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SM7, 쾌적함과 운전 재미, 두 가지 사냥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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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SM7, 쾌적함과 운전 재미, 두 가지 사냥의 결과는?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9.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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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와 패들 시프트는 SM7이 한층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뒷좌석의 편의장비도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날 무렵, 남해의 푸른 하늘은 먼 바다를 지나 도착한 듯 이국적인 정취를 한껏 품고 있다. 숨바꼭질하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바다는 남해 특유의 잔잔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르노삼성 뉴 SM7의 테스트 드라이브 장소로 잘 어울려 보였다. 남해대교와 사천대교, 삼천포-창선대교를 지나 남해 금산을 끼고 도는 시승 코스는 다양한 노면과 멋진 풍광이 어우러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섬과 섬들이 이어져 하나의 길이 된 남해 130여km를 르노삼성 뉴 SM7을 타고 달렸다.

2세대 뉴 SM7의 풀 모델 체인지는 7년 만에 이루어졌다. 통상 유럽 브랜드들의 모델 교체 주기와 비슷하다. SM7은 SM5가 그랬던 것처럼 닛산이라는 일본차 베이스에서 르노라는 프랑스차 베이스로 성격이 바뀌었다. 물론 큰 틀에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 통합되어 있지만 서로의 차이가 적은 것은 아니다. 차의 성격은 오랜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플랫폼보다 르노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강성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우선 스타일에서 이전 모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변했다. 유럽형 프레스티지를 표방한 만큼 디자인은 철저히 유러피안 스타일을 추구했다. 범퍼일체형 대형 프론트 그릴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다이내믹한 인상을 준다. 왠지 신선함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 리어 뷰는 상대적으로 심플한 분위기다. LCD를 써 밝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리어 램프의 면적이 다소 작아 보인다. 어쩌면 컨셉트카 분위기에 더 가깝다. 사이드뷰는 한 급 위의 대형차 느낌이 든다.

르노삼성 박수홍 부사장은 자체 분석한 자동차 구매 요소 세 가지를 이렇게 말했다, 첫째, 차체 사이즈와 브랜드 이미지. 둘째, 넓고 안락한 공간과 차 안에서의 편안함. 셋째, 운전 재미를 즐긴다는 것.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기대와 니즈를 담아낸 것이 뉴 SM7이란 설명이다.

실내는 처음 터치를 하게 되는 가죽시트의 부드러운 질감에서부터 고급감이 묻어난다. 살롱의 편안함을 추구한 컨셉트. 액자형의 내비게이션 모니터 등 가구 같은 느낌의 인테리어가 이러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아래의 오디오 조작뭉치며 센터 페시아의 버튼류는 종래 르노삼성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랐다.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신규 수요를 위해서는 조금의 변화를 꾀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운전석 주변의 수납공간과 버튼류의 크기는 좀 더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오히려 이 차의 장점은 에어컨 시스템에서 통풍 패턴과 세기를 3가지 모드로 선택할 수 있고 향수를 내장한 퍼퓸 디퓨저, 신차증후군 물질을 최소화하는 등의 세심한 운전자 건강에 대한 배려에 있지 않을까.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이러한 부분이야말로 차별화되는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보면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기존 모델보다 무릎공간이 70mm 늘어나 한층 넓어진 느낌을 주고, 독립식 에어컨 시스템으로 온도를 별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항공기 타입의 에이비에이션 헤드레스트. 머리를 기대고 잠시 쉬거나 잘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시승차는 V6 3.5L 258마력 엔진을 얹은 VQ35 모델. 이전 최고출력 217마력에서 20% 향상되었고 최대토크도 32.0kg·m에서 33.7kg·m으로 높아졌다. 다만 그것이 터지는 rpm 영역은 조금 올라갔다. 연비도 9.0km/L에서 9.6km/L로 좋아졌다. 르노삼성에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 실영역에서의 연비다. 운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스티어링 휠 위로 튀어나온 패들 시프트. 준대형차급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벌써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가 솟아오른다.

출발은 조용하고 부드럽다. 시트와 페달, 기어레버의 위치와 간격은 적당히 여유가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몰아 부칠 수 있을 만큼 밀착감도 있다. 저속에서 중속으로 올라서는 순간 토크감도 더불어 올라와 자연스러운 속도의 증가로 이어진다. 화방사, 충렬사 등을 알리는 표지를 지나 남해대교를 건넌다. 1973년 개통된 남해대교는 남해의 관문으로 그 앞이 노량 앞바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의 현장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발길을 멈추고 싶게 하는 해안 풍경을 그저 스쳐지나가야 하는 일이 어쩌면 고역일지도. 길은 어느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삼천포-창선대교를 향한다.

바늘이 가리키는 시속 160, 180km로의 직진가속은 스트레스 없이 이어진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이나 쾌적함도 만족할만한 수준. 시속 150km 주변에서 뒷좌석에 탄 이와 대화를 나누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을 만큼 실내 정숙성도 좋다. 사이드 미러에 뒤따라오는 뉴 SM7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속도감이 배가된 앞모습이 무척 다이내믹해보인다.

굽이진 길에서 핸들링은 정확하게 반응하지만 하체는 조금 무른 느낌이다. 소프트한 승차감은 고속도로에서는 쾌적하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는 출렁이는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이때 스포트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섀시는 좀 더 조여진 느낌으로 하체가 한층 단단해진다. 스포트 버튼은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고 코너가 이어지는 길에서 효용성을 입증했다. 확실히 운전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 이번에는 수동 모드로 옮기고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본다. 그런데 스티어링 휠에서의 거리가 조금 멀다. 내 손가락이 짧은가? 다루는 방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는 타입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플로어의 수동 기능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실내에서의 지속적인 웰빙 컨셉트, 그리고 스포트 모드와 패들 시프트의 채용은 뉴 SM7의 지향점이 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뒷좌석의 편의장비는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M5와 뿌리는 같지만 차별화에는 확실히 성공한 요소일 것이다. 분명한 개성은 분명한 고객층을 만든다. 7년 만에 등장한 뉴 SM7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글 · 최주식

FACT FILE
RENAULTSAMSUNG NEW SM7 RE35
가격 3천900만원대(미정)
크기 4995×1870×1480mm
휠베이스 2810mm
엔진 V6, 3498cc, 휘발유
최고출력 258마력/6000rpm
최대토크 33.7kg·m/4400rpm
연비 9.6km/L
변속기 자동 6단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25/4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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