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함과 스포티함 사이, 뉴 푸조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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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함과 스포티함 사이, 뉴 푸조 308
  • 오토카코리아
  • 승인 2022.10.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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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이지만 조용하다는 느낌은 흔해빠진 클리셰지만 첫인상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 가속은 가솔린과의 경계를 희미하게 넘나든다. 어느 순간 천덕꾸러기가 된 디젤이지만 한 세기 이상 자동차 발달사에 기여해온 공로는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그리고 아직 그 수명이 다한 것은 아니다. 이렇듯 푸조의 새 시대를 여는 뉴 푸조 308에 주요한 파워트레인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승차감도 부드럽다. 다만 하체는 다소 가벼운 느낌으로 묵직하게 도로를 누르며 달리는 감각은 부족하다. 매끈한 도로에서는 괜찮지만 도로 이음새나 요철이 있는 곳에서는 정직하게 반응한다. 이 부분만 익숙해지면 경쾌한 GT 감각으로 달릴 수 있다. 익숙해진다는 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없는 것을 찾을 필요는 없다.

D컷 스티어링 휠은 전체적으로 보면 8각형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촘촘하게 나누어진 방향으로 각을 잡고 달리는 기분이 든다. 푸조의 오랜 전통인 핸들링은 더 정밀해진 기분이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감각보다는 기계적인 느낌도 든다.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한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익숙해지는 것은 또한 경쾌함이다. 가볍고 작은 스티어링 휠, 몸을 잘 잡아주는 운전석도 마찬가지다. 경쾌함을 즐기면서 하체가 좀 더 묵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엠블럼을 달고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낮고 길어졌다<br>
새로운 엠블럼을 달고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낮고 길어졌다

스포트 모드가 그런 생각을 읽는다. 회전계가 붉은빛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단단함이 한 포인트 상승한다. 가속의 세기는 더 한층 바람을 타고, 확실히 다부진 감각으로 노면을 잡아나간다. 그리고 수동 모드(M)가 있다. M 모드에서는 패들 시프트를 다루는 재미가 추가된다. 평이한 도로에서 말고 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 손끝으로 전해지는 움직임의 변화를 즐길 수 있다. 기어 레버 변환은 심플하고 다루기 쉽다. 

1.5L HDi 엔진은 최고출력 131마력과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낸다. 출력보다 토크가 활기찬 디젤 특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가속의 구비마다 출력과 토크의 협력이 기민하게 이루어진다. 작은 엔진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파워에 아쉬움은 크게 없다는 얘기다, 자동 8단 변속기와의 매칭도 효율적인 힘의 분배를 돕는다. 기어가 6단에서 8단으로 변경된 결과는 복합연비 17.2km/L의 성과로 이어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108g/L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달라진 푸조의 모습이다. 이제 숨겨진 스위치 따위는 없다. 웬만한 건 스티어링 휠 안에서 다룰 수 있다. 모두 잘 보이고 무슨 기능인지 알기 쉽다. 중앙 터치 스크린은 7인치에서 10인치로 커졌다. 시승차인 GT 트림에 제공되는 i-토글 디스플레이는 공조, 전화,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해서 제어 버튼을 선택할 수 있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음성 안내가 다소 부자연스럽다. 어디 말투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다행인 것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 세미 버킷 타입 시트는 몸을 밀착시키는 착좌감이 좋다. 센터페시아 아래쪽 공간 활용도 좋다. 듀얼 컵홀더 앞으로 깊숙한 수납공간이 있고 그 상단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센터콘솔도 깊숙해서 쓸모 있다. 도어 포켓도 넉넉하다. 

스포티한 운전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변모했다<br>
스포티한 분위기의 운전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변모했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가만 보면, 펜으로 쓱쓱 그린 것처럼 거침없다. 선은 날카롭게 도어쪽으로 파고들지만 베일 것처럼 거칠지는 않다. 소재는 그다지 고급스럽지는 않으나 싼 티 나는 것도 아니다. 그 중간 지점에서 스포티함으로 커버한다. 

늘어난 휠베이스로 공간이 커져서만이 아니라 신형 308은 여유가 있다. 뒷좌석이 편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시트를 접을 수 있고 스키 스루를 활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손쉽게 조작할 수 있고 차선유지 기능도 잘 반응한다. 야간 주행에서도 시인성이 좋았다. 밤의 도로 풍경이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이는 기분. 편안한 주행 느낌은 가벼움과 경쾌함 사이 그 어디쯤에서 스포티함으로 잘 버무린 인상이다. 

어디서나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스타일이 실용적 요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신형 308의 미덕일 것이다. GT 성격을 온전히 부여하긴 어렵다 해도 해치백으로 즐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GT임에는 틀림없다. 찬찬히 보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 한번 경험해보는 시승 아니라 소유했을 때, 자신만의 차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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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file | NEW PEUGEOT 308

가격 4230만 원(pro) 크기(길이×너비×높이) 4380×1830×1455mm 휠베이스 2680mm
엔진 직렬 4기통 터보 1499cc 디젤 최고출력 131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kg·m/1750rpm
변속기 자동 8단 연비(복합) 17.2km/L CO2배출량 108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40 R18 

Ⓒ월간 <오토카코리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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