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충전하는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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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 충전하는 전기차
  • 제시 크로스 (Jesse Crosse)
  • 승인 2015.07.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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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메이커들은 재래식 엔진의 대안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속 가능하면서도 경제적이고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신기술이 표적이다. 마침 중부 유럽의 작은 나라 리히텐슈타인에 본거를 둔 나노플로셀(Nanoflowcell)이 해법을 발견했다고 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유소에서 충전할 수 있는 불연성+무독성 액체를 채워 달리는 전기차. 이 차는 기존의 휘발유 또는 디젤 차와 맞먹는 주행반경을 자랑한다.

나노플로셀은 첫 콘셉트 카 '콴트 E'를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올해는 '콴트 F'와 그보다 작은 2인승 '콴티노'를 내놨다. 이들 3개 모델은 모두 플로셀배터리가 공급하는 전기를 사용해 모터로 달린다.
 

플로셀 콘셉트 카는 레독스(Redox=환원산화) 플로셀 기술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70년대 초 시험했던 기술이다. 레독스 플로셀은 별개 탱크에 담긴 양전기와 음전기의 두 가지 전해액을 주입하여 전기를 만들어낸다. 플로셀은 박막을 사이에 두고 둘로 갈라진다. 이때 양전기액이 한쪽으로 흐르고, 음전기액이 다른 쪽을 흐른다. 그러면 박막을 통해 이온 교환이 이뤄져 전류가 발생한다.

실제로 플로셀 재충전은 다른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간단하다. 혹은 두 가지 액체를 재충전하면 그만이다. 한데 나노플로셀의 작용은 다르다. 전기를 내보내면 이온액은 증발하고, 저장탱크는 텅 비어 다시 충전할 수 있다. 콴트 콘셉트 카는 주유소에서 재충전한다. 노즐이 2개인 펌프로 양전기와 음전기 탱크에 각기 다른 액체를 주입한다.
 

나노플로셀의 기술총책 겸 발명가 눈치오 라 베키아는 이렇게 말했다. “발전용 이온액은 불연성+무독성이다. 발전과정에 배기도 없고 고압장치가 필요하지도 않다.” 따라서 차에 실린 탱크는 복잡하지 않고,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충전소를 간단히 지을 수 있다.

예전의 플로셀은 단위 용적당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할 수 없었다.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큰 용량이 필요했다. 나노플로셀은 새로운 액체저장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예전 플로셀보다 5배나 많은 에너지를 똑같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라 베키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발작업의 80%는 이온액의 화학성능을 개선하는 데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 20%는 플로셀 설계에 쓰였다.
 

콴트 F는 주행반경이 800km이고 콴티노는 1,000km이다. 따라서 상당량의 발전액을 실어야 한다. 콴트 F는 2개 탱크에 각기 250L씩 500L를 실어 무게가 0.5톤 늘어난다. 한편 콴티노는 무게 350kg의 액체 350L를 실어야 한다. 그에 비해 레인지로버 TDV6은 연료로 디젤 85L를 싣고 무게는 72kg에 불과하다. 휘발유, 디젤, 수소와는 달리 액체연료는 필요하다면 차체 구조 안에 나눠서 저장하기 쉽다. 특히 독성이 없는 나노플로셀 발전액은 차 안에 저장하기 쉽다.

플로셀은 일정한 에너지를 꾸준히 만들어내기는 유리하나 전력의 강약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액셀 조작에 따라 즉시 파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초용량 2,000A에 전력을 들여보낸다.
 

플로셀은 강력하다. 콴트 F는 735V에 92A를 뿜어낸다. 그와는 달리 콴티노는 한층 안전한 저압 시스템을 달았다. 겨우 48V지만 200A를 넘는다. 이로써 4개의 25kw 134마력 전기모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최고시속은 200km를 넘는다. 그에 비해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360V다.

지난해 콴트 E는 정부기관의 도로주행 승인을 받았다. 지금 나노플로셀은 칸트 F 양산에 대비해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외부 디자인은 합격조건에 100%, 내부는 90% 수준에 도달했다.” 라 베키아의 말이다. 저압 시스템을 갖춘 콴티노도 정부 승인에 대비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충돌시험. 내년까지 승인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제네바모터쇼에서 콴트 F는 단연 관심을 끌었다. 슈퍼카 스타일에 출력 1,075마력, 300km를 넘는 최고시속과 제로백 2.8초로 화려하게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아울러 그보다 훨씬 중요한 나노플로셀의 첨단 기술을 갖췄다. 완전 충전 1회의 주행거리가 상당하고, 기존 차량처럼 단시간에 액체연료를 주입한다.

때문에 충전소 설치 또는 개조 작업이 비교적 쉬울 뿐 아니라 연료가 친환경적이다. 이 모델의 약점 중 하나로 중량 변화를 꼽는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웠을 때 무게는 2,300kg에 이른다. 하지만 연료를 다 쓰고 나면 무게는 20% 이상 줄어든다.
 

나노플로셀은 프로토타입 이후의 양산차를 직접 만들 계획은 없고, 전기차 기술을 라이센스 방식으로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라이센스를 받아들인 메이커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라 베키아에 따르면 일부 자동차 메이커 경영진이 관심을 보였다. 전 세계에서 전력회사들이 피크타임 이외의 잔여 전력을 저장하는 데 플로셀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나노플로셀은 철도, 트럭, 선박과 항공우주 분야로 응용분야를 확대할 방안을 찾고 있다.


■ HOW IT WORKS

1.양전기와 음전기 전해질이 각기 다른 탱크에 저장돼 있다 두 전해질이 플로셀에 들어간다
2.이곳에서 박막을 통해 이온 교환이 이뤄져 전기를 발생한다
3.플로셀이 전력을 고성능 축전기에 들여보낸다
4.그러면 축전기가 모터를 돌린다

글 · 제시 크로스 (Jesse Cro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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