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펀치의 콤비네이션. XM3 E-테크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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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펀치의 콤비네이션. XM3 E-테크 하이브리드
  • 오토카코리아
  • 승인 2022.12.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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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고된 날, 르노코리아 신형 XM3 하이브리드를 만난다. 그런데 햇살은 따스하고 불어오는 바닷바람마저 온화하다. 이곳은 부산 송정. 어떤 만남은 어떤 장소인가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희미할 만큼 푸른 날, 수평선을 배경으로 서 있는 카페에서 첫 만남은 웨이브 블루 컬러처럼 밝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 XM3를 타고 송정과 부산 일대를 달린 경험이 있다. 어쨌든 인연이 있는 차다. 갈매기의 고향이 바다라면 XM3의 고향이 부산인 것처럼 말이다.

XM3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어 유럽으로 수출된다. 르노 아르카나라는 이름이다. XM3 하이브리드 즉 아르카나 E-테크 HEV는 국내에 앞서 유럽에 먼저 출시되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유럽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보면 아르카나 HEV가 토요타 라브4에 이어 7위를 차지했고, E-테크 기술이 적용된 캡처와 클리오 HEV를 합친 브랜드 순위는 전체 3위에 이른다.

E-테크 하이브리드의 기술력이 유럽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은 여러 매거진에서의 수상 경력이 말해준다. 영국 <오토 트레이드>는 2022 뉴 카 어워드에서 ‘베스트 하이브리드카’를 수여하며 “SUV 쿠페의 심미적인 디자인, 손쉬운 접근성, 하이브리드의 높은 효율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르노코리아는 XM3 E-테크를 소개하며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르노 F1팀의 영감과 기술이 반영된 테크놀로지에 방점을 찍는다. 1.6L 소형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리드와 F1을 연결짓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F1 머신의 속도가 아니라 기술적 작동 원리다.

얼핏 디자인은 비슷해보이지만 전용 디자인으로 차별화 했다.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와 건메탈 사이드 가니시, 하이글로시 블랙 B-필러, 듀얼 테일파이트 등이다. 특히 웨이브 블루와 일렉트릭 오렌지 보디 컬러가 시선을 끈다.

도심 달리기에서 전기차 모드 활용도가 높다

시승 코스는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달려 장안 IC를 나와 울산 외곽도로를 돌아오는 편도 58km, 왕복 116km 구간이다. 시가지와 고속도로, 지방도 등 다양한 구간으로 짜여졌다. 이제 전기차에 가까운 성능 그리고 F1으로부터의 영감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볼 시간.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시내 구간은 EV 모드로 달리기 시작한다.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EV 모드는 전기차와 다름없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달리기를 보여준다. 생각보다 탄탄한 토크에 힘입어 중간 가속에 힘이 붙는다. 묵직함마저 느껴져 안정감이 더해진다. 좀 더 힘을 쏟아내는 과정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한다. 안정적인 자세는 적당한 쿠션의 시트와 탄탄한 하체에서 비롯된다. 르노코리아는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 전기차 모드로 주행 가능하다는 것을 어필한다. 하이브리드지만 전기차 성격을 강조하는 이유다.

파워트레인은 1.6L 86마력 가솔린 엔진과 구동 전기모터(36kW)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 모터(15kW)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이 결합된다.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매칭,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달리기의 균형을 잡는다.

어느새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창밖 풍경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날씨가 좋기 때문이지만 시야가 좋은 까닭이기도 하다. 자세가 너무 높지도 않으면서 지면을 읽기에도 적당한 높이다. 차체의 무게 중심이 밑으로 향하는 성질은 역시 모터스포츠 경험을 통한 세심한 튜닝의 결과일 것이다. 속도를 높여갈수록 엔진과 전기모터, 그리고 바퀴의 상호작용은 활발하다.

엔진과 전기모터는 따로 또 같이 구동바퀴에 힘을 싣는가 하면 자원의 재순환처럼 양방향으로 힘을 보내고 받는다. 그런 과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사용하기를 반복한다. 엔진 혼자만 일할 때보다 효율적인 것은 물론 일하는 재미도 있을 터이다. 이런 상호 작용이 빠르고 부지런하게 작동한다는 것도 이 차의 장점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운전석은 기능적이고 계기를 다루기 쉽다

하체는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운전자는 그런 사정을 알 리 없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그래픽이 작동 상황을 보여줄 따름이다. 사실, 이런 그래픽은 뭔가 기술적인 차를 타고 있으며 내가 타는 차의 작동 원리를 확인하는 기분도 준다. 특징적인 또 한 가지는 하이브리드용 기어박스다. 르노 F1팀의 기술이 반영되었다고 하는 부분으로 4개의 축으로 연결된 E-테크 전용 변속기다. 엔진과 2개의 모터로만 바퀴에 연결해 구동과 변속, 발전 등을 진행한다. 마치 CVT 감각과 비슷하며 연결감이 부드럽고 반응이 빠르다.

시트는 안락한 편은 아니지만 2, 3시간 정도 달리기에는 불편하지 않다. 물리 버튼을 적적히 배치한 계기는 직관적이고 기어와 페달의 위치 등 조작성은 나무랄 데 없다. 무선 연결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 및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새롭게 적용된 이지 커넥트 9.3인치 내비게이션에서는 차 안에서 상품 주문 결제 가능한 인카페이먼트(In Car Payment)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어의 D에서 B로 밀면 B-제동 모드로 바뀐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원 페달 드라이빙이라 부른다. 그런데 B-모드에서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D 모드에서와는 다르게 조금 억제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를 높여가면 그런 느낌은 사라진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달리면 속도방지턱이나 코너를 만날 때 편리하고 효과적이다. 전반적으로 감속의 세기는 너무 세거나 약하지 않고 적당하다.

다양한 노면에서 특별히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달렸는데, 결과는 20km/L 남짓 나왔다. 18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연비가 17km/L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다.

잽으로 선방을 날린 뒤에 스트레이트로 어어지는 원투펀치는 권투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동작이다. XM3 E-테크 하이브리드의 전기모터와 엔진의 빠르게 연결되는 상호 동작은 원투펀치처럼 절묘한 콤비네이션을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에서 원투펀치를 좀 더 세게 사용하거나 B-모드에서의 원 페달 드라이빙 등 운전의 옵션이 많다는 것도 효율성에 더하는 흥미로운 요소다. 르노코리아는 이제 확실한 병기를 하나 추가했다. 모터스포츠 용어로 말하자면 기존 XM3와 더불어 원투피니시를 해내기 바란다.

 

1.6L 가솔린 엔진과 듀얼 모터 시스템이 결합된다

Fact file | XM3 E-TECH 하이브리드

가격 3337만 원(e-시프터) 크기(길이×너비×높이) 4570×1820×1570mm 휠베이스 2720mm
엔진 직렬 4기통 1598cc 가솔린 최고출력 86마력/5600rpm 최대토크 13.9kg·m/3600rpm
듀얼 모터 모터1 36kW/1677~6000rpm | 모터2 15kW/2865~10,000rpm
최대토크 모터1 20.9kg·m/200~1677rpm | 모터2 5.1kg·m/200~2865rpm
변속기 e-시프터 연비(복합) 17.0km/L CO2배출량 93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토션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35/45 R18

ⓒ월간 오토카코리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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