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재미있는 로드스터, 마쓰다 M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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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재미있는 로드스터, 마쓰다 MX-5
  • 마크 티쇼 (Mark Tisshaw)
  • 승인 2015.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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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마쓰다 MX-5는 가볍고, 작고, 재미있는 로드스터로서 자신의 뿌리를 되살렸다. 확인을 위해 글래스고에서 런던까지 달려 보았다

신형 마쓰다 MX-5는 수치상으로 보면 뒷바퀴굴림 스포츠카의 전통적 공식을 잇는 모델이다. 무게는 1,122kg이고, 길이는 25년 역사 속의 모든 모델 중 가장 짧다.

마쓰다의 디자이너, 설계자, 경영자들은 지난 몇 년동안 다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순수함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애를 태웠다. 그리고 지난번 해외 시승에 이어, 드디어 우리에게 오른쪽 운전석 모델 한 대의 키가 주어졌다. 이번에는 글래스고(Glasgow) 공항의 주차 빌딩 옥상에서 차를 받아 런던으로 몰고 가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런 일은 서둘러 시작할수록 좋다.
 

주차장 입구의 문이 열렸을 때, 평범한 디젤 승용차가 가득 채우고 있는 공간에 놓인 밝은 빨간색 MX-5는 금세 눈에 띄였다. MX-5는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훨씬 더 나아 보인다. 매력적인 비례와 단순한 곡선은 이 차를 원래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싸 보이게 만든다. 지난 20년 동안 이보다 더 멋진 모습의 일본차가 있었던가?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기자 루크의 촬영장비와 우리가 가져간 짐은 130L 크기의 트렁크에 가까스로 들어갔다. 구형의 트렁크보다 20L 작은 공간이지만 쓰임새는 더 낫다. 차체 앞쪽의 휠 위를 흐르는 곡선은 앞바퀴의 위치를 뚜렷하게 알려주는 목적에 충실하다. 그리고 그 곡선은 실내로 이어져 차체 패널이 실내로 이어지는 느낌을 자아낸다. 멋진 감각이다.
 

마쓰다는 신형 MX-5에 130마력의 1.5L 엔진과 오늘 우리가 시승하는 158마력의 2.0L 엔진, 두 가지의 자연흡기 4기통 엔진을 마련해 놓았다. 앞서 해외에서 시승했을 때 우리는 1.5L 모델의 순수함과 부족함 없는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2.0L 모델은 힘이 넘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마쓰다는 MX-5에서 절대 강력한 출력을 추구한 적이 없다. 대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의 출력을 내면서, 현실적으로 훌륭한 연비를 얻기에 알맞은 정도의 배기량을 지녔다. 차에 가장 알맞은 크기의 엔진을 쓰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운전자가 차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차를 운전하기 시작한 처음 몇 초가 중요하다고 한다. 처음 클러치를 밟을 때의 감각, 기어 레버의 움직임,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 마쓰다는 그런 이론을 충실히 반영했다. 신형 MX-5는 첫 50m의 주행 감각이 이후의 모든 경험을 좋게 만들 정도로 훌륭하다. 오늘은 분명 기분 좋은 날이 될 것이다.

시내에서 저속으로 달릴 때에는 노면을 잘 따른다. 그리고 거친 도로와 포장 상태에 자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약간 떨리는 룸 미러는 지붕이 차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지만, MX-5가 컨버터블의 차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에 있어 좋은 사례임에는 틀림없다.
 

시내를 통과하며 달리는 동안에는 조작장치들의 무게감이 빛을 낸다. 페달은 위치와 무게감이 완벽하다. 짧게 움직이는 6단 수동변속기 레버는 조작이 재미있다. 옛날 느낌이 제대로 나는 주차 브레이크의 모습과 느낌조차도 만족스럽다.

시야에서는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지붕을 벗겼을 때의 시야는 당연히 좋지만, 지붕을 씌운 MX-5는 천성적으로 작은 실내를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외부 시야가 좋다. 지붕을 벗기고 씌우는 일은 손으로 쉽게 할 수 있다(한 손이면 충분하다).
 

실내에서는 (영리한 눈속임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만) 디자인과 품질이 이전보다 훨씬 개선되었다. 답답하기보단 아늑한 느낌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조절장치를 다룰 때에는 좁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부 버튼이 운전자가 조절하기 어색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키가 큰 운전자라면 머리가 지붕에 닿는 느낌(지붕을 벗기는 것이 최선이다)이 들거나 스티어링 휠의 조절 범위가 좁아서 위치를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붕을 벗긴 채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맞춰 달릴 때의 MX-5는 최악의 소음으로부터 우리를 차단시켰다. 루크와 나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목소리를 키워야 했지만 소리를 지를 정도는 아니었다. 지붕을 씌우면 필러 주변에서 바람소리가 나고, 타이어는 제법 시끄러우며, 엔진은 3,000rpm 부근에서 또렷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이중 어떤 것도 '일생생활에 매일 쓰기에 괜찮은 차'라는 평가를 망설이게 하진 않았다. 어쨌든 이 차는 스포츠카이기 때문이다.
 

흠뻑 젖은 뉴캐슬, 선더랜드(Sunderland), 미들즈브로(Middlesbrough)의 간선도로를 더 달린 뒤, 우리는 노스 요크셔 무어즈에 이르렀다. 이제 신형 MX-5는 스포츠카의 자질을 입증할 기회를 잡았다. 시승차는 차동제한 디퍼렌셜, 스트럿바, 빌슈타인(Bilstein) 쇼크 업소버가 포함된 최상위 '스포트(Sport)'모델이었다.

우리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은 길을 선택했다. 굽이치는 언덕, 울퉁불퉁한 표면, 빠르게 이어지는 연속 커브가 이 지역을 지나며 겪어야 할 것들이었고, 이른 오후의 태양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놀랄 만한 모습이었다.

성능을 완전히 뽑아내기 위해 확실하게 차를 몰아붙인 길에서 신형 MX-5의 세로배치 엔진은 기꺼이 능력을 발휘했다. 이 엔진이 지닌 능력을 가장 잘 풀어내려면 회전수를 높여야 한다. 최근의 휘발유 터보 엔진과 달리, 낮은 회전영역에서의 토크보다는 높은 회전영역에서의 출력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엔진의 힘은 더도 말고 딱 필요한 만큼의 나온다. 다만 좋은 배기음 덕분에 최소한 실제보다는 더 빨리 달리고 있다고 두뇌가 착각하도록 만든다. 진입 속도를 알맞게 잡으면 차는 코너를 지나 빠져나가는 동안 충분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다만 폭발적인 힘을 느낄 수는 없기 때문에(어쨌든 이 차는 MX-5니까) 코너를 제대로 빠르게 달려 나가려면 기어 선택에 있어 많은 노력과 실험이 필요하다.

노면에 요철이 이어지는 복잡한 고속 코너는 MX-5가 아주 알맞게 가볍다는 것을 보여준다. 섀시는 돌처럼 단단하게 조율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매력적이고 능숙한 쪽에 가깝다. 코너 중간에 파인 곳을 만났을 때는 섀시가 약간 흔들리지만, 차가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거나 운전자가 멈칫하게 만드는 일은 전혀 없다.

더 급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만나면 스티어링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전동 파워 스티어링이기는 해도 놀랄 필요는 없다. 무게와 감각이 뛰어난 MX-5는 전동 스티어링도 ‘순수한’ 주행 감각을 전달할 수 있음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예다.
 

스티어링은 MX-5를 내던져지기보다 방향을 찾아 들어가려고 하는 날카로운 차로 만든다. 차를 미끄러뜨려 드리프트하게 만들 수 있고, 액셀러레이터로 움직임을 조절하는데 따라 드리프트 정도도 조절된다. 그러나 토요타 86보다는 훨씬 더 접지력이 높고, 따라서 차체를 미끄러뜨릴 때는 조금 더 단호해야 한다. 차를 더욱 만족스럽게 운전하려면 커브를 향해 차를 집어 던지기보다 커브를 휘어진 그대로 달리면서 정확한 스티어링 감각과 정확한 핸들링을 즐겨야 한다.

MX-5의 무게 배분이 제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런 길 위에서다. 소재를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써 신형 MX-5의 무게 배분은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핵심 구조와 앞뒤 차체에 알루미늄을 사용함으로써 무게를 많이 차지하는 부분을 차체 가운데로 집중시켰다. 그 결과 코너 가운데를 지날 때나 강하게 제동할 때에도 곤란하지 않다.
 

신형 MX-5의 역동적 주행 특성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끊임없이 쓰는 단어는 ‘매력 있다’는 것이다. 런던을 향해 M1 고속도로를 남하하면서, 우리가 이 차의 특징을 요약하려고 할 때마다 그 단어가 줄곧 떠올랐다. 바라보기에도, 몰기에도, 타고 있기에도 매력적인 차다. 무엇보다도, 함께 생활하기가 매력적인 차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 빠른 스포츠카가 많고 이보다 훨씬 더 주행감각이 날카로운 차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차들의 대부분은 더 극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상에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신형 MX-5의 바탕에 이끌려 이 차를 산다면, 뿌리로 돌아가기 위해 마쓰다가 이룬 일들에 빠져들 것이다. 이 차는 활기차고 건강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사랑하는 차가 바로 이런 차다. 

글 · 마크 티쇼 (Mark Tisshaw) 
사진 · 루크 레이시 (Luc La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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