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7세대 포드 머스탱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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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7세대 포드 머스탱의 디자인
  • 구상 교수
  • 승인 2022.10.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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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형으로 등장한 7세대 머스탱

포드의 스포츠 쿠페 머스탱(Mustang) 7세대 모델이 2024년형으로 발표됐다. 1세대 머스탱이 나온 때가 1964년이니 60년 만에 7세대 모델이 등장하는 것이다. 60년 동안 7세대면 평균 약 8.5년마다 세대교체가 된 셈이다. 가장 미국적인 차 중 하나라고 하는 머스탱 신형 모델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머스탱(Mustang)은 야생마의 의미이다. 질주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 한 심벌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차체 후면 중앙에 달려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머스탱 쿠페의 어디에도 차량 제조사 브랜드 포드(Ford)의 뱃지는 붙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7세대 머스탱 의 후측면 뷰
7세대 머스탱의 측면 뷰

이는 머스탱이 첫 등장에서부터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이다. 머스탱을 기획한 인물은 1980년대에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를 미니밴 개발로 회생시켜 경영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은 리 아이어코카(Lee Iacoca; 1924~2019)다. 그는 포드의 개발 매니저로 일하던 시기에, 1960년대 중반이 되면 미국의 가정에서 가장의 차와 부인의 차에 이어 성인이 되는 자녀들도 차량을 구매하게 될 것으로 예상해서 ‘대학생의 첫차’라는 콘셉트로 1세대 머스탱을 개발했다.

그런 콘셉트에 맞추어 그 당시 미국 승용차의 보편적 엔진이었던 8기통 7000cc보다 작은 8기통 5700cc의 작은(!) 엔진을 가진 포드 팔콘(Falcon) 플랫폼을 이용해 머스탱을 개발했던 것이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5700cc 배기량은 결코 작은 게 아니지만, 그 당시 미국에서는 그다지 큰 게 아니었다.

1964년에 등장한 1세대 머스탱
1964년에 등장한 1세대 머스탱의 뒷모습

1세대 머스탱은 젊음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크게 인기를 얻었고, 이후 GM에서도 머스탱의 경쟁 모델로 카마로(Camaro) 쿠페를 내놓았다. 그야말로 미국의 쿠페 전성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때 미국인들은 머스탱이 상대적으로 작은 배기량을 가졌다는 점 때문에 ‘야생마’이면서도 ‘귀여운 조랑말’이라는 의미로, ‘포니 카(pony car)’라는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의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포니와 같은 단어이고 의미이긴 하지만 지칭하는 바는 다르다.

새로운 7세대는 라디에이터 그릴 형태와 테일 램프 디자인에서 1세대 모델과의 연결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제적인 차체 디자인은 모서리를 강조하면서도 팽팽하게 당긴 면 처리로 곡선을 썼다. 하지만, 어딘가 기계적이면서도 로봇 같은 인상을 준다. 앞 펜더의 어깨 선이 벨트라인으로 직선처럼 이어지다가 B-필러 이후에는 곡선의 능선을 만드는 형식(코카콜라 병처럼 생겼다는 의미에서 코크 바틀 스타일(Coke bottle style)이라고 불린다)을 강조하고 있다.

넓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7세대 머스탱의 운전석 공간

7세대 머스탱의 운전석 인스트루먼트에는 오늘날의 차량답게 넓은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돼 있다. 운전석 클러스터와 센터 페시아 디스플레이 패널은 각각 두 장의 패널이지만 하나로 묶여 있다. 공식 발표 자료 내용을 보면 13.2인치 크기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중앙의 에어백 커버에는 역시 포드 배지 대신 갈기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야생마 심벌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레카로(Recaro) 제의 헤드레스트 일체형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머스탱의 콘셉트가 여전히 스포츠카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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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머스탱의 버킷 시트

새로운 7세대 머스탱은 8기통 5000cc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과거 오일 쇼크 이후에 머스탱은 4기통 2.0L급 엔진을 탑재한 때도 있었지만, 7세대 모델은 8기통 5.0L 한가지뿐이다. 포드는 머스탱의 전기 동력 차량을 머스탱 마하3라고 내놓았으나, 차체 비례는 더 높다. 아마도 전기동력 플랫폼의 두께로 인해 낮은 차체 비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기 동력 차는 배터리가 바닥에 탑재되는 플랫폼의 제약으로 인해 전고가 낮은 늘씬한 차체 비례를 얻기는 쉽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머스탱의 차체 비례를 유지하면서도 전기 동력을 쓰는 모델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이 보는 새로운 7세대 머스탱은 엔진을 가진 마지막 머스탱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7세대 모델이 머스탱의 계보를 보여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몇 년의 시간이 더 지나서 다음 세대, 8세대 머스탱이 나올 때쯤이면 완전히 전기 동력화 된, 그러면서도 늘씬한 비례의 새로운 머스탱이 우리들 앞에 서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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