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7세대 BMW 7시리즈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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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7세대 BMW 7시리즈의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22.06.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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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7세대 7시리즈를 공개했다. 공식적으로는 7월 7일부터 예약을 받고 11월부터 출고할 예정이다. 공개된 신형 7시리즈의 내외장 디자인은 BMW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혁신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2023년형으로 공개된 7세대 7시리즈(G70)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391, 1950, 1544mm이고 휠베이스는 무려 3215mm이다. 그래서인지 롱 휠베이스 모델 없이 하나의 차체만 나온다고 한다.

BMW 7시리즈는 1977년에 1세대가 나왔고, 브랜드 특징에 의해 진화해 왔지만, 되돌아 보면 1986년의 2세대(E32)가 혁신적 변화를 보여줬고, 2002년에 등장한 4세대(E65)가 크리스 뱅글의 디자인으로 파격적 변화를 보여줬었다. 그리고 이후의 5세대(F01)와 6세대(G11)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7세대 7시리즈(G70)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델이 함께 발표되면서 그야말로 개벽같은 디자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7세대의 차체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코 앞모습이다. 이미 X7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 선보인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분리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됐다.

그런데 앞 범퍼의 디테일이 전기 동력 모델 i7과 엔진을 탑재한 7시리즈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전기 동력 모델은 주로 수평 기조의 조형이 강조돼서 어딘가 전자제품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반면에 하이브리드 공개된 모델의 앞모습은 기본적인 구성은 같지만, 키드니 그릴 아래쪽이 투톤 색상으로 구분되면서 만들어진 사선 이미지로 역동적 인상이 더해졌다. 

뒷모습에서는 수평 비례의 테일 램프 디자인과 트렁크 리드 중앙의 커다란 BMW 배지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범퍼와 차체가 만나는 부분에 샤프한 모서리로 구분을 해서 수평적인 면 분할이 시각적으로 느껴지게 했다. 이런 수평 면 분할과 수평 그래픽의 테일 램프 등으로 뒷모습은 슬림한 인상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역동적인 인상이 강하다. 

한편 BMW의 상징 같았던 호프마이스터 커브의 쿼터 글라스도 좀 더 각을 강조한 그래픽으로 다듬어지고 글라스 자체에 새겨진 패턴도 새로운 인상을 준다. 

변화된 감각은 실내에서도 눈에 들어온다. 전기 동력 SUV 모델 iX와 거의 비슷한 감각의 직사각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운전석 클러스터 위치에 자리 잡았다. 그 아래에는 마치 크리스털 감각으로 입체 형상의 투명 트림이 우드 트림을 대신하며, 조명 효과까지 들어갔다.

조명 효과는 파노라마 루프에도 적용돼 있다. 롤스로이스의 별빛 천정이 아날로그적 감성이었다면 이 조명은 마치 디지털 감각의 오로라 같은 인상이다.

그렇지만 7세대 7시리즈의 실내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뒷좌석 천정에 달린 와이드 스크린일 것이다. 이 스크린 하나로 실내 분위기는 완전히 압도되는 인상이다. 게다가 앞 좌석의 시트 등받이는 헤드 레스트 일체형 디자인이다. 대부분의 전통적 세단이 분리형 헤드 레스트를 채택한 것은 뒷좌석 승객의 시야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 7세대 7 시리즈는 와이드 스크린으로 인해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 건지도 모른다.

게다가 각각의 도어 트림의 암레스트에는 마치 개별 스마트폰처럼 터치 디스플레이 패널로 인터페이스가 적용돼 있다. 디지털 기술은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열어주는 게 사실이다.

새로이 공개된 2023년형 7세대 7시리즈 모델은 사실상 모든 것을 갈아 엎는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과 상하로 분리된 헤드 램프와 주간주행등의 전면을 보면 차량의 존재감은 정말로 확실하다.

그 동안 벤츠와 대비되어 온 BMW의 멋은 은근함을 통해 드러나는 지성미였다면, 7세대 7시리즈의 디자인은 그러한 은근함 대신 대담한 전위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

7세대까지 진화해 온 BMW 7시리즈 디자인은 1977년 최초의 7시리즈 등장 이후 한 브랜드의 기함 모델이 46년 동안 추구해 온 가치 변화를 디자인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디자인에는 정해진 하나의 답이 없다. 그 대신 정도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BMW의 7세대 7시리즈가 추구하는 가치는 대담한 전위적 기술과 감성일지 모른다. 작년에 등장한 새로운 벤츠 S-클래스가 전통을 고수하는 모습을 택한 것과 명확히 대비되는 전위성, 그것이 BMW가 새로운 7시리즈로서 새로운 S클래스에 맞서기 위해 내놓은 방향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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