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카이엔 터보에 맞서는 대항마
상태바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카이엔 터보에 맞서는 대항마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5.07.08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스트 모델: SVR 
● 가격 1억5천512만원 
● 출력 550마력 
● 토크 69.4kg·m 
● 0 → 시속 97km 4.4초 
● 시속 48km →113km 가속 6.4초 
● 연비 7.8km/Lkm/L 
● CO₂ 배출량 298g/km 
● 시속 113km → 0 감속 47.5m 

We Like 
● 넘치는 파워의 V8 ● 감칠맛 나는 핸들링 
● 굳게 지킨 오프로드 성능 ● 매혹적인 실내 


We Don't Like 
● 뒷좌석의 기능 저하 ● 딱딱한 저속 승차감 
● 연료의 과소비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스페셜 비클 오퍼레이션'(SVO)이 만든 첫 번째 모델이다. SVO는 랜드로버 역사상 최강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5.0L V8 슈퍼차저 엔진의 출력은 자그마치 542마력. 아울러 막강한 파워에 어울리는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과거 “이 같은 파워와 덩치의 차를 도대체 왜 만들까?”라는 의문은 이제 꼬리를 감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런 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고객은 아주 많다. 따라서 요즘은 “왜 이런 차를 만들지 않느냐?”로 의문이 바뀌고 있다.

시작은 2010년 BMW가 X5 M을 내놓았을 때였다. BMW는 X5와 X6을 성공시키면서 초기에 사람들이 던진 의문에 멋지게 응수했다. BMW는 2005년 Mk1 스포츠를 출시한 레인지로버를 자그마치 5년이나 앞섰다. 포르쉐도 카이엔 터보 2세대를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랜드로버는 이제야 SVR을 선보였다. 랜드로버가 그동안 시간을 얼마나 철저히 활용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DESIGN AND ENGINEERING
새로운 고성능 모델이 나올 때면, 사람들은 흔히 고성능 모델만의 고유한 장비 숫자로 그 가치를 예단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에는 이 차에 맞춘 초대형 엔진도 없고, 특별히 제작한 하드웨어도 드물다. 따라서 이 특별한 모델을 운전 경험 이외의 기준으로 재단할 위험을 안고 있다.

그 대신 SVO는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아주 실용적인 잣대로 결정했다. 그리고 위험부담을 무릅썼다. 하지만 상당히 재치 있게 기본형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엔지니어링 수준을 강화했다.
 

SVR은 레인지로버 스포츠 V8 슈퍼차저 모델의 엔진과 똑같은 ‘AJ133’ 슈퍼차저 5.0L V8 엔진을 받아들였다. 다만 재규어 F-타입 R 쿠페에 들어간 더욱 강력한 542마력 버전을 쓰기로 했다. 드라이브 라인의 소재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8단 자동 변속기의 신형 전자 조절장치는 변속이 더 빨라졌다.

동시에 세팅을 개선한 리어의 전자식 록 디퍼렌셜은 트랙션과 조향력을 높였고, 동시에 앞 액슬의 전자식 록 디퍼렌셜과 랜드로버의 클러치형 센터디퍼렌셜을 받아들였다. 파워를 앞:뒤 50:50으로 나눴지만 앞, 뒤 모두 각기 한 쌍의 바퀴에 100%를 보낼 수도 있다. 또한,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저회전대 트랜스퍼 케이스와 지형반응(터레인 리스폰스2) 트랙션 컨트롤을 갖췄다. 때문에 랜드로버의 전통적 오프로드 능력은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
 

SVR의 높이조절 서스펜션의 변화는 한정됐다. 부시가 더 단단해지고, 에어스프링에 새 피스톤을 달았다. 휠과 타이어가 더 커졌고, 시승차와 같이 22인치 휠을 선택하면 액슬 트레드가 더 넓어진다. 더불어 랜드로버 모델로는 처음 고성능 도로용 타이어인 콘티넨털 콘티스포츠 콘택트 5를 신었다. 그밖에도 SVO는 액티브 앤티롤바 조율에 힘을 기울였다.

SVR 배지 이외에 스타일에서의 차별점은 개조된 앞 범퍼의 확대된 공기흡입구, 노즈의 새로운 블랙 그릴, 보닛과 앞 윙, 신형 루프 스포일러와 뒤 디퓨저와 4개 파이프를 포함한 뒤 스커트를 들 수 있다. 따로 떼놓고 보면 어떤 디자인의 변화도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본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위협적인 인상을 빚어냈다.
 

INTERIOR
SVO는 레인지로버의 실내를 10만 파운드급 차에 적합하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소재 품질, 맞춤과 마감은 단연 최상급. 디지털 터치스크린 그래픽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일부 독일 메이커에 뒤진다. 하지만 일반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델에서는 보기 드문 호화로운 실내 감각으로 반격을 가했다.
 

SVR의 실내는 품격을 한 단계 올리기에 충분하다. 다만 럭셔리보다는 고성능을 전면으로 드러내기 위해 힘썼다. 깊이 조각된 시트는 스포티한 성격을 드러낸다. 랜드로버의 높은 운전 위치는 버킷시트에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여전히 앞뒤 승객에게 모두 넉넉한 공간이 있다. 시트는 16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앞좌석만 스포티한 것은 아니다. 뒷좌석 역시 앞쪽과 똑같다. 그러나 뒷좌석 등받이는 여전히 6:4로 접을 수 있다. 나눠졌다. 따라서 SVR은 변함없이 실용적이다. 트렁크는 기본 498L이고, 좌석을 접으면 1,761L에 이른다.
 

PERFORMENCE
SVR의 옵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오직 두 가지 숫자만을 보여준다. 바로 차체 속도와 제한 시속. 아주초적인 수치일지 모르지만 이 두 숫자는 유기적 관계에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허풍스런 V8 엔진은 유리에게 친숙하다. 때문에 전혀 새롭게 느껴진 SVR의 성능이 한층 더 놀라웠다. 기존 V8 엔진은 엄청나게 빠르고 가차 없이 포효했지만, SVO는 추가된 40마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광기를 집어넣었다.
 

실제로 S 모드로 달렸을 때, SVR의 가속은 레인지로버가 아닌 F-타입 R 쿠페를 라이벌로 떠올리게 했다. 이들 두 모델은 ECU를 함께 쓰고 있다. 특히, 황당하지만 700kg의 무게차이가 있음에도 레인지로버 SVR의 0→시속 97km 가속 시간은 F-타입 R 쿠페에 겨우 0.2초 뒤졌을 뿐이다. 물론 SVR은 재규어보다 우월한 트랙션을 살렸다. 그리고 지난해 측정한 포르쉐 마칸 터보(SVR보다 300kg 가벼운)와 비교해도 레인지로버 SVR은 0.3초나 빠르다.

질풍노도의 시간을 충분히 즐긴 뒤, 상쾌한 크루징에 들어갔다. D 모드에서 SVR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액셀은 한결 둔감하고, 기어변속은 질퍽거렸으며, 버터플라이 밸브는 4,000rpm을 넘을 때까지 굳게 닫혔다. 물론, 바탕에 깔린 광기를 완전히 잊을 만큼 얌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RIDE AND HANDLING
야성적 성능에 맞춰 SVR은 그에 어울리도록 스포츠 섀시를 강화해야만 했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고유의 성격을 뚜렷이 드러내지 않는다면 무모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거침없는 파워, 그리고 부동의 목적 사이에 그어진 정교한 선을 조심스레 따라가는 것이야말로, SVR을 압도적인 머신으로 탈바꿈하는 핵심요소다.

따라서 에어서스펜션으로 무장한 랜드로버지만, 결과적으로 서스펜션의 강력한 범프 흡수력이 확실히 제약됐다. 시가지에서도 승차감은 기본 수준이다. 그래도 노면흡수 능력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더 단단하고 평탄하고 예리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다. 하지만 이 같은 문장 표현은 이 차의 농익은 쾌감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BUYING AND OWNING
랜드로버는 SVR을 통해 두 부류의 고객을 겨냥했다. 첫째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마니아들로 오로지 가장 희귀한 최강의 모델을 찾는다. 그리고 둘째는 BMW M 디비전, 메르세데스-AMG 또는 포르쉐를 등지고 찾아오는 고객들이다. 신형 SVR은 두 부류 모두에게 매력을 발산할 만큼 가격이 알맞고, 성능의 폭이 넓다.

우리의 연비 측정 결과는 8.0km/L로 최근의 민감한 시대정신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고성능 SUV 팬들의 발길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아니다. 굳이 따진다면 첫째 그룹이 잠시 관심을 기울일지도 모를 대상이다. 하지만 105L 연료탱크는 상당한 주행반경을 보장한다.
 

랜드로버는 SVR에 제논 헤드램프와 후방감시 카메라를 달았다. 아울러 실내에는 앞뒤 열선 시트, 3구역 공조장치와 19인치 스피커, 825W 메리디언 서라운드 오디오가 모두 기본 장비다. 어느 정도 합리적인 장비 수준이라 할 수는 있어도 후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기본 장비에 넣을 우리 시승차의 일부 옵션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MULTIMEDIA SYSTEM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실내에 있는 터치스크린보다 더 직관적인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가 들어왔다. 보기에도 더 좋다. 기본 장비인 터치스크린은 차의 모든 기능을 잘 처리한다. 열선 시트에서 내비게이션, 통신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이른다. 게다가 수심 센서, 전방위 카메라와 다양한 주차지원 옵션의 디스플레이와 같은 추가기능을 다룬다. 하지만 앞으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우월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받아들이게 된다.

AUTOCAR VERDICT
호사스러운 고성능 SUV, 여전히 놀랍도록 느긋하다

최종적으로 SVR을 평가할 때 논쟁이 벌어졌다. 찬사를 받으면서도 완전히 사랑 받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어느 모로 지나친 연료낭비와 무게, 안락감을 해치는 요소들은 분명 불필요한 대목이었다. 디젤 V8 엔진은 스피드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슈퍼카처럼 빠른 SUV 콘셉트의 흐름을 거스른다. 다만 이것은 품질이 아니라 취향의 문제다.

어쨌든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그 어느 라이벌보다 핸들링, 오프로드 능력과 SUV의 풍부한 기능을 잘 버무렸다. 완벽한 야성과 풍부한 재미를 따를 상대가 없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만인을 사로잡을 마력의 머신은 아니었다.

TESTERS’ NOTES

맷 샌더스
철제 디스크와 6포트 캘리퍼는 어느 V8 엔진의 스포츠와 같다. 하지만 SVO는 냉각기능을 개선했다. 서킷에서 굉장히 혹사해야만 브레이크 페이드가 일어났다.

맷 프라이어
깊은 도어가 문턱을 잘 감싸고 있다. 따라서 좌석에 오르내릴 때 다리가 젖거나 더럽혀지게 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도어가 오염물질을 받아내기 때문이다.

Spec Advice
5년 서비스 보증은 가격이 합리적이다. 한편, 22인치 휠은 옵션가 2천400파운드를 되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너의 이름을 박아 넣은 ‘주문형 조명 발판’은 677파운드 옵션가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다.

JOBS FOR THE FACELIFT
● SVR 배지는 하나만 달고, 품격이 있는 것으로
● 제대로 된 3개 뒷좌석이 바람직하다
● 핸들링을 저해하지 않고, 저속에서의 안락성을 10% 향상시키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