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상을 노리는 아우디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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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상을 노리는 아우디의 야망
  • 마크 티쇼 (Mark Tisshaw)
  • 승인 2015.04.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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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은 지금까지 아우디의 경이적인 성장을 이끌어왔다. <오토카>에서 앞으로도 계속될 야심찬 전략을 확인했다

돌이켜보면, 1998년 아우디는 5개 모델을 통틀어 62만대를 판매했다. A3, A4, A6, A8과 TT가 전부였다. 16년 뒤, 2014년 아우디는 덩치가 거의 3배나 커졌고 12개 모델로 174만대를 판매했다. 서로 다른 보디 스타일과 성능 별로 분류하면 전체 모델은 50개가 넘는다. 대단한 성장세다.

엄청난 판매량의 상승 이외에도 아우디의 눈부신 성장을 설명해줄 수치가 즐비하다. 중국과 북미 시장에서의 급성장, 10개국으로 확장된 생산시설과 2013년 이룬 33억4천만 파운드(약 5조6천억원)의 순익이 좋은 본보기다.
 

조금 더 파고들면 흥미진진한 사실이 드러난다. 현재 아우디 회장 루퍼트 슈타들러가 부임한 2007년, 아우디는 92만846대를 판매했다. 그 뒤 7년동안 아우디는 거의 2배로 덩치를 키웠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사실은 이 7년간의 성장이 세계금융위기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다. 그는 단연 화제의 인물로 부각됐다.

나는 독일 바이에른 출신의 슈타들러(51세)를 인터뷰실에서 만났다. 이날 슈타들러는 차세대 Q7을 세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그런 대사를 치르는 사람치고는 놀랍도록 느긋해 보였다. 한편, 우리가 만나기 이틀 전 아우디는 사상 최고 판매기록을 발표했다. 2013년보다 10.5%나 올랐다. 슈타들러가 나를 만나는 자리에서 웃는 이유를 알 만했다.
 

아우디는 2020년까지 판매량을 한 해 200만대로 늘릴 작정이다. 라인업은 60개 모델로 늘어난다. 모기업 폭스바겐의 220억 유로(약 27조원) 투자가 이를 밑받침한다. 슈타들러는 아우디의 성장이 결코 성장을 위한 성장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아우디는 “품질 향상의 큰길을 달려가는” 명백한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을 “신기술과 성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아우디 실내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형 TT의 디지털 대시보드와 아우디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열광적으로 설교했다. 아우디는 자율주행 콘셉트 RS7을 선보이며 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RS7은 호켄하임 서킷을 레이싱카만큼 빨리 달렸고,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를 주파했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감과 힘을 얻었다.” 슈타들러의 말. 그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은 2017 A8의 옵션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양산단계에 들어가려면 독일 의회가 법률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우디가 2020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큰 몫을 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내년에 출시할 콤팩트 SUV, Q1은 상당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존의 A시리즈와 Q시리즈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한층 폭넓게 새로운 고객을 맞아들일 작정이다. 2016년 중반에 나올 Q1을 통해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A1도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뒀다.” 더불어 슈타들러는 A6, A7과 A8의 사이와 주변에도 새 차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새롭고 매력적인 모델로 진정한 프리미엄 클래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스포티 모델과 Q 모델이 나올 여지가 있다.”
 

하지만 A1보다 작은 아우디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혹은 A8보다 큰 모델도 나올 가망은 없어 보인다. “A8이 정상이다. 우리는 A6과 A8 사이의 모든 가능성을 탐색할 작정이다.” 루머가 떠도는 A9는? 라인업 정상으로 A8이면 충분하다. 많은 새 모델을 계획하고 있기에 아우디가 붙일 수 있는 이름이 바닥나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실제로 피아트/알파로메오가 ‘Q2’와 ‘Q4’ 이름을 갖고 있다.

“(Q2/Q4라는 이름을 놓고) 약간 토론을 벌였다….” 슈타들러가 털어놨다. “언제나 해법은 있게 마련이다. Q7은 닛산이 갖고 있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름보다는 위계질서를 분명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 Q 모델의 경우 Q3/Q5는 위계질서를 가늠한다. A1, A4, A6도 위계질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적어도 아우디는 아주 선명한 그림을 그린다. SUV를 보라. 가격과 크기를 뚜렷이 분간할 수 있다. 단순‧명쾌한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
 

A1과 Q1 같은 작은 모델은 전통적인 프리미엄 콘셉트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슈타들러에게 물었다. “과거에 프리미엄 카는 덩치가 컸다. 우리는 A3을 계기로 그런 틀을 바꿨다. 그러자 모든 라이벌들이 우리 뒤를 따랐다. A1로 다시 새 길을 열었고, 제대로 해냈다. 고객이 A1의 도어를 열면 아우디 스타일과 감각이 밀려온다. 프리미엄은 덩치의 문제가 아니다. 스타일의 문제이고, 다시 일관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관성이란 더 큰 모델에서 작은 모델로 첨단기술이 한결같이 파급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A1은 와이파이를 받아들인 첫 소형차였다.” 아울러 TT의 디지털 대시보드가 전체 라인업에 퍼져나갈 것이라 내다봤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기술도 대랑판매 모델에 들어가게 된다.
 

새 모델에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슈타들러는 아우디 경영진 재편을 추진해왔다. 개발총책 울리히 하켄베르크는 폭스바겐에서 돌아왔고, 폭스바겐 시절의 동료 마르크 리히테를 디자인 총책에 임명했다. 새로운 핵심 인물들은 아우디 모델에 대한 두 가지 비판을 해결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스타일이 모두 똑같고 운전 성능에 활력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동시에 하켄베르크와 리히테는 아우디의 고품질을 지키라는 임무를 받았다.

사실 리히테와 하켄베르크에 대한 신뢰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모기업 폭스바겐은 220억 유로(약 27조원)에 이어 다시 20억 유로(약 2조5천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 쓰일 플랫폼 개발비용이 들어 있다.
 

“리히테와 하켄베르크는 드림팀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그들은 긴밀하게 협조해왔다. 하켄베르크는 아우디 패밀리 안에 아주 잘 알려진 인물이다. 수조원을 투자할 때는 올바른 디자인과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올바른 인물이 필요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우디는 “혁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라인업 확장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필연적인 귀결이다.” 말을 바꿔, 아우디든 폭스바겐이든 가만히 서 있을 의사가 전혀 없다. 투자의 일부는 신형 파워트레인 개발에 쓰인다.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몇 가지 신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편 슈타들러는 차세대 R8이 아우디 최초의 완전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래도 아우디는 2018년까지 A3 e-트론과 같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지켜나간다. 1년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개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Q7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옵션으로 내놓는다. “우리는 첫 단계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분명히 말했다. 배터리 주행거리는 약 50km, 총 주행거리는 900km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하다.” 슈타들러의 말이다.

수소기술은 개발단계에 있다. 따라서 슈타들러는 앞으로도 디젤의 쓰임새가 있다고 본다. 다만 연료효율 개선과 소음감소를 요구하는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개발비가 더 늘어나게 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디젤은 성능이 좋은 파워트레인이다. 출력과 토크가 뛰어나고 효율적이다. 디젤 엔진을 끌어내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사회와 고객이 결정할 문제다. 고객이 지금 당장 플러그인을 원하면 살 수 있다.”
 

한편 고성능 RS 모델은 다변화하여 훨씬 많은 SUV를 만들어낸다. 평소 RS6을 타고 다니는 슈타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RS는 대단히 중요하다. 아우디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스포티한 차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Q 세그먼트에 대단한 잠재력이 담겨 있다. SQ5는 굉장한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더 많은 모델을 개발하지 말아야 이유가 없다.”

아우디의 확장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한편, 주요 대형 메이커들은 예외 없이 2020년까지 CO₂ 평균 배출량을 95g/km로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거운 벌금을 물어야 한다. 슈타들러는 “무자비한” 조치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에 대처하려면 방대한 재력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오직 최고 메이커만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최고”라고 말할 때 슈타들러가 걱정해야 할 또 다른 무엇을 암시했다. 독일 라이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그의 말을 들어본다. “나는 경쟁을 좋아한다. 언제나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강력해지고 경쟁력을 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런 라이벌 관계가 슈타들러와 아우디를 끊임없는 확장 전략으로 몰아가는 추동력이다. 옛 격언 그대로 가만히 서 있다는 것은 사실 뒤로 물러난다는 뜻이다. 슈타들러가 키를 잡고 있는 한 아우디에 그런 사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글 · 마크 티쇼 (Mark Tis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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