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와 최악, 그리고 가장 빠른 포르쉐 911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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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와 최악, 그리고 가장 빠른 포르쉐 911 GT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 승인 2015.10.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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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911 GT 라인업 중 여러가지 의미로 돋보이는 모델들을 추려보았다.

■ The First : 1999년 911 GT3 (996) 
 

1999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는 포르쉐가 첫 911 GT3를 ‘RS’라고 부르지 않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RS라는 이름을 다른 차를 위해 남겨두고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단지 우리가 알게된 것은, 수랭식 911로 순수하게 달리기를 위한 차를 만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차가 설득력 있는 해답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기본형 996보다 전혀 가볍지 않았다는 점은 아마도 포르쉐가 RS라는 엠블럼을 붙이기 싫어한 또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차에는 메츠거 엔진이 올라갔고, 덕분에 환상적인 소리를 내면서도 다른 996 모델들을 위해 새로 개발된 수평대향 6기통 엔진보다 훨씬 더 신뢰성이 높았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에 불을 붙인 것은 핸들링이었다. 기본형 996은 그 전의 공랭식 모델들에 비해 조금 무뎌진 느낌이었던 데 비해, GT3는 여전히 안전하면서도 훨씬 더 날카롭고 반응이 뛰어났다. 요즘에는 GT3가 조금 보수적인 느낌을 주지만, 당시에 포르쉐는 그런 차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확신하지 못했다. 어쨌든 GT3는 출시되자마자 거의 모두 판매됐고, 포르쉐는 GT 브랜드를 확장하려는 야심을 품게 되었다. 

Porsche 996 GT3 
0→시속 100km 가속: 4.5초 
최고시속: 306km 
무게: 1350kg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600cc
최고출력: 355마력/7200rpm 
최대토크: 37.7kg·m/5000rpm 
변속기: 수동 6단 
무게당 출력: 263마력/톤 

■ The Fatest : 2010년 911 GT2 RS (997) 

포르쉐는 신형 GT3 RS가 아직까지 997 GT2 RS보다 빠른 랩 타임 기록을 세우지 못한 이유가 적절하지 못한 서킷 상태때문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까지 GT2 RS는 포르쉐가 만든 일반도로용 양산 GT 중 가장 빠른 차로 남아 있다. 

포르쉐는 출력을 611마력까지 높일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그만한 출력을 충분히 냈다. 엄청난 출력은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2,500rpm에서 71.3kg·m의 토크를 오로지 뒷바퀴에만 보낸다는 사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997 GT2 RS는 뛰어난 능력과 위험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겁먹게 만들었다. 
 

개성이 압도적이고 성능이 너무 대단했던 덕분에, 이 차는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모델보다 더욱 뛰어난 운전 재미를 지닌 차라고 포르쉐가 주장한 첫 터보 엔진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 가지 의문은 남는다. 포르쉐는 과연 이 차의 후속 모델을 어떻게 내놓을까? 우리는 숨을 죽인 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Porsche 997 GT2 RS 
0→시속 100km 가속: 2.5초
최고시속: 330km 
무게: 1370kg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600cc, 트윈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611마력/6500rpm 
최대토크: 71.3kg·m/5000rpm 
변속기: 수동 6단 
무게당 출력: 446마력/톤 

■ The Worst : 2001년 911 GT2(996) 

어떤 포르쉐 GT던지, ‘최악’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는 것은 너무 무례하게 느껴지지만, 어쨌든 수랭식 엔진을 얹은 첫 GT2(1995년의 공랭식 993 GT2가 있었다는 것은 잊지 말자)는 운전의 만족도가 가장 낮고 가장 흠이 많았다.

3.6L 트윈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456마력의 최고출력은 지금의 991 GT3에 쓰인 자연흡기 엔진만 못한 수준이기는 해도 힘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이 차의 부족한 점은 집중력이었다. GT2라는 이름을 붙인 차에게서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그러나 GT2는 지나치게 안락한 느낌이 있었다.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좋은 소리를 내지 않았고, 놀랄 만큼 편안했다. 만약 이 차가 서킷의 영웅이었다면 그래도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다루기가 까다롭고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으며, 더 성능이 뛰어난 몇몇 911보다도 오버스티어에 예민했다. 더불어 서스펜션 세팅을 타협한 애매한 특성에 지나치게 강한 터보 랙과 충분하지 못한 스티어링 반응까지 겹쳤다. 

Porsche 996 GT2 
0→시속 100km 가속: 4.1초 
최고시속: 315km 
무게: 1440kg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600cc, 트윈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456마력/7200rpm 
최대토크: 63.2kg·m/5000rpm 
변속기: 수동 6단 
무게당 출력: 317마력/톤 

■ The Best : 2011년 997 GT3 RS 4.0 (997) 

우리는 이 차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카라고 말할 것이다. 4.0L 엔진을 얹은 GT3 RS는 겨우 600대만 만들어졌고, 최고출력은 500마력에 이르렀다. 구매자 대부분은 이 차 한 대를 갖겠다는 소망을 갖기 전에 최소한 세 대의 GT3을 소유한 적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996과 997 플랫폼을 바탕으로 12년 동안 생산된 GT 시리즈에 작별을 고하는 모델로 만들어진 이 차는 수동변속기를 갖춘 마지막 911 GT3가 될 예정이었다. 물론 우리는 포르쉐가 생각을 바꿨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 만족스럽다. 전용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 로드 엔드 베어링 서스펜션, RSR 크랭크샤프트를 자랑하던 이 차는 레이스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레이스카와 아주 비슷해 보이는 차였다. 
 

실제 성능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차이는 출력을 더 높이는 대신 중간 회전영역의 토크를 강화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그 덕분에 주행 중 균형을 잡기가 더 쉬웠고, 차를 미끄러뜨리는 것은 물론 일반도로에서 평범하게 달리기도 더 쉬웠다. 비슷한 종류의 GT 모델에 관한 좋은 점들을 모두 모아 핵심만 걸러낸 차였다. 12만8천 파운드(약 2억3천740만원)라는 값에 GT라는 장르의 훌륭함을 압축해놓은 셈이다. 요즘 중고차 값은 그보다 더 비싸다. 차를 구하는 일도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그나마도 손에 넣기 위해 35만 파운드 (약 6억4천900만원)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Porsche 997 GT3 RS 4.0
0→시속 100km 가속: 3.9초
최고시속: 311km
무게: 1435kg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966cc, 휘발유 
최고출력: 493마력/7200rpm
최대토크: 46.9kg·m/5000rpm
변속기: 수동 6단
무게당 출력: 344마력/톤

글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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