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의 야생마, 포드 브롱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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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의 야생마, 포드 브롱코
  • 오토카코리아
  • 승인 2022.07.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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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코’라는 이름은 입에 착 붙지 않는다. 조금은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25년 만에 복귀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에는 처음 들어왔다. 그렇지만 역사는 오래다. 아이디어는 1960년대 초, 머스탱을 고안한 리 아이어코카(Lee Iacocca)와 제품 매니저 도널드 N. 프레이(Donald N. Frey)에 의해 시작되었다. 지프 CJ-5, 토요타 랜드크루저 등과 경쟁하기 위한 것. 머스탱이 1964년, 브롱코는 1965년 시장에 등장했다. 둘 다 야생마의 이름이다. 

브롱코는 포드 F-150의 디자인을 따른 5세대 모델(1992년~96년)을 끝으로 단종되었다. 그래서 이번 6세대는 25년 만의 재탄생인 셈이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때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한 법이다. 6세대는 디자인에서부터 1, 2세대의 초기 디자인 요소를 불러오고 강인한 섀시를 바탕으로 탈부착 가능한 도어와 지붕 등 오리지널 4×4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처음 브롱코를 만나는 자리는 경기도 안성의 어느 채석장. 여러 말 할 것 없이 일단 오프로드 성능을 한번 맛보라는 의도다. 반쯤 깎인 산허리를 뒤로 하고 여러 대의 시승용 브롱코들이 서 있다. 다소 황량해 보이는 미국의 어느 서부 지대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에 긴장감마저 감돈다. 인스트럭터와 동행해 준비된 코스 탐사에 나선다. 

 

B 코스는 채석장 주변 3.5km 임도를 달리는 것. 통행이 거의 없는 곳인데다 일부러 험로 구간을 만들어 만만치 않은 코스다. 고트(G.O.A.T. : Goes Over Any Type of Terrain) 즉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다는 지형 관리 시스템을 사용해 보는 게 포인트. 6가지 주행 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슬리퍼리, 샌드, 머드/루츠 등. 로 기어 선택을 포함하는 로터리식 셀렉터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다만 모드 변경 후 확인은 모니터에서 해야 한다. 

출발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오르막에서는 높은 rpm을 유지하며 지체 없이 올라야 한다. V6 2.7L 314마력 엔진은 여유 있게 등판력을 뒷받침한다. 55.0kg·m에 이르는 토크도 선이 굵다. 등판에 이어 울퉁불퉁한 노면을 달리며 놀란 것은, 파워보다 승차감이었다. 상당한 기울기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꽤 편안하다는 느낌을 유지했다. 균형을 회복하는 감각도 빠르다. 

길은 거칠고 앞이 보이지 않는 지형도 나타난다. 이럴 때는 전방 카메라가 앞의 상황을 모니터에 비춰준다. 코-파일럿 360 시스템에 포함된 기능이다. ‘트레일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은 급경사 내리막에서 쓸모가 크다. 속도 설정에 맞춰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안정적으로 하강할 수 있다. 일반적인 HDC(내리막길 주행 제어장치)와 비슷하지만 속도 설정 범위가 넓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트레일 턴 어시스트’ 기능이다. 코너를 꺾어 나갈 때 공간 여유가 없을 경우, 여러 번 차를 움직여야 한다. 이 기능은 진행 방향 뒷바퀴의 구동력을 잠궈 지지대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바로 그 자리에서 코너를 감아나갈 수 있게 한다. 회전반경이 상당히 짧아지는 경험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작동 버튼은 대시보드 위에 자리한다.

이어지는 A 코스에서 범피와 사면로, 진흙 코스, 도강 코스, 웨이브와 자갈 코스 등은 싱거우리만치 쉽게 통과했다. 국내에 첫선을 보인 브롱코는 오프로드에서 4×4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브롱코는 지프 랭글러를 주요 경쟁자로 삼지만 랜드로버 디펜더도 충분히 사정권에 넣고 있다. 실내를 살피기엔 시간이 부족했으나 소재 질감은 다소 투박해보였다. 이런 부분은 가격 측면에서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온로드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월간 오토카코리아 6월호

Fact file | FORD BRONCO OUTER BANKS

가격 6900만 원(개별소비세 3.5% 적용, VAT 포함)
크기(길이×너비×높이) 4810×1930×1930(1845)mm 휠베이스 2950mm
엔진 직렬 V6 2694cc, 트윈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14마력/5500rpm
최대토크 55.0kg·m/3500 변속기 자동 10단 연비(복합) 8.2km/L
CO2배출량 205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트레일링 암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55/7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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