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필요해, 기아 올 뉴 니로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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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필요해, 기아 올 뉴 니로 EV
  • 나경남
  • 승인 2022.07.0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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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아 니로 EV는 같은 세대의 니로와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특히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첫인상도 달라졌다. 좋은 쪽은 아니다. 충전구의 위치는 전면의 정중앙. 이 부분은 솔직히 좀 성의가 없다고 느낄만하다. 니로 EV의 충전구 위치는 실제 충전시에는 여러모로 편의성이 높겠지만, 디자인적으로 그 흔적을 전혀 감추려 하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 애초에 오리지널 니로의 전면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면 모를까. 전용으로 설계된 디자인에서 왜 이런 부분을 좀 더 신경 쓰지 않았을까. EV 전용 모델로 설계된 것이 아니었지만, 충전구를 디자인에 잘 녹여낸 전동화 버전의 제네시스 G80이나 GV70의 예를 떠올려보자. 

사실 충전구의 위치나 디자인은 핵심이 아니다. 니로는 결점이 거의 없다는 뜻을 살린 그 이름처럼 모나는 부분이 거의 없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작명 센스야말로 결점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말이다. 전동화 버전의 니로는 오리지널 하이브리드 버전의 니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워진 디자인은 기아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며 실내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등도 이미 수준급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깔끔하고 정갈하다. 니로의 차급과 경제성을 생각하면 분명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다. 적어도 한 단계 이상의 인테리어로 평가받을 만하다. 여기에 친환경성을 고려해 재생 소재를 사용하거나 천연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식의 노력도 긍정적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공간 설계와 평평한 2열 플로어 등은 니로다운 강점을 충분히 어필한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산업부 인증 수치 기준으로 401km. 배터리의 용량은 64.8kWh로 자사 전기차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EV6 롱레인지의 배터리 용량보다 약 12kWh가 더 낮지만(EV6 배터리 용량은 77.4kWh) 주행 거리는 겨우 2km가 차이 날 뿐이다. 그 말은, 상대적으로 효율이 무척 높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효율을 강조한 니로 EV의 성격은 여기저기서 많이 드러난다. 전기 모터는 최고 204마력의 출력(150kW)을 내고 최대토크도 EV6보다 약 30% 이상 낮다. 배터리 용량이 조금 작은 대신 효율을 높임으로써 활용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단지 급속 충전시의 소요 시간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EV6가 급속 충전기로 80%까지 약 18분이 걸리는 것과 비교했을 때, 니로 EV는 약 45분이 걸린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군을 돌아오는 왕복 92km 거리의 시승에서 보였던 전비는 약 5.4km/kWh. 기아에서 발표한 복합 전비 5.3km/kWh와 거의 차이가 없다. 중간 기착지로 설정된 카페에는 실제 운행 전비를 표시한 모니터가 설치되었는데 7km/kWh 이상의 높은 전비를 기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다양하게 테스트해보겠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주행이라면 실제 전비는 예상보다 좋을 것 같았다. 

니로 EV는 주행에서도 크로스오버적인 특징이 드러난다

주행 질감이나 가속 성능도 나쁘지 않고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차체 움직임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서스펜션의 강성 질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부분도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기분 좋게 놀랄 만한 부분은 없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뚜렷한 개성과 놀라움을 느끼게 할 요소들은 이미 다른 기아(또는 현대)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니로 EV의 순간 가속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각 주행 모드에서의 차이도 마찬가지. 드라마틱한 차이보다는 형식적인 정도의 변화 느낌이다. 거의 모든 주행 장면에서가 그렇다.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그리고 움직임 모두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별로 없다. 콤팩트한 SUV와 비슷하면서 해치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그 양쪽 무엇도 아닌 크로스오버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듯도 하다. 

기아 올 뉴 니로 EV에 대한 총평은 특별한 단점은 없지만 뚜렷한 장점도 없는 무미건조함이다. 물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음이 꼭 어중간한 포지션이라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드라마가 없다는 것이 꼭 단점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니로 EV만의 색깔을 위한 ‘양념'이 좀 더 자극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제품이든 끌리는 무언가가 필요한 법이니까. 

 

KIA NIRO EV
가격(개별소비세 3.5%, 친환경차 세제혜택 포함) 4910만 원(어스 트림 기준)
크기(길이 x 너비 x 높이) 4420 x 1825 x 1570mm 휠베이스 2720mm 무게 1705kg
배터리 용량 64.8kWh 모터 최고출력 150kW 모터 최대토크 255Nm 복합전비 5.3km/kWh
1회 충전 복합주행거리 401km 변속기 자동 1단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215/55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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