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자유, 모터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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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자유, 모터사이클
  • 나경남 기자
  • 승인 2015.05.08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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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을 꿈으로 두지 말 것

현실적으로 당신이 혼다가 만든 자가용 제트기를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모터사이클이다

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인 남자의 취미
설문지에서 취미란을 발견했다. 당신은 그 안에 무엇을 써 넣을 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다행이다. 여행이나 독서, 음악감상도 좋다.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면 그보다 멋진 것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라이딩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취미다. 당신이 남자라면 더욱 그렇다. 차별적인 의도는 없지만 대다수의 남자는 여자들보다 모터사이클에 접근하기 쉽다. 평균적으로 키가 더 크고, 근육량과 활동량에서도 그렇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의 매력 중 하나는 혼자라는 점이다. 물론 두 사람이 함께 하나의 모터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지만, 자동차에 비하면 제약이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라이딩은 혼자만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함께 목적지를 공유하는 동료들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동료도 당신의 라이딩을 대신해 줄 순 없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본질적으로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스포츠다. 팀을 이뤄서 타더라도 그것은 스포츠다. 골프와 비교하면 가장 적절하다. 필드를 함께 누비더라도 당신의 샷은 온전히 당신만의 것이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진짜 매력이다.

필드에 서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장비들이 필요한 것처럼 모터사이클을 타려면 다양한 장비를 갖춰야 한다. 헬멧과 라이딩 전용 재킷이나 글러브와 부츠 등이 가장 기본적인 장비다. 이런 라이딩 기어를 모두 갖췄더라고 하더라도, 느낌은 맨 몸으로 도로 위로 나서는 것 같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차체 안에서 추울 때는 히터를 더울 때는 에어콘을 틀어 안락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심지어 비가 내리거나 한다면 그 비를 온전히 몸으로 맞아야만 한다. 미끄러운 노면과 과격한 주행을 하는 차량이 있다면 생명의 위협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섭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골프공에 머리를 맞는다면 죽거나 크게 다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필드에 나가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마치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인생과도 같다. 얼마나 안락한 삶을 누려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혼자서 모든 것을 이겨내고 감당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아직까지 그럴 수도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많은 이들의 조언을 듣고, 그 영향을 받았을 지언정.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다. 누구도 그것을 대신해 줄 순 없다. 가족을 위한 희생과 현실적인 결정에 있어서는 더더욱 외롭다. 희생과 현실과 타협한 결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다면 무척 훌륭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결정이 당연하게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인승 스포츠 쿠페를 타는 이들이 이기적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들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시선은 옳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기심이 없다면 이타심도 있을 수 없다. 약자를 위한 배려는 내가 스스로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모터사이클을 타보면 알 수 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모터사이클이란 취미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편하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타보면 당신은 소중한 것을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홀로 도로를 누비면서 느끼는 충만한 고독감과 그 고독감을 채우는 수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맨 몸으로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감각은 가장 작은 만족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꿈만 꾸고 있을텐가.

레트로 스타일이 인기다
최근 가장 인기있고, 선호도가 높은 장르는 레트로 스타일이다. 옛스러움이 풍기지만, 최신 모델다운 구성으로 초심자들은 물론 베테랑까지도 유혹한다. 지나치게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향기를 풍기기보다 자연스럽고도 멋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아래의 모터사이클들을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해 볼 것.
 

BMW 모토라드, R나인티
지난 2014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모터사이클 중 하나는 BMW가 내놓은 ‘R나인티’(R nine T)다. R나인티는 클래식한 이미지를 풍기는 와이어 스포크 휠을 장비하고, 이제는 수냉식으로 세대를 바꾼 수평대향 2기통 엔진 대신, 지난 90년 이상 BMW 모터사이클의 상징과도 같았던 공유냉식 엔진을 사용한다. 이 공유냉식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을 신차로 구입하는 방법은 재고 상품이 아닌 다음에는 R나인티 뿐이다. R나인티는 2015년까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다. 판매가격 2천170만원.
 

두카티, 스크램블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 두카티는 자동차 세계에서의 페라리와도 비교되곤 한다. 그 비유가 적절한 것인지의 여부를 떠나서 최근의 두카티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을 겨냥해 재창조된 ‘스크램블러’(Scrambler)의 존재는 상황의 반전을 꾀할 만한 모델이다.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이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을만한 차체 구성은 물론, 초심자들이 접근하기 수월한 낮은 가격까지 갖췄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레트로 스타일에도 딱 들어맞는다. 평범한 일상에 자극제로 이보다 좋은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 판매가격 미정.
 

혼다, CB1100EX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자동차는 벤츠’ 처럼, ‘모터사이클은 혼다’다. 이런 혼다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했던 모델 중 하나는 직렬 4기통 엔진을 양산화한 CB750F다. 지난해 시장에 선보인 ‘CB1100F EX’는 CB750F가 갖고 있는 감성을 잇는다. 일본 내에서는 과거에 모터사이클을 꿈꿨던 세대들과, 모터사이클을 탔었던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숫자 뿐인 제원은 이 모터사이클을 설명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 CB1100F EX는 마치 ‘이것이 모터사이클’ 이란 것을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듯한 모델이다. 국내에도 수입 판매될 예정이다. 판매가격 1천550만원.
 

할리데이비슨, 세븐티투
할리데이비슨의 ‘세븐티투’(Seventy-Two)는 무척 재미있는 모터사이클이다. 히피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유행했던 모터사이클을 본 딴 자전거가 모티프가 되었다. 1980년 중반 즈음 국내에 방영된 외화시리즈에서 어린이들이 탔던 자전거를 기억하면 그 이미지가 겹쳐질 것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V형 2기통 에볼루션 엔진을 장비했다. 클래식한 스타일과 대담함이 동시에 만족되는 모델로 초심자들의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배기량은 1200cc. 판매가격은 1천990만원.
 

인디언, 스카우트
미국의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아메리칸 크루저 스타일의 원조를 논할 때, 할리데이비슨의 앞에 놓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브랜드다. 물론 할리데이비슨처럼 비교적 순탄하게 브랜드가 유지되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ATV로 잘 알려진 폴라리스 그룹에 편입되면서, 순풍에 돗을 단 격이 되었다. 이들이 지난해, 공개한 ‘스카우트’(Scout)는 진화를 택하면서도 역사와 전통을 따랐다. 전통적인 공냉식 엔진 대신 수냉식 V형 2기통 엔진을 장비했지만, 클래식한 스타일에서 양보하진 않았다. 판매 가격 1천850만원.

글 · [더 모토] 나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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