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개월간 생산된 포르쉐 918 스파이더의 마지막 차가 일정대로 스투트가르트-주펜하우젠 공장에서 완성됐다. 918 스파이더가 남긴 유산은 이후에도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며, 앞으로 등장할 포르쉐의 차세대 스포츠카들은 918 스파이더에 적용된 기술들의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2013년 말 출시된 918 스파이더는 포르쉐 슈퍼카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904 카레라 GTS, 959, 911 GT1, 카레라 GT로 이어지는 포르쉐의 슈퍼카들은 당시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로 평가 받는다. 1963년 스틸과 폴리머 소재의 바디를 적용하여 제작된 904 카레라 GTS는 안정성과 경량 디자인을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을 보여준 모델이다. 1986년 959 시리즈에서는 전자제어식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스포츠카에 도입했다. 10년 후, 911 GT1는 양산형 모델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2003년 카레라 GT는 100%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제작된 모노코크와 서브프레임을 적용한 최초의 양산형 모델로 데뷔했다.
918 스파이더의 핵심 기술은 두 개의 전기모터와 고성능 엔진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여기에 출력과 연료 소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섯 가지의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주행 모드는 카레이싱처럼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맵 스위치(map switch)”로 조작한다. 포르쉐는 하이브리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 개의 드라이브 유닛을 비롯한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 특성 맵(characteristic maps)과 그 안에 담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노하우는 앞으로 제작 될 하이브리드 주행 시스템에도 적용 될 예정이다.
918 스파이더는 5개의 쿨링 루프 그리고 공기와 물로 리어 전기모터를 식히는 하이브리드 쿨링 시스템 등 열관리 면에서도 미래의 하이브리드 제품을 위한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발전기와 브레이크를 지능적으로 제어해 다른 하이브리드 차보다 더 많은 양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1위와 2위를 달성한 919 하이브리드의 LMP1 프로토타입에도 이와 유사한 리커버리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100% 카본 바디, 완전 가변형 공기역학, 어댑티브 리어액슬 스티어링 등 획기적인 솔루션을 탑재해 기술 플랫폼 측면에서도 신기원을 이룩한 모델이다. 어댑티브 에어로다이내믹 및 리어액슬 스티어링은 911 터보 시리즈, 911 GT3, 911 GT3 RS 등 양산형 스포츠카에 이미 적용되기 시작했다.
918 스파이더는 성능도 놓치지 않았다. 2013년 9월 918 스파이더(시스템 출력 887 마력)는 뉘르부르크링 노스루프에서 6분 57초의 랩타임을 기록하며, 양산형 타이어를 단 합법적인 도로주행이 가능한 모델 중에서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더불어 표준 NEDC 사이클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33.3km/L의 연비를 자랑한다.
포르쉐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제작 공정에서도 혁신을 가져왔다. 포르쉐는 엄격한 인체공학 요건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조립 및 품질관리 부문에 적용한 혁신기술과 관련한 특허권을 신청했다. 예를 들어, 조립공정에는 전체적으로 무선 공구가 사용된다. 배터리로 동작하고 블루투스로 제어되는 스크루 드라이버가 대표적. 이 공구들은 조용하게 작동하고, 작업자에게 유연한 동선을 제공하며,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해 정확한 강도로 조이고 내용을 기록한다. 특별 개발된 솔루션 중 하나인 ‘가변형 어셈블리 엘리베이팅 트럭(adjustable assembly elevating truck)’은 2인승 모노코크 마감을 위해 제작된 인체공학적 툴이다.
또한 신형 시저스 리프트 플랫폼은 140kg 무게의 고압 배터리 설치작업을 단순화시켰다. 918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가죽 마감 및 조립 테이블은 인체공학과 탄력적인 장비운용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교체 가능한 인서트(Inserts)를 사용하면 스테이션 사이클 타임을 전부 활용해 다른 부품도 제작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포르쉐는 918 스파이더 제조공정에서 효율 극대화를 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