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로드스터의 계보, 혼다 비트와 S660
상태바
경차 로드스터의 계보, 혼다 비트와 S660
  • 김동균 에디터
  • 승인 2015.07.08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일본에서 혼다 S660의 인기가 뜨겁다. 24년 전 혼다 비트로부터 시작된 경차 로드스터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요즘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는 혼다 S660. 2015년 생산물량은 모두 예약이 끝났다. 월 800대만 만들기에, 당장 계약을 하더라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작은 일본 경차 규격 테두리 안에서, 재미로 똘똘 뭉친 미드십 로드스터는 젊은이들부터 스포츠카 마니아까지 모두를 아우른다.
 

S660을 보며 드는 생각은, 혼다가 과거의 매력을 되찾고 있다는 것. 그것은 훌륭한 전통의 계승과 발전을 뜻한다. S660이란 이름은 혼다가 최초로 양산한 차, S500의 작명법에서 따왔다. 500cc 엔진을 얹은 S시리즈의 자동차라는 뜻. S660 또한 660cc 엔진을 얹고 선대의 작명법을 따라 전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실 S660의 콘셉트는 선대 모델인 비트의 것을 계승한 것이다.
 

비트는 1991년 5월 출시됐다. 길이 3,295mm, 너비 1,395mm, 높이 1,175mm의 작은 차였다. 휠베이스는 2,280mm. 짧은 차체 안에 2명이 앉을 좌석과 엔진, 열리고 닫히는 지붕을 모두 얹었다. 실내가 좁아지는 부분은 디자인으로 해결했다. 조수석 공간을 살짝 좁혀 운전석 공간을 넓혔다. 스포티한 주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 경차 최초로 네바퀴굴림 디스크 브레이크를 단 것도 눈여겨볼 부분.
 

차를 만드는 과정에 힘들지 않은 부분은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개발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엔진이다. 직렬 3기통 660cc 엔진을 8,100rpm까지 빠듯하게 돌려 최고출력 64마력을 냈다. 터보차저를 달았으면 출력 내기가 한결 쉬웠겠지만 달지 않았다. 대신 연료 분사 매핑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달아 엔진을 가열차게 돌리는 재미를 더했다. 760kg에 불과한 공차중량과 무게 배분 덕분에 출력은 낮아도 달리는 맛이 쏠쏠하다는 평이다.
 

90년대 당시 일본차들은 개성이 충만했다. 경제호황이 자동차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머니가 넉넉하니, 사람들은 특별함을 더해줄 색다른 차를 원했다. 각 메이커마다 색다른 차를 내놓는 경쟁이 치열했다. 경차로 만든 스포츠카만 해도 마쓰다, 혼다, 스즈키의 세 회사가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어두워지는 경제 상황에 따른 경쟁력 상실, 환경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비트는 후속 모델 없이 1996년 단종됐다.
 

비트를 선보인 지 20년째 되는 2011년, 혼다는 도쿄모터쇼에서 EV-스터 콘셉트를 선보였다. 미래지향적인 콘셉트의 디자인은 신선하다 못해 파격적이었다. 비트의 후속 모델로 보이긴 해도, 간격이 너무 컸다. 하지만 혼다는 콘셉트를 계속 갈고닦아 2013년에 S660이라는 이름을 붙여 콘셉트로 내놓았다. 양산이 기정사실화됐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경차의 탈을 쓴 스포츠카에 관심이 쏠렸다. 출시 전까지 수많은 이야기가 돌았다.
 

2015년 4월, 오리지널 비트가 선보인 지 24년 만에, S660이 정식 출시됐다. 여전히 작지만 약간 차체가 커졌다. 길이 3,395mm, 너비 1,475mm, 높이 1,180mm의 크기에 휠베이스는 2,285mm다. 수동 6단 변속기를 얹으면 공차중량은 830kg. 늘어난 크기와 안전 장비에 비해 무게 증가 요소는 최소화했다. 무단변속기(CVT)를 얹으면 공차중량은 850kg다.
 

엔진은 직렬 3기통 658cc 터보 엔진. 7,700rpm을 움직이는 엔진은 경쾌함을 중시한 세팅. 저속부터 빠르게 부스트압을 채워 2,600rpm에서 최대토크 10.6kg·m를 낸다. 윗급의 로드스터인 S2000보다 강성 강한 차체는 코너링 성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운전의 재미를 강조하는 혼다의 철학은 그대로다.
 

국내에서도 S660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경차 콘셉트의 로드스터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주목을 받았다. S660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나뉘는데, 알파 등급은 218만 엔(약 1천981만원), 베타 등급은 198만 엔(약 1천800만원)이다. 생각보다 낮은 가격에 자꾸 욕심이 간다. 하지만 구매하기는 허니버터칩보다 어렵다. 월별 800대만 만드는데다, 인기가 많아 예약도 꽉 차 있다. 혼다코리아에 정식수입을 요구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도 이런 차를 원한다.

글 · 김동균 에디터 (paraguri@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