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용 차와 4ⅹ4의 딱 맞는 조합, 레인지로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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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용 차와 4ⅹ4의 딱 맞는 조합, 레인지로버 스포츠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22.1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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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와 시내 도로로 들어가는 동안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50m 테스트’를 가뿐히 통과한다. 50m 테스트란, 처음 차에 올라 출발할 때까지 이 차가 얼마나 좋게 느껴지는 지를 뜻한다. 능란한 조작감과 쉽고 예측 가능한 반응을 가진 랜드로버는 항상 그렇다.

금세 고속도로를 타게 됐고, 바람소리가 커져 창문을 올렸다. 그러자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조용한 자동차 중 하나가 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형제차인 풀사이즈 레인지로버에서 경험한 것과 동일한 수준의 방음이 이 차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느낌이다.

놀라운 일이지만, 놀랄 일이 아니다. 몇 달 간격으로 출시된 두 모델은 동시에 개발되었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공유했다.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랜드로버의 새로운 모듈식 종방향 아키텍처(Modular Longitudinal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했다. 주로 알루미늄이며, 이전 모델보다 비틀림 강성이 최대 35% 더 강하다고 한다.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형님이라 할 수 있는 레인지로버에 비해 길이가 짧고 높이가 낮지만, 치수로 얻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 두 차의 휠베이스는 2997mm로 동일하다(물론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모델은 이보다 길다). 레인지로버의 길이는 5052mm, 스포츠는 4946mm이다. 차체 너비는 2047mm이고 사이드미러를 펼친 너비는 2209mm로 동일하다. 하지만 스포츠의 높이는 1820mm로 레인지로버보다 50mm 낮다.

무게 차이는 조금 더 크다. 먼저 레인지로버 스포츠 P530을 운전했는데, BMW가 공급하는 V8 4.4L 530마력 엔진을 탑재한다. 무게가 2430kg인데, 같은 엔진을 탑재한 정규 레인지로버는 2510kg이다.

레인지로버의 더 큰 90리터짜리 연료탱크(스포츠는 80리터)가 약간의 영향을 미쳤지만(차 무게는 연료를 90% 채우고 측정한다) 전부는 아니다. 따라서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는 빠진 부분이 있다. 레인지로버에 있는 분할식 테일게이트가 스포츠에는 장착되어 있지 않다. 80kg의 무게 차이는 큰 것 같지만 사실은 3%밖에 되지 않는다. 

기계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도 서스펜션에 있을 것이다. 물론, 두 차 모두 앞쪽은 더블 위시본이고 뒤쪽은 5링크 설정이다. 브레이크에 의한 토크 벡터링, 리어 디퍼렌셜 록, 48V 액티브 안티 롤 바 및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을 동일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레인지로버가 싱글 챔버 에어 스프링을 사용하는 반면 스포츠에는 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한쪽이 가변적인 체적을 가진 듀얼 챔버 시스템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문제는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예전처럼 상대적으로 의미 있는 시작점이기보다는 차체 스타일을 달리 한 것에 더 가까운가 하는 점이다. 

내부도 마찬가지다. 일련의 송풍구 아래 대시보드에는 커다란 가죽 마감이 되어 있고, 그 뒤로 플립다운 팔걸이를 갖춘 대형 시트, 디지털 계기들, 돌출된 피비 프로 터치 스크린, 깔끔한 난방 및 통풍 다이얼,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 조작 장치가 있다.

인테리어는 풀사이즈 레인지버와 매우 흡사하다. 물론 이는 매우 좋은 점이다<br>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시트 위치는 20mm 낮고, 레인지로버는 스티어링 휠이 더 크다. 스포츠의 스티어링 휠은 3 스포크, 레인지로버는 두 개의 넓은 수평 스포크를 가졌다. 물론 이런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V8이든 나중에 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든 안정적이고 빨라서 힘들이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3.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32kWh 배터리를 결합해 510마력의 최고출력과 18~20g/km의 CO2 배출, 113km의 전기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인용된 수치는 다른 전기 또는 내연기관 주행거리만큼 가변적이다. 랜드로버는 조건에 상관없이 최소 80km를 예측한다.

P510e 배지(출력이 낮은 모델은 P440e)가 붙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V8보다 꽤 무거운 2735kg이다. 하지만 와인딩 로드에서 덩치에 비해 매우 인상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약간의 쏠림만 있을 뿐, 의지할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굽잇길을 돌아간다.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모니터링하여 어떤 종류의 코너가 다가오고 있는지 미리 알고 거기에 맞게 자세를 가다듬는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V8은 발걸음이 더 빠르다. 연비는 8.5km/L, 266g/km로 좋지 않다. 그리고 가볍다고 했으나 무게는 여전히 2.5톤이다. 

스포츠라는 이름이 코너링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니다<br>

V8 모델을 타고 오프로드를 달렸다. 경사로에서 트랙션을 찾고 바퀴를 허공에 띄우며 경쟁자들이 갈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회전 반경을 11m 이하로 줄여주는 리어 스티어링의 효과가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곳이다. 훨씬 더 작은 차처럼 나무 주위를 돌고 출입구를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3500kg(PHEV의 경우 3000kg)을 견인할 수 있다. 

가장 무거운 모델조차 잘 뻗은 도로에서 꽤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동시에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은 진정한 위업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면, 이 회사 차들의 동적 특성이다. 그리고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에서 그 특성이 다시 눈에 띈다. 카이엔보다는 덜 스포티하지만 그래도 만족감을 준다. 그리고 동급 어느 차보다도 역경을 잘 뚫고 나아갈 것이다.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레인지로버와 차별화된 모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나중에 나올 SVR 모델이 둘 사이의 차이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나는 이 차가 맞춘 역동성의 조화를 바꾸고 싶진 않다.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도로용 차와 4ⅹ4의 딱 맞는 조합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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