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하이브리드의 매력, 인피니티 Q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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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하이브리드의 매력, 인피니티 Q50S
  • 김동균
  • 승인 2015.10.0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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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으로도 이렇게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가격이 깡패

인피니티의 정체성은 고성능에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받아들이면서도 변하지 않았다. 우선 제원만 슬쩍 봐도 Q50S 하이브리드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는데, 혼자서도 충분한 힘(출력 306마력)의 V6 3.5L 엔진에 50kW(68마력)의 전기모터를 더했다. 그 결과 364마력의 상당히 높은 출력을 내고, 0→시속 100km 가속을 5.1초 만에 끊는다. 비슷한 가격대의 세단에서 이 정도 가속력을 발휘하는 차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수치로 나타나는 강력한 힘이 전부는 아니다. 차에 올라 잠시만 운전해봐도 노면의 느낌이 온몸으로 뚜렷이 전달되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첫인상부터 Q50S가 평범한 세단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더불어 스티어링 뒤에 달린 시프트 패들과 터치스크린에 표시되는 중력 표시 역시 차의 지향점을 드러내는 것들이다.
 

차의 성격에 맞게 스포트 모드부터 즐겨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강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V6 엔진과 전기모터가 협동해 굉장한 힘으로 차체를 밀어낸다. 초반부터 강한 토크를 폭발시키는 전기모터와 부드러운 회전질감을 지닌 V6 엔진의 조합은 터보와는 또다른 느낌. 강력한 힘이 극도로 매끄럽게 전달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다소 비현실적인 가속 감각을 전해준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감각의 정점에 빠져들 때쯤, 갑작스레 느껴지는 불안감이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일반적인 고속도로 주행속도 정도에선 경쾌하게 즐길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영역에 들어서면 하체로부터 불안한 기운이 넘어오기 시작한다. 섀시는 탄탄하지만 하체가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는 느낌. 결국 코너링에서 차를 과격하게 쏘아붙이면 다소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서스펜션의 한계를 실토한다. 안락한 중형 세단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것이 과연 최선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Q50S는 인피니티의 정체성인 성능에 충실하지만,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주는 효율의 장점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초반에는 서서히 가속을 하면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정속주행을 할 때 자연스럽게 엔진이 전기모터에 바통을 터치하면서 연료를 절약한다. Q50S의 복합연비는 12.6km/L. 남들에게 자랑할 정도의 수치는 아니지만, V6 3.5L 엔진이 주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충분한 보상으로 보인다(과거 인피니티 G25의 연비가 9.7km/L에 불과했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인피니티는 럭셔리 브랜드의 후발주자답게 신기술의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세계 최초의 지능형 스티어링 시스템이라고 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 쉽게 말해 스티어링과 전륜의 기계적 연결을 배제하고, 센서가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을 감지해 전륜에 신호를 보내서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직접적인 연결이 없으므로 불필요한 진동을 줄여주고, 저속에서 작은 조향으로도 움직임을 더 크게 만들어 운전을 쉽게 해주는 등의 장점이 있다. 처음에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더욱 편한 운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행모드는 스포트, 스탠다드, 에코, 스노, 퍼스널까지 총 다섯 가지가 마련되어 있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빨라지고, 스티어링의 무게감이 증가한다. 퍼스널에서는 각각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스포트 모드를 제외하면 모드 변화에 대한 변화가 그리 극적이진 않다. 
 

외관은 인피니티가 고집스레 지켜오고 있는 곡선을 살린 디자인 언어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인피니티의 다른 모델들보다는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인다. 어쨌거나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직선을 강조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만큼 개성이 강하고, 더불어 요즘에는 보기 드문 얇은 노즈가 독특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으로, Q50의 매력은 무엇보다 가격에 있다. Q50S 에센스의 가격은 5천690만원. 비슷한 가격대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로 눈을 돌려보면, 한 등급 낮은 3시리즈, C클래스, A4를 벗어날 수 없다. 조금 더 보태 등급을 맞춰도 성능과 장비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물론 자신에게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는 강요할 수 없는 문제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Q50S의 가격대비 가치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글,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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