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테스트 - 기아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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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테스트 - 기아 모닝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0.28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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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새 슈퍼미니는 스타들이 즐비한 동급 시장에서 빛날 수 있을까?

모델 1.0 ‘1’
가격 £7995(약 1천380만원)최고출력 69마력최대토크 9.7kg·m
0 → 시속 97km 13.8초연비 13.5km/LCO2 배출량 99g/km
시속 113km → 0 감속 53.6m스키드패드 0.87g

WE LIKE ● 실내 공간과 품질 ● 개성 있는 엔진 ● 품질 좋은 승차감
WE DON’T LIKE ● 기본형에는 에어컨 없음 ● 모호한 조향 반응 ● 너무 예민한 브레이크

이번 질문은 기아가 좋은 시티카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매번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갈수록 더 성숙해지고 있는 이 시장에 기아가 뭐든 새로운 것을 제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8천 파운드(약 1천380만원)짜리 차에서 이윤을 얻어내는 과제를 풀어가면서도 말이다.

기아 피칸토(국내명 모닝)가 직면한 가장 큰 골칫거리는 쌍둥이인 현대 i10이다. 이들은 섀시에서부터 두 가지 엔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요 부품을 공유한다. 엔진은 1.0L 3기통과 1.2L 4기통. 테스트한 피칸토는 가장 저렴한 7천995파운드(약 1천380만원)의 1.0L ‘1’모델이다. 이상하게도 현대에서는 이 엔진이 1.2L보다 비싼 9천195파운드(1천580만원)짜리 i10 블루에 탑재된다. 반면 1.2L 엔진의 i10 클래식은 8천195 파운드(1천410만원)로, 1.2L 피칸토의 가장 싼 사양보다 2천 파운드(약 340만원) 저렴하다.

즉, 이들의 제품 범위와 판매되는 방법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더 낮고 또렷하게 생긴 피칸토는 이 차들이 서로 다른 구매자들에게 어필할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아는 이 시장에 신선한 뭔가를 제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기본형 피칸토는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괜찮을까?

DESIGN & ENGINEERING
기아는 피칸토에서 성숙한 새 감각과 멋진 용모를 강화했다고 한다. 특히,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광고문은 종종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피칸토의 구형과 신형을 나란히 세우고 비교해보면 여기에 대해서는 부인하기 어렵다. 적극적인 앞부분과 예리하게 올라간 중간 옆선을 가진 새 모델은 그저 기아 차의 역대 시티카 중 가장 잘난 데 그치지 않는다. 지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A섹터 차들 중 가장 스타일리시한 모델에 속하는 것이다. 물론, 많은 것을 공유한 현대 i10보다도 더하다.

그럼 이 한 쌍이 공유한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자세한 내용은 페이지를 넘겨 확인하시라.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처럼 작고 값싼 차가 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긴밀한 공유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드웨어는 예상대로 대부분 평범하다. 스틸 모노코크이고, 앞, 뒤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했다. 서스펜션은 이전 세대 피칸토의 것을 개량해 안정감을 높이고 더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토록 했다. 앞의 맥퍼슨 스트럿은 캐스터 앵글이 커졌고 뒤의 토션빔은 단단해졌다. 대신 스프링은 앞 12%, 뒤 29%가 부드러워졌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60mm가 길어졌는데, 부분적으로는 충돌 성능 향상을 위한 것이고, 부분적으로는 실내공간 확장을 위한 것이다. 휠베이스는 15mm 증가했다. 3.6m의 길이는 5도어 시티카의 평균수준이다. 3도어 피칸토도 개발 중인데, 비용 문제 때문에 동급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차체 스타일을 두 가지로 개발하는 것은 한 가지만 개발하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든다. 어쨌든 3도어 버전은 9월 말경 영국시장에 나온다.

INTERIOR
피칸토의 실내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운전대의 은색 하이라이트이다. 커다랗게 벌린 입 모양은 기아 디자인의 특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두 번째로, 특히 구형 피칸토에 친숙한 이라면 재질과 조립품질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물론 원가절감이 이루어진 부분은 사실상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재질 선택은 적어도 동급에서 뒤지지 않는다. 부드러운 느낌의 플라스틱이 드물지만 어설픈 마감에 실망할 일도 분명 없다. 스위치들은 가볍지만 확실하고, 주요 조작부도 마찬가지이다. 인체공학적으로도 흠이 없다. 동급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스위치는 많지 않지만, 이들은 적절히 배치됐고 합당하게 조작된다.

공간은 꽤 넓은 느낌이다. 피칸토는 i10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높은 운전 위치를 갖고 있다. 소파 말고 식당의자를 생각해보자. 이런 구성은 좋은 시야에 더불어, 주어진 실내 길이에 비해 (높이는 i10보다 낮지만)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평균 키의 성인 두 명은 뒷좌석에 앉을 수 있다. 현대적인 3.6m짜리 차에서는 공간이 남아돌리 없다. 하지만 푸조 107이나 그 형제차들보다는 짧은 여행이나 단거리 이동이 쾌적하다. 뒷좌석에 드나들기도 107보다 쉽다. 어린 자녀를 태울 요량이면 기억해둬야 할 부분이다. 트렁크도 쓸만한 사이즈와 형상을 갖췄다. 분할 접이가 가능한 뒷좌석을 그냥 세운 상태에서도 200L의 꽤 큰 용량을 제공한다.

PERFORMANCE
작은 휘발유 엔진에서 마지막 한 움큼의 잠재력을 쥐어짜는 것은 나름의 스릴이 있다. 이 1.0L 3기통은 그 점에서 현존하는 최고 중 하나이다. 흥미로운, 귀를 자극하는 소리와 흔쾌한 회전이 몰아붙이기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이 차의 오너들은 대개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을 것이니, 940kg짜리 피칸토를 잘 끌어주는 엔진의 다른 장점이라 해두자. 이 엔진의 주된 힘은 낮은 영역에서 좋은 반응을 제공해 시속 80km 범위까지는 즉각적인 가속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평균적인 가속을 하기에 많은 다그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69마력의 출력보다는, 3,500rpm에서 겨우 9.7kg·m인 최대토크를 탓해야 한다. 고속도로 이동 때는 약간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4기통 1.2L는 고속에서 더 낫지만, 피칸토와 같은 차에서는 더 저렴한 3기통 버전의 고속도로 호흡곤란 증상이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 그보다 아쉬운 것은 사실 브레이크다. 실제 제동력은 괜찮지만, 초기 페달 반응이 너무 민감하다. 친숙해진 후에도 시내에서는 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살살 밟으려 노력해야 한다. 만족도 높은 도심 소형차의 중요 요소 중 하나가 잘 조율되고 쉽게 조절되는 브레이크임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연비도 불만스럽다. 

연비는 겨우 13.5km/L로, 23.8km/L로 제시된 공인연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 시승 코스(상당 거리의 와인딩 로드와 시내, 고속도로를 포함한다)가 대체로 공인 연비에 미달시키는 것은 인정하지만, 투어링에서도 19.9km/L의 연비를 얻은 것을 보면, 피칸토의 실제 연비는 제시된 것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보통 운전으로 1,600km 이상을 주행한 후에도 연비는 12~14km/L였다. 그래도, 건전한(그리고 세금을 피할 수 있는) 99g/km의 CO₂배출량을 가진 피칸토의 잘 조합된 엔진과 견고한 변속기는 매일 같이 마주할 복잡한 도심을 가볍게 통과할 것이다.

RIDE & HANDLING

실내 말고, 피칸토가 새로운 기준을 세운 영역 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더 미묘한 부분이긴 하지만, 기본으로 14인치 휠을 끼운 피칸토는 동급의 어떤 차보다도 우수한 2차 승차감을 제공한다. 차체 제어는 다른 시티카들보다 낫지 않고, 좌우 쏠림과 고속 피치가 상당하지만, 시내에서의 요철 흡수는 정말 특출나다. 특히 피칸토는 낡은 아스팔트의 작은 결함들을 잘 흡수하고, 실내에는 아주 작은 충격음이나 진동만을 전달한다.

사양이 더 좋은 ‘2’모델에서 15인치 휠을 경험해보니, 이러한 승차감에는 더 작은 14인치 휠이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었다. 일부 사양을 포기하고 기본형을 선택할 또 다른 이유다. 고속에서의 승차감은 느슨한 차체 제어로 인해 좀 더 불안정하지만, 그립 수준과 전체적인 정밀함 및 유연함이 좋다. 즉, 이전에 칭찬했던 i10처럼 잘 만들어진 섀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간 입증된 기아의 능력에 비추어, 조향은 불만스럽다. 시내 주행 속도에서 적당히 가볍고 사용자 친화적인 조향 장치라고 해서 조향감을 포기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피칸토는 밑바탕의 시장 지위에 관계없이 갖췄어야 할 무게감과 피드백을 지나치게 양보했다. 직진을 벗어날 때는 사실상 아무런 감각이 없다. 그리고 3.5턴의 록투록은 시티카임을 감안해도 예상 이상의 조향 조작을 요하곤 한다. 아쉽다. 왜냐하면 저렴한 일상 이동수단이라는 핵심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한편으로 즐거운 차가 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부족했고, 그 결과 달콤한 핸들링의 i10만한 운전 재미를 주지 못한다.

BUYING & OWNING
개인 구매 시 7천995파운드(약 1천380만원), 법인 세금은 월간 13파운드(약2만원 : 20% 비율)에 불과하니, 유지비는 확실히 저렴하다. 도로세와 혼잡통행료도 면제다. 유일한 불만은 제시된 연비와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 그리고 i10에는 있는 에어컨이 기본사양에 빠졌다는 것이다. 반면 7년 보증과 대다수의 호감, 내구성(적어도 다른 기아 차들로 판단한다면)을 보자면 피칸토는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소유 경험을 기대케 한다.

Kia Picanto
동급 최고에 도전하는 성숙해지고 호감 가는 시티카

그럼 피칸토는 뭔가 변화를 가져왔을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부드러운 미진처럼 지진 같은 변화는 아니지만, 기아는 피칸토를 통해 경쟁 모델들이 대적하지 못할 수준의 성숙함을 이뤄냈다. 사실 이것은 이급에서 제공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향상일 수 있다. 이전까지 8천 파운드(약 1천380만원)짜리 차가 제공했던 것보다 넓은 영역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차들이 시장에 가득 찼음을 감안하면 말이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피칸토가 동급 선두를 달리지 못하게 막는 것은 현대 i10의 존재이다. 이 차는 같은 가격으로 더 많은 장비와 힘 있는 4기통 엔진을 제공하는데, 실생활에서는 경제적 손실이 없으면서도 운전은 더 재미있다. 피칸토에게는 나름의 단점이 있지만, 동급 선두를 노리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기아의 위상을 보여준다.

Tester's Note
맷 프라이어(MATT PRIOR)
운전석 시트를 조절할 때 방석뿐 아니라 전체가 움직여 좋았다.

비키 패럿(VICKY PARROTT)
트랙션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ESP가 완전히 꺼진다.

맷 샌더스(MATT SAUNDERS)
연료게이지는 위쪽 끝에 오래 머물러 기대를 갖게 하지만 이후에는 급속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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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e 2013-05-10 13:31:26
캬~ 모닝 평가도 좋지만 현대 i10이 낫단 말이군요. 우리나라엔 안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