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4도어 쿠페와 패밀리 세단의 괜찮은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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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4도어 쿠페와 패밀리 세단의 괜찮은 조합
  • 오토카코리아
  • 승인 2022.11.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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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현대 스타일링 책임자인 사이먼 로스비(Simon Loasby)가 아이오닉 6의 외관 디자인 개발팀을 위해 티셔츠에 인쇄한 슬로건이었다. 가능한 한 공기역학적이고 효율적인 4인승 4도어 전기 세단을 위해 설정한 최저 수치의 공기저항계수 목표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아이오닉 6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1을 달성했다. 그동안 나온 한국차 중 최고 수준이다.

보닛이 납작한 유선형 보디의 첫인상은 깔끔하다. 아이오닉 5보다 차체는 200mm 가량 길지만 루프라인은 152mm 낮다. 뒷모습에서 포르쉐의 패스트백 이미지가 스쳐지나간다. 기본적인 보디 형식은 세단이지만 4도어 쿠페 이미지도 강하다.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은 이에 대해 “아이오닉 6을 세단이라고 규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실내는 아이오닉 5와 비슷한 레이아웃인데 좀 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큼직한 스피커가 달린 도어 패널 디자인이 세련되어 보인다. 팔을 걸치기도 편하다. 과거 모터쇼장에서 보던 콘셉트카 느낌 그대로다. 디지털 계기판에 표시되는 운전 정보는 선명하고, 소프트웨어는 잘 작동한다. 뒷좌석 공간이 상당히 넓다. 루프 라인 때문에 헤드룸에 영향을 받지만 시트 각도 조절로 약간 더 낮게 앉도록 했다. 

 

시동키를 누르면 조명과 함께 실내가 환해지면서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마치 SF 영화에서 본 장면 같다. 이제 전기차는 단지 파워트레인의 변화만이 아니라 차를 이용하는 분위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말해준다. 

핸들 조절은 수동으로, 칼럼 시프트는 돌려서 D로 옮기고 출발이다. 아웃사이드 디지털 윙 미러는 내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대시보드 양 끝에 달린 모니터를 보고 후방을 확인해야 한다. 여전히 거울만큼 직관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전기차보다는 잘 배치되어 있다. 한편, 차선 이동을 할 때 깜박이를 켜면 그 방향 쪽으로 계기판에 동그란 화면이 나타나 후방 시야를 보여준다. 그 옆으로 후방 모니터가 있기 때문에 중복되는 느낌이다. 주행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조명 색상이 바뀌는 기능도 있다. 또한 새로운 e-ASD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속에 따라 사운드 음색을 바꿔준다. 

아이오닉 6는 배터리 53.0kWh 용량의 스탠다드(기본형)와 77.4kWh 배터리가 탑재된 롱레인지(항속형) 두 가지 모델로 나온다. 롱레인지는 74kW 전륜모터가 추가된 HTRAC(사륜구동)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시승차로 나온 모델은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20인치 AWD다. 기본 가격은 6135만 원.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EV 성능 튠업 기술과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포함해 실내 V2L, 전방 충돌방지 보조(차량, 보행자, 자전거탑승자, 교차로대향차), 고속도로 주행 보조, 배터리 히팅 시스템, 히트펌프 시스템 등을 기본장비로 갖췄다.

프레스티지 버전에는 또한 현대차 최초 탑재되는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지능형 헤드램프(IFS), 인터랙티브 픽셀 라이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시승차는 여기에 HTRAC(전륜 모터, 234만7418원) 빌트인 캠(보조배터리 포함, 65만7277원) 와이드 선루프(61만329원) 20인치 휠 & 피렐리 타이어(56만3380원) 디지털 사이드 미러(131만4554원)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42만2535원) 등을 더한 풀옵션으로 가격은 6726만5493원이다. 풍부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와 비슷한 주행 감각이다. 다만 바닥에 착 달라붙어 가는 느낌이 다르다. 하체의 무게감은 여전히 내연기관 차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 아무튼 제로백 5.1초 성능의 롱레인지 AWD는 빠르다. 속도감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가속은 빠르게 이루어진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드라이브 모드를 눌러 스포츠를 선택한다. 속도계의 붉은 그래픽 변화와 함께 사운드가 커지며 움직임이 탄탄해진다.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진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이루어진다. 

인상적인 것은 고속도로를 벗어나 고갯길에 접어들었을 때다. 핸들링이 정확한 것은 물론 네바퀴 접지력이 끈끈하게 지면을 붙든다. 민첩하고 안정적인 코너링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안겨준다. 균형 잘 잡힌 스포츠카 감각이 묻어나는 순간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거친 노면 위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 특히 속도 방지턱을 지난 뒤의 충격흡수력이 무척 좋다. 

아이오닉 6는 실용적이다. 플랫한 인테리어 감각은 공간을 넓게 쓰며 기능적이다.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전자기기 충전 등 업무 처리에 적합한 성격이다. 그리고 운전하기 좋고, 장비를 잘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 4도어, 쿠페 성격에 패밀리 세단의 효용성도 확보하고 있다. 나름 새로운 성격의 전기차로서 존재감은 분명해 보인다. 아쉬운 점은 안락함이 부족한 시트. 장거리 투어링 전기 세단으로서의 가치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Fact file | IONIQ 6 Long Range AWD

가격 6726만5493원(풀옵션) 크기(길이×너비×높이) 4855×1880×1495mm
휠베이스 2950mm 엔진 영구 자석 동기식 모터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61.7kg·m
배터리 77.4kWh 1회 충전 주행 거리 420km 변속기 1단 감속 기어 최고시속 230km
0→시속 100km 가속 5.1초 전비(복합) 4.8km/kWh 서스펜션(앞/뒤) 더블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45/40 R20

ⓒ월간 <오토카코리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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