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E, 동급에서 가장 운전이 즐거운 차
상태바
재규어 XE, 동급에서 가장 운전이 즐거운 차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5.09.19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스트 모델 : 2.0 R-Sport

● 가격 약 5천230만원
● 출력 187마력
● 토크 40.8kg·m
● 0 → 시속 97km 8.7초
● 시속 48km →113km 가속 12.5초
● 연비 16.1km/L
● CO₂ 배출량 119g/km
● 시속 113km → 0 감속 53.8m 
(가격 및 제원은 영국 기준)

We Like
● 동급 최고의 승차감과 핸들링
● 상큼하게 마무리한 실내
● 경쟁력 있는 성능 

We Don't Like 
● 엔진 파워에 비해 높은 CO₂
● 대다수 라이벌보다 좁은 뒷좌석 다리 공간
● 트렁크도 작다

이번 로드테스트 뿐만 아니라, 기존에도 수많은 재규어 모델들이 우리의 지면을 거쳤다. 어떤 것은 한숨이 나올 만했지만 몇몇 차들은 역사에 남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고 뛰어났다. 최고의 순간에 재규어가 보여줬던 아름다움, 충만함, 소리는 역사적으로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재규어는 XE를 내세워 영예로운 왕관에 보석을 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XE의 임무는 판매 증가의 핵심이 되는 것. 이것이 더욱 중요한 임무다. 재규어의 존재는 거대한 돈을 끌어 모으고 있는 자매 브랜드 랜드로버로 유지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수익성을 내는 주류 자동차 제조사로써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XE로 판매의 볼륨을 크게 키워야 한다. 
 

만약 성공한다면, 재규어는 이제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서며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판을 얻게 될 것이다. 30년의 길었던 프리미엄 투쟁이 마무리 되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결국 재규어는 계속 랜드로버의 볼륨에 기댈 것이고, 적은 이익을 남기는 브랜드가 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기존에 봤던 X-타입이 있다. 2001년에 희망을 안고 출시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실패했고, 재규어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새로운 오너가 들어서기도 전에 단종 되고 말았다. 
 

위험성은 높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이익도 크다. 재규어는 이번 내기에 공장을 걸었다. 신형 플랫폼과 완전 신형 엔진이 준비됐다. 신형 디젤 엔진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뒤이어 신형 휘발유 엔진도 나온다. 새로 지은 공장에서 말이다. 

출시 시기에는 5가지 트림이 제공된다. 4종의 4기통 엔진과 V6 엔진이 준비되고, 가격은 2만7천파운드(약 4천576만원)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미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을 다양하게 몰아봤다. 이번에 우리가 시승한 모델은 200마력의 2.0L 휘발유 터보 R-스포트 버전이다. 
 

DESIGN AND ENGINEERING (4.5/5) 
겉보기에 XE는 기대를 약간 밑도는 느낌을 줬다. 분명히 재규어는 프로젝트 7이나 심지어 레귤러 F-타입의 훌륭한 디자인을 끌어다 쓰지 않았다. 그 대신 XF와 XJ를 바탕으로 삼았다. 이렇게 태어난 날씬하고 컴팩트한 세단은 누가 봐도 재규어다.

그러나 하체는 그보다 훨씬 용감했다. XE는 iQ(AI) 플랫폼을 받아들인 최초의 재규어 차량이다. 앞으로 차세대 XF에서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을 밑받침할 완전히 새로운 모듈구조다. 그리고 재규어 랜드로버(JLR)를 이끌어갈 소재인 알루미늄이 XE 보디 중량의 75%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대체로 고장력 강철로 도어, 트렁크와 뒤쪽 하체(앞뒤 무게배분을 개선한다), 그리고 B필러의 보강재로 들어갔다. 
 

알루미늄을 썼기 때문에 플랫폼은 라이벌보다 약간 가볍다. 하지만 전체 중량은 그렇지 않다. 재규어가 XE의 앞쪽 더블위시본과 함께 뒤쪽은 재래식 멀티링크 대신 인티그럴 리어 링크 서스펜션을 고집하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 기술진은 뒤쪽 굴림 바퀴에서 원치 않는 조향기능을 배제할 수 있어 좋아했다. 그래서 재규어와 라이벌 대열을 구별할 수 있는 나긋한 승차감과 민첩성을 가장 뛰어나게 아우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전동 스티어링이 F-타입처럼 즉각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334마력을 내는 3.0L V6 엔진 하나를 F-타입에서 넘겨받았다. 다른 엔진은 기존과 신형의 혼합형이다. 가장 큰 소식은 JLR의 인제니움(Ingenium)이라는 새로운 엔진 라인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엔진이다. 가솔린과 디젤 버전은 공통된 블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보어와 스트로크가 똑같고, 기통 당 배기량은 500cc다.
 

플랫폼처럼 엔진 모듈은 하나로 고정돼 있다. 따라서 축소와 확대작업은 이미 예정돼 있다. 먼저 디젤 엔진이 그 대상으로 떠오른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사이에 디젤 모델을 비교 시승할 예정이다. 저출력 디젤 버전은 신형 6단 수동변속기를 달고 최고출력 161마력, 최대토크 38.6kg.m, 복합연비 31.6km/L, CO₂ 배출량 99g/km의 성능을 지녔다. 나아가 최고출력 178마력 엔진은 최대토크 43.7kg.m에 복합연비 28.6km/L, CO₂ 배출량 109g/km를 기록했다. 옵션인 8단 자동변속기는 수치를 조금 떨어트리지만, XE는 거뜬히 동급 선두그룹에 뛰어들었다.

4기통 휘발유 인제니움은 내년에 나온다. 합리적인 결정이다. 결국 디젤 라인업이 XE 시장을 압도할 것이기 때문. 따라서 처음에는 2.0L 휘발유 엔진이 XF와 XJ의 심장으로 들어간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만드는 이 4기통 엔진은 포드 제품으로 재규어에 맞춰 손질했으며, 197과 236마력의 두 가지로 오직 ZF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Interior (4/5) 
최근 자동차들은 전반적으로 한층 깨끗하고 단정한 실내로 흘러가고 있다. XE도 마찬가지. 큼직한 중앙 터치스크린이 대시보드를 차지하고 있다. 그 주위에는 메뉴 버튼이 달렸다. 스크린 밑에는 푸시버튼 2줄이 다소곳이 자리 잡았다. 모두가 아주 직설적이고 논리적이기도 하다. 가령 터치스크린을 건드리거나 긁지 않아도 버튼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적어도 R-스포트 모델의 경우 색상은 요란하지 않다. 따라서 블랙에서 벗어난 트림 수준은 지나치게 ‘스포티한’ 인상을 피했다. 초기 XF의 저회전 공기배출구나 전동 버튼의 글러브박스와 같은 미세처리를 하지 않았다. 구입을 결정할 고객의 숫자와 처리비용을 고려할 때 적절한 판단이다. 재규어는 다른 데서 ‘놀라움과 기쁨’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조립된 느낌을 줬고, 소재의 촉감이 높다. 게다가 어느 것이나 논리에 맞게 배치했다. 기어레버는 부드럽게 작동했고 감촉이 깔끔했다. 게다가 전자핸드브레이크와 짝지어 트랜스미션 터널 한복판의 공간을 넓혀 팔걸이를 대신할 수 있었다. 2개의 큼직한 컵홀더와 일련의 스위치는 드라이브 모드를 조절한다.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운전 위치 역시 믿음직하다. 기본형 R-스포트 모델은 8개 방향 조절형 시트를 갖췄다. 10개 방향 조절형(우리 시승차에 달렸다)과 14개 방향 조절형 옵션도 있다. 하지만 3개 버전이 한결같이 실질적인 효과는 똑같다. 좌석 위치는 금방 잊어버리게 마련이다. 좌석은 안락하고 몸 받침이 좋다. 스티어링은 쉽게 잡을 수 있고, 다이얼은 선명하다.
 

그와는 달리 뒷좌석은 그다지 인상적이 아니었다. 좌석은 동급 선두주자들보다 약간 비좁았다. 벤치시트는 주로 어린이들이 앉을 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아울러 400파운드(약 70만원)짜리 옵션을 선택하면 뒷돠석 등받이를 40/20/40으로 나눠 접을 수 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55L로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Performance (4/5) 
JLR은 파워트레인의 독자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엔진 성능을 개선할 뿐 아니라 엔진의 운명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서다. 우리 경험에 따르면 포드의 이 터보 엔진은 제법 상쾌한 속성을 갖췄다. 조용하면서도, 원할 때는 건강한 사운드가 힘차게 뻗어났다. 하지만 CO₂ 배출량과 연료 효율성은 인상적이지 못하다. 재규어가 가능한 한 빨리 독자적인 엔진을 만들려는 까닭이기도 하다. 
 

XE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자 잔잔한 공회전에 들어갔다. 낡은 엔진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출발은 거침없었고, 초기 기어변환은 매끈하고 정확했다. ZF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대체적으로 XE는 느긋하게 돌아다니기에는 그만이다. 이따금 높은 기어에서 경제성을 위해 변속기 소프트웨어가 멈칫거렸지만 터보 가솔린 엔진의 토크 전달은 어렵지 않다. 최대토크 28.4kg·m는 1,759rpm부터 폭발하고, 대다수 디젤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 

XE는 제대로 빠르다. 밀부르크 서킷의 1600m 직선코스에서 0→시속 97km 가속에 걸린 시간은 7.6초. 아우디 A4 2.0 TFSI나 BMW 320i보다 10분의 몇 초가 느리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가 없다. 결론적으로 현대의 교통상황에서 주요 라이벌의 페이스를 따라가기에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따라서 품위 있게 추월을 할 수 있다. 그리고 7,000rpm 레드라인에서는 활기찬 사운드가 매끈하게 흘러나론다. 하지만 최고출력은 5,500rpm에서 이미 터져 나오기 때문에 7,000rpm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 
 

Ride & Handling (5/5) 
XE의 조절장치 무게와 반응은 우리 시승팀의 기대와 딱 들어맞았다. 이 차는 동급 중 가장 운전하기 즐거운 차가 분명했다. 어떤 차든 개발 작업을 진행한 도로에서 가장 잘 구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페인에서 처음 XE를 시승에했음에도 동급 최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시승차에는 19인치 휠을 추가했으나 R-스포트의 승차감을 해치지는 않았다. 운전모드가 노멀(Normal)이건 다이내믹(Dynamic)이건 절묘하게 조율되어 결코 덜컥거리지 않았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댐퍼를 다지고 스티어링 비중을 조절했다. 어떤 차들은 세팅 간의 차이가 너무 커 당황스럽지만, 재규어는 절묘한 차이를 만들어 냈다. 어느 모드를 선택하든 XE는 느긋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역동적인 성능은 기술진의 공적이고, XE의 하드웨어가 그를 뒷받침한다. 바로 인티그럴 리어 링크가 그것 중 하나. 재규어는 무게와 비용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우월한 성능을 가지려 했다. 또한, 앞으로 나올 XF에도 사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장기적으로 두 모델에 똑같은 세팅을 사용하면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 앞 서스펜션은 더블위시본을 사용해 XE의 스펙은 최고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기술진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Buying & Owning (4/5) 
XE가 법인 구매 담당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3만 파운드(약 5천274만원) 이하 모델로 320d 및 C220과 맞서야 했다. 바로 저출력 디젤 엔진의 엔트리급 SE 버전이 그런 모델이다. CO₂ 배출량은 100g/km를 밑돌고, 복합연비 31.9km/L에 0→시속 100km 가속 시간 8.4초, 서비스 간격은 36,000km, 기본형 17인치 휠과 8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이상적인 모델이다. 

중간 라인업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우리가 시승한 R-스포트는 엔트리급보다 수준을 높여 프레스티지와 포트폴리오 트림을 갖췄다. 등급이 다른 호사스런 가죽 내장을 갖췄다. 재규어는 330d가 자랑하는 막강 디젤 파워에 맞설 즉각적인 해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2.0D 인제니움 엔진의 43.7kg·m에 달하는 토크가 대항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휘발유 엔진에서는 XE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320i 또는 328i(둘 다 2.0L 4기통 엔진)의 복합연비를 따르지 못한 것은 아쉽다. 
 

Multimedia System 
8.0인치 터치스크린 주위를 8개 버튼이 에워싸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부가기능을 스크린에 띄우지는 않는다. 주차 센서와 주차 보조 버튼도 들어 있다. 스크린의 홈페이지에는 4개 옵션이 있다.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엔터테인먼트와 전화. 각기 아이콘이 붙어 있어 편리하다. 아울러 각 기능의 현황이 나온다. 각 기능의 명칭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음악이 나오고, 온도가 얼마인지 알려준다. 오디어의 품질도 뛰어나다. 

차내 블루투스에 전화를 연결하면 음질이 좋은 오디오를 들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지시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손가락으로 지도를 쓸며 바라는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신형 볼보 XC90 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스크린 해상도와 컬러 및 그래픽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BMW 아이드라이브(iDrive) 시스템에는 미치지 못했다. 
 

JAGUAR XE : AUTOCAR VERDICT (4.5/5) 
XE는 정곡을 찔렀다. 독일 최고의 라이벌들과 정면대결에 나섰다 

지난 3년간 어느 중역형 차를 사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물었다면 대답은 오직 하나, BMW 3시리즈였다. 하지만 이제 재규어가 BMW만큼 좋은 차를 내놓았다. 대체로 운전성능에서 더 뛰어나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실히 XE는 이 차급의 주역들을 넘어섰다. 그리고 렉서스, 인피니티와 그 밖의 브랜드는 불가능한 경지에 도달했다.

재규어는 독일 럭셔리 빅3의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적잖은 고객을 사로잡을 실내 감각과 역동적 능력에 한층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성공했다. XE에 합당한 매력 있는 엔진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지만, 능력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TESTERS’ NOTES 

닉 캐킷 (NIC CACKETT) 
드라이빙 모드가 ‘다이내믹’으로 들어가자 다이얼이 레드라인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오래 머물 만큼 매력적은 아니었다. 

맷 프라이어 (MATT PRIOR) 
USB와 부속 소킷은 중앙 팔걸이 밑으로 숨었다. 따라서 차를 나올 때도 케이블과 장치를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Spec Advice 
내비게이션, 크루즈 컨트롤, 2구역 공조장치, DAB 튜너, 블루투스, 후방 주차 센서는 라인업 전체에 기본장비로 들어왔다. 따라서 트림 수준을 끌어올리는 작업은 스타일과 실내의 호화스러움이 중심을 이뤘다. 따라서 메리디언 스테레오(약 88만원) 시스템과 열선 스티어링(약 32만원)도 눈길을 끈다. 

JOBS FOR THE FACELIFT 
● 뒷좌석 다리 공간을 좀 더 키워라 
● 가솔린 엔진의 CO₂ 배출량을 줄이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