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막내, 엑센트 위트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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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막내, 엑센트 위트 디젤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5.08.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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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당찬 엑센트는 액티브한 현대차의 이미지를 받침한다

엑센트는 현대차 라인업의 막내다. 즉 현대차 중에서 고를 수 있는 가장 작은 차다. 하지만 크기로만 바라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차다. 상위 모델에도 쉽게 더하지 못한 1.6L 디젤 엔진과 DCT의 조합을 갖췄기 때문. 앞으로 현대차 준중형 모델까지 더해질 새로운 구동계를 가장 먼저 담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기존 모델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들을 위한 차답게, 합리적인 패키지가 돋보였던 모델이다. 하지만 강력한 한 방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 2015년식으로 거듭나며 강력한 무기를 더했다는 생각이다. 유로 6 규제에 맞춘 직렬 4기통 1.6L 디젤 엔진과 현대차가 직접 개발한 자동 7단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린 모델을 더했기 때문. 상위 모델인 아반떼 디젤이 1.6L 디젤 엔진에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리는 것과 비교하자면, 엑센트 디젤이 더 연비 좋은 뛰어난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디젤 엔진의 성능 또한 강해졌다. 최고출력은 136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0.6kg·m로 늘었다.
 

엑센트 라인업은 크게 두 가지 디자인으로 나뉜다. 세단인 엑센트와 해치백인 엑센트 위트다. 두 모델 모두 젊은이들을 위한 디자인을 갖췄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젊은 감각 자랑하는 해치백에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시승차인 엑센트 위트를 보니, 첫인상은 역시 젊은이들의 차란 생각이 든다. ‘다즐 블루’라는 이름 붙인 선명한 푸른색이 마음에 든다. 엑센트에는 무채색보다는 선명하고 화려한 색깔이 더 잘 어울린다. 기존에 등장했던 1세대 모델 또한 그랬다. 검은색, 흰색, 은색으로 가득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파스텔 톤 색깔을 입고 등장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산뜻한 색깔과 곡선 위주의 귀여운 디자인이 젊은 마음을 끌었다. 
 

1세대 엑센트가 등장한 지 20년이 넘게 지났다. 허나 지금도 여전히 엑센트는 조금 귀여운 맛이 있다. 복잡한 선을 휘둘러 긋는 요즘 디자인 경향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현대 특유의 디자인 언어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적용했지만, 그 수위가 낮기 때문. 단순함을 살려 매끈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이 차급에서는 더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금형 난이도의 문제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차체의 크기는 차의 비례나 구성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 
 

물론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감각은 곳곳에 남아 있다. 그릴을 감싸며 범퍼로 이어지는 육각형 라인, 차체 옆면을 사선으로 타고 오르는 캐릭터 라인 등의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띈다. 작은 차체에는 해치백 디자인이 조금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조금 더 옹골찬 느낌을 주기 때문. 다만 테일 램프 디자인은 단정하게 처리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범선의 돛처럼 치켜세운 모습인데,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다듬은 모습과는 따로 노는 느낌을 준다. 
 

실내 구성은 어디까지나 간결함을 중시하는 소형차 그대로다. 대시보드에 굴곡을 줬지만 약간은 심심한 모양새. 위로 솟은 센터 페시아 구성도 간단한데, 7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에어컨 조작부를 뒀다. 그 아래는 수납공간으로 쓴다.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넣고 다니기에는 충분할 정도다.
 

운전석 시트의 착좌감은 보통 수준. 다만 스티어링 휠 조정 시 텔레스코픽 기능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다양한 체구의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란 생각이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운전석에서 아쉬울 부분은 별로 없다. 좋은 부분이라면 시야 확보가 상당히 편했다는 점. 뒷좌석 공간은 적당한 수준으로 2,570mm의 휠베이스 안에서 최대한 넓은 공간을 구현하려고 한 점이 보인다. 
 

최대한 넓은 공간을 만들고, 적당한 품질로 꾸민다는 것. 이는 현대차가 갖고 있는 큰 장점 중 하나. 단순한 쓰임새를 중시해야 하는 소형차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가격차는 꽤 나지만 폭스바겐 폴로와 비교한다면 실내와 옵션에선 분명 앞선다. 일단 오토에어컨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다. 시승차에는 없지만 시트를 포함한 실내에 하얀색 포인트를 더해주는 화이트 패키지 또한 고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재질. 폴로의 플라스틱 질감이 합리적인 측면으로 기울었다면, 엑센트의 플라스틱은 합리성과 보여주기 사이에서 고민한 쪽이다. 
 

시동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유로 6에 맞춰 다시 다듬은 직렬 4기통 1.6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을 4,000rpm에서, 최대토크 30.6kg·m을 1,750~2,500rpm에서 낸다. 기존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 8마력, 최대토크 4.1kg·m이 올랐고, 발생 시점도 낮췄다. 출발은 경쾌하다. 가다서다 반복할 때 DCT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반발력이 없다. 꽉 맞물리는 변속기의 특성상, 1단에서 엔진회전수가 줄어들 때 걸리는 부하가 있기 마련. 이를 막기 위해 현대는 빠르게 2단으로 변속하는 방법을 썼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 느긋하게 달렸다. 변속시점은 약 1,500rpm. 수동모드로 바꿔 이르게 변속하면 시속 70km 조금 넘겨 7단을 맞물릴 수 있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는 약 1,800rpm 정도이며, 속도를 높여도 회전수의 상승은 크지 않다. 시속 120km에서 엔진회전수는 약 2,000rpm. 최대토크 구간에서 여유롭게 순항하기에 좋다. 고속도로에서 80km 구간을 시속 100~110km 정도로 순항한 결과 트립컴퓨터 연비는 21km를 넘어섰다. 평범한 일상의 사용으로는 충분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다. 
 

몰아붙이면 연비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충분히 감당되는 범위다. 탄력적인 가속이 마음에 든다. 힘을 내는 구간이 넓은데다, 항속을 위한 7단 기어를 제외한 나머지 기어들은 폭을 좁혀 엔진의 힘을 알뜰하게 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전수를 크게 올리지 않아도 가속이 수월한 이유다. 그래도 토크밴드에 맞춰 달릴 때 더 재미를 북돋는다. 마치 무게를 붙여 돌아가는 회전추가 엔진룸에 들어 있는 느낌이다. 본격적인 핫 해치만큼은 아니더라도, 재미를 안겨주기에는 충분하다. 변속기의 궁합 또한 뛰어나다. 변속 속도는 평균 정도.
 

스티어링의 반응은 자연스럽고, 신축성 좋은 서스펜션과의 궁합이 좋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유럽형 소형 해치백에 가까운 느낌. 움직이는 범위가 넓고, 무게를 실었을 때 눌리는 폭 또한 크다. 적극적으로 차체의 움직임을 다루며 달리기 좋다. 노면의 충격을 받아내는 과정 또한 자연스럽다. 굽이지는 길을 달릴 때 기울임은 살짝 큰 편이지만, 믿고 달리기에는 충분하다.

아쉬운 부분은 브레이크. 디젤의 넘치는 토크를 뒷받침하기에는 제동력이 균일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브레이크 초반 답력이 강하고, 제동력을 빨리 끌어내는 것은 현대차의 특징이다. 조금만 밟아도 제동력이 크다는 느낌을 주지만 부드럽게 다루기는 어렵다. 이를 보완하고 주행감각을 조금 더 다듬는다면 좋겠다. 
 

그럼에도 엑센트 디젤의 주행성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경쟁 모델을 넘어서는 재미와 효율이 엑센트 디젤의 가장 큰 무기라는 생각이다. 직접적인 경쟁 모델은 쉐보레 아베오, 넓게 보면 르노삼성 QM3이 있다. 뛰어난 연비에 호쾌한 달리기를 더한 결과, 한층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136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직렬 4기통 1.6L 엔진에 자동 7단 DCT를 맞물렸는데도 공차중량이 1,230kg에 불과하기에, 발걸음이 아주 가볍다. 그만큼 경쟁 모델 보다 즐거운 운전의 재미를 안겨준다. 얕잡아보다간 큰 코 다칠지도 모른다. 현대차의 당찬 막내로써 액티브한 이미지를 가장 낮은 위치에서 받치고 있다. 
 

엑센트가 첫선을 보인 지 21년이 됐다. 강산은 두 번 바뀌었고, 엑센트는 이름을 바꿨다 다시 돌아왔다. 그럼에도 엑센트가 여전히 지키고 있는 특성이 있다. 바로 가볍게 탈 수 있는 소형차라는 덕목이다. 물론 시승차인 엑센트 위트 디젤의 가격은 7단 DCT를 더하며 다소 올랐지만, DCT 덕분에 얻은 18.3km/L의 연비와 즐거운 운전 성능을 감안하면 가치는 충분하다. 경제성과 성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 현대차의 7단 DCT 

현대차의 DCT는 최근 유럽의 트렌드를 의식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폭스바겐의 DSG를 의식하고 있다. 현대차의 발표 자료에서도 폭스바겐이 줄곧 비교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둘의 방식은 꽤 차이가 있다. 구동 방식과 개발 중점 사항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DCT를 전기모터 방식으로 구동한다. 개발 중점 사항의 1순위는 연비. 2순위를 부드러운 변속감으로 꼽았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를 타다 DCT를 타는 이들을 위해서다. 이는 국내시장과 북미시장을 고려한 것. 

현대차의 DCT는 건식인데, 이는 MT 구조의 단판 더블 클러치 구성이다. 연비가 우수해 중소형급 엔진에 주로 적용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꽤 많은 부분을 자체 개발해야만 했다. DCT제어 로직을 직접 짰고, 가혹 조건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열성 클러치 마찰재를 새로 개발했다. 이중 얻은 핵심 기술이 특허만 해도 145건이나 된다. 앞으로 현대차는 DCT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1.4L 터보, 1.6L 터보, 1.6L 신형 디젤 엔진과 DCT를 맞물릴 예정이며, 자동변속기 또한 계속 단수를 늘릴 전망이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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