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새 차, 험비 뒤를 잇는 JL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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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새 차, 험비 뒤를 잇는 JLTV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5.11.18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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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새 차를 뽑았다. 가격은 25만 달러(약 3억원)부터 시작한다 
 

미국 오시코시(Oshkosh)사가 록히드마틴, BAE시스템스, AM제너럴을 제치고 지난 8월 미군 합동경량전술차량(Joint Light Tactical Vehicle·JLTV) 공급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JLTV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 전장을 누빈 역전의 용사 험비를 대체하게 된다. 

험비가 개발된 냉전시대에는 급조폭발물(IED)이나 비정규전이 미군의 군사계획에서 별로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현대전의 양상이 크게 바뀌었고, 험비는 비대칭 전쟁의 시대에 여러 가지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에 미군은 달라진 작전 환경에 맞는 새 전술차량 개발을 결정했고, 합동참모본부 산하 합동소요검토위원회(JROC)가 2006년 1월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후 2007년 12월까지 13개월간 개념 연구 단계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는 2008년 2월 전술차량 제안요청서를 발표했다. BAE시스템스,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보잉 등 굴지의 방위산업체들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군이 밝힌 요구 성능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측면에서 RPG의 공격을 직접 받아도 큰 피해가 없어야 하고, 지뢰나 IED 폭발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영하 40℃에서 영상 52℃까지 정상 작동해야 하고, 해수면보다 150m가 낮은 저지대와 해발 3,600m의 고산지대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한번 주유로 480km를 갈 수 있어야 하고, 마르고 단단한 노면에서는 정지 상태에서 7초 이내에 시속 48km까지 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생존성을 위해 엔진룸과 실내에 자동 소화 설비를 갖춰야 하고, 엔진룸 소화 장치는 10초 이내에 화재를 감지하고 진압할 수 있어야 한다. 유사 시 승무원이 탈출할 수 있도록 잼 방지(jam-resistant) 도어도 갖춰야 한다. 
 

히터는 영하 4℃의 실내온도를 1시간 안에 영상 18℃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에어컨은 40분 안에 49℃의 실내온도를 32℃까지 낮출 수 있어야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을 때는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거나 별도로 배터리 보온을 하지 않아도 1분 안에 시동이 걸려야 한다는 요구사항도 있다. 

철도·해상·항공 수송이 가능하고, 30분 안에 수송 준비를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분해로 모든 등급 선박에 적재할 수 있어야 하고, 미국 본토와 나토(NATO) 국가 철도로 수송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C-130 허큘리스 등의 대형 수송기는 물론 CH-47 치누크 헬리콥터로도 수송이 가능해야 한다. 
 

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은 이러한 요구 조건에 맞춰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쳤다. 2012년 8월, 국방부는 AM제너럴 BRV-O, 록히드마틴 JLTV, 오시코시 L-ATV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육군과 해병대는 2013년 8월부터 대규모 실전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만인 지난 8월 오시코시 L-ATV를 미군의 차기 전술차량으로 낙점했다. 엔진은 제너럴모터스와 이스즈(Isuzu)가 공동 개발한 V8 6.6L 터보디젤 듀라맥스(Duramax). GM과 이스즈의 경트럭 및 중형트럭에 들어가는 엔진이다. 397마력 버전까지 있지만, L-ATV의 듀라맥스는 300마력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시속은 113km(포장도로 기준)로 험비와 같다. 
 

대당 가격은 기본형이 25만 달러(약 3억원)로 추정되며, 개발비와 각종 무기 및 장갑, 장비 등을 포함하면 40만~56만 달러(약 4억7천만~6억6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방부는 우선 16,901대를 주문했다. 계약 금액은 67억5천만 달러(약 8조원). 향후 해병대는 2022년까지 5,500대, 육군은 2040년까지 49,099대를 더 구입할 계획이다. 계약 금액은 300억 달러(약 35조원)를 훌쩍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 30년 만에 전역을 명 받은 험비 
 

AM제너럴 험비의 정식 명칭은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 HMMWV). 하지만 발음이 어려운 ‘HMMWV’보다 험비(Humvee)라는 애칭으로 훨씬 친숙하다. 험비는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윌리스 MB, 한국전쟁에 참전한 M38, 베트남전쟁에 투입된 M151의 계보를 잇는, 미군의 상징과도 같은 전술차량이다. 걸프전쟁 당시 수많은 험비가 사막을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모습은 어딘가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 울려 퍼지며 헬기부대가 강습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79년 개발이 시작돼 1985년부터 실전 배치된 험비는 30년 동안 총 281,000대가 생산됐다. 대당 가격은 기본 22만 달러(약 2억6천만원)로 알려져 있다. 미군은 JLTV로 교체를 완료할 때까지 적어도 2050년까지 험비를 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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