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F1 스타, 마크 웨버가 말하는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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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F1 스타, 마크 웨버가 말하는 포르쉐
  • 제시 크로스 (Jesse Crosse)
  • 승인 2015.07.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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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크로스가 호주 출신의 전직 F1 스타, 마크 웨버에게 자신의 오래된 911 터보의 운전대를 맡겼다

사진 촬영을 위해 내 오래된 포르쉐 911 터보의 리어 스포일러에 기대어 있던 마크 웨버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했다. 그는 “이 패널을 떼어내면 이 부분을 다시 칠할 수 있다”며 스포일러 밑의 낡은 차체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호주 출신의 전직 F1 스타, 마크 웨버는 포르쉐 LMP1 드라이버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그는 차의 세부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일상용으로 911 터보 S를 타고 있고, 356도 가지고 있다. 그의 356은 현재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쉐 박물관에 있다. 웨버는 잡지 촬영을 위해 실버스톤에 왔고, 포르쉐 측은 나의930 터보를 가져와달라고 요청했다. 

웨버의 레이스카인 919 하이브리드는 새로운 운전 기술을 요하는 매우 진보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고전적인 기계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웨버는 포뮬러 포드 1600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그가 어릴 적부터 경험을 쌓으며 익힌 경주차들은 모두 단순한 기계들이었다. 
 

웨버처럼 경험과 기술이 풍부한 사람에게 내 낡은 911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난감했다. 내 911은 복원되지 않았고, 18만km를 넘겼으며, 1단에서 싱크로가 부족하다. 나는 내 보물 같은 포르쉐에 키를 꼽으며 “이 차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와 함께했다”고 말을 꺼냈다.

웨버는 활짝 웃으며 계속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나는 “포뮬러 포드 휴랜드의 변속기에 쿠스쿠스(으깬 밀로 만든 북아프리카 음식)가 가득 찼다고 상상하면 내 차의 상태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장소를 찾으러 길을 나섰다. 

나는 그에게서 순진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웨버는 붙임성이 좋았고, 우리는 구형 911에 어떻게 익숙해졌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웨버가 처음 운전한 911은 그가 18세 때 시드니에서 몰아본 964였다. “클러치가 색다른 느낌이었다. 나에게는 완전히 낯설었다. 당시 포뮬러 포드로 경주에 출전하고 있었는데, 964는 내가 그때까지 몰아본 가장 빠른 일반도로용 자동차였다.” 
 

웨버는 전기로 움직이는 파워트레인이 처음 나왔을 때 솔직히 거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한때 하이브리드에 대해 ‘정말 애석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엔진은 토크 곡선의 영향을 받는다. 시속 240km로 달리다가 더 가속하면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다. 반면,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속도에 상관없이 출력이 급격히 올라간다. 포르티망(포르투갈 파루 주(州)의 도시)에서 919를 처음 운전했을 때 나는 속도를 줄여야만 했다. 너무 빨라서 무언가 잘못된 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돌아와 핸들링 코스에서 신나는 경험을 했다. 나는 남이 내 차를 모는 것을 싫어하지만, 웨버에게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 내 930 터보는 비록 919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일반도로용 자동차 가운데 하나였고, 처음으로 터보차저를 단 911이었다. 
 

930 터보는 굉장히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부스트, 뒤에 자리 잡은 엔진, 운전자 보조장치의 부재로 인해 방심했다간 큰 코 다치는 차라는 평판을 들었고,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난 웨버에게 차가 어떤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스티어링의 직결감은 좋은데, 전동 어시스트가 없으니 오늘날 기준으로는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웨버는 이내 ‘레이서 모드’로 바뀌어 말을 이었다.

“차를 빨리 몰고 싶으면 변속기와 교감하는 방법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빙 포지션은 1960년대 초창기 모델에 비해 많이 바뀌지 않았다. 차에 깊숙이 파묻히는 드라이빙 포지션, 시야, 손목 위치는 변함없이 매우 일정하게 유지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이 차가 가진 박력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오래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힘은 여전히 좋다. 아마 출시 당시에는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본격적인 파워 전개는 3,000rpm을 넘어 시작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막힘없이 회전수가 상승한다. 당대에는 분명 굉장했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그렇다.” 

글 · 제시 크로스 (Jesse Cro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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