투의 도시적인 세련미와 성숙한 경쾌함에서 영감을 얻은 민첩하고 어디에든 주차할 수 있는 초소형 차를 재조명한 것이 담겨 있지만, 독일산 스마트의 2인용 실내공간과 그저 그런 주행특성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은 것으로 가지치기했다. 달리 말하자면, 이 차는 뚜렷하게 잘 만들어졌고 날쌘 베이비 토요타다. 회전반경이 3.9m인 겨우 3m 길이의 차체로, iQ는 주차와 U턴을 피칸토에 비해 뻔뻔스러울 정도로 잘한다. 그리고 이상적인 힘과 토크를 지니고 경제적이면서도 세제혜택이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99g/km의 3기통 1.0L 엔진을 갖춘 이 차는 동급 차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피칸토보다 더 넉넉한 가속느낌을 갖고 있다.

이러한 프리미엄 차다운 입지가 높은 값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새 차일 때 필자가 막 캔터베리의 모터라인에서 iQ 1.0 VVT-i를 끌고 나왔을 때, 이 차의 가격은 1만445파운드(약 1천820만원)였다. 하지만 2009년 12월에 차를 등록한 후 아무 흠집 없이 무난한 수준인 약 29,000km를 주행한 현재의 가격은 7천995파운드(약 1천390만원)로 9천595파운드(약 1천670만원)인 피칸토 1.0 2 (비슷한 수준의 장비를 갖춘 차를 원할 때 선택할 모델)에 힘을 실어준다. iQ가 며칠 더 일찍 웰시로의 짧은 여행에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지만, 필자는 iQ가 쑥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켄트 지방의 더 흥미진진한 도로를 향해 시내를 벗어날 때, iQ는 그 즉시 더 값 비싸고 재미있는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피칸토처럼 잘 만들어지고 잘 마무리된 토요타는 더 좋은 품질의 플라스틱을 입은, 근본적으로 견고한 차라는 느낌을 준다. 또한 더 큰 시트도 조금 더 편안하다. 높게 자리 잡은 스티어링 휠은 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고 대시보드 디자인이 달라 보이려는 노력이 지나치지만, 스위치 종류는 다루기 쉬운 것과는 거리가 있다. 전체적으로 평범하고 모험을 피한 피칸토에게는 없는 매력과 개성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어깨 너머의 시야는 문제가 있고, 승차감은 그처럼 휠베이스가 짧은 차치고는 전반적으로 좋지만 피칸토보다 쏠리고 불안정한 경향이 있다. 스티어링 역시 당황스러울 정도로 가볍고, 피칸토의 좀 더 느긋하고 부드러운 느낌과 대조적으로 날카로움을 타고났다. 피칸토의 스티어링 감각이 조금 인공적인 느낌인데도 그렇다.

당연하게도, 두 차의 3기통 엔진은 비슷한 구성이다. iQ의 것은 조금 두근거리면서 토크가 높고, 피칸토의 것은 조금 더 부드럽고 조용하다. iQ의 중간 기어비가 훨씬 길지만(거의 유별날 정도로) 성능과 연비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최고시속 153km, 0→시속 100km 가속 13.9초, 연비 23.8km/L인 피칸토가 각각 시속 150km, 14.1초, 22.7km/L인 iQ보다 약간 우세하지만 두 차 모두 치고 빠지는 도로에서 재빨리 달리는 차의 축에 끼지는 못한다. 차이는 성능을 풀어내는 방식에 있다. iQ의 섀시는 접지력이 더 높으면서 날카롭지만, 피칸토는 한 곳에서는 날램을, 다른 곳에서는 날카로움을 보여준다. 더 큰 차인 iQ ‘일루전’ 이 도로 밖으로 벗어나려는 경향이 더 큰 것과 달리 피칸토는 더 부드러우면서 더 점진적으로 움직인다. 변속 질감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매끄럽고 부드럽고, iQ는 약간 묵직하면서 절도가 있다.

필자는 가슴이 찢어진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iQ가 여전히 모터쇼 컨셉트카 같은 모습이고, 운전석의 공간은 시내에서 아주 유용할 정도로 넉넉한 느낌이다. 잘 뚫린 도로에서 능력을 끌어낼 수 있고, 8천 파운드(약 1천390만원)대의 가격표와 12개월의 보증이 남아 있는 수준 높은 조립과 내장재의 가치로 무장하고, 새 차와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을 사랑한다. 하지만 1천600파운드(약 280만원) 더 비싼 피칸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토요타만큼 설계가 영리하지도, 회전반경이나 주차편의성도 뛰어나지 않지만, 기아는 피칸토를 통해 고전적인 개념의 기본적인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시켜준다. 5개의 도어와 시트, 그리고 트렁크 공간은 스타일링이나 운전 느낌에 매달리지 않는다면 무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혁명은 위대하지만, 이번에는 진화가 이겼다.

글 · 데이빗 비비안(David Viv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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