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스티븐슨,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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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스티븐슨,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말하다
  • 리처드 웨버(Richard Webber)
  • 승인 2023.02.1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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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웨버가 자동차 디자인의 현안과 미래 가능성에 대한 그의 견해를 물었다

프랭크 스티븐슨(Frank Stephenson)은 30년 이상 자동차 디자인 게임의 정상에 있었다. 그야말로 대단한 이력을 가진 그는 포드, BMW, 미니. 마세라티, 페라리, 피아트, 란치아, 알파로메오에서 최고의 스타일링을 했다. 그리고 맥라렌의 디자인 여정을 시작부터 맡아 완전히 새로운 제품 주기의 서막까지 이끌었다.

2018년 ‘프랭크 스티븐슨 디자인’의 탄생과 함께 자유인이 된 62세 미국인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주 흥미롭고 다양하며, 자동차 세계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독특한 관점이 알고 싶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르게 보여야 하는가? 실속 있는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예술적 사륜구동 모델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리고, 중요하진 않지만, SUV는 본질적으로 못생긴 것일까?

테슬라로부터 결코 원하지 않는 것은 셔츠를 갈아입는 것처럼 디자인을 바꾸는 것이다

내연기관의 패키징 제약이 사라지면 자동차 디자인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EV의 세계는 자동차 인테리어 패키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동력 장치를 줄이기 시작하면 차량 내부에 공간이 많이 뚫리게 되는데,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 가족용 차량은 훨씬 더 편안해질 것이다. 인지되는 공간은 안락해진다. 사람들이 일등석을 타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것은 외부 디자인에 반영될 것이다. 1995년 신형 미니를 디자인할 때 내가 했던 스케치는 나중에(2000년) 나온 차보다 10년을 앞서갔다. 앞쪽에 전기모터를 적용해 아키텍처를 완전히 바꿨지만 미니룩은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길이는 그대로지만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이 실내 공간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것이 앞으로의 자동차가 변화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세단처럼 2박스, 3박스 디자인이 아니라 1박스, 1.5박스 디자인이 될 것이다. 바퀴들은 각 모서리로 밀려나고 앞부분이 더 뭉툭해질 것이다. 그럼 그걸 멋지게 보이도록 연출하는 게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이다.

공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한다면 공기역학적 벽돌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어둠의 마법이다. 최소화된 간격, 깨끗한 표면 등 매끈함이 중요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클레이 작업을 할 때 접하기 시작했던 비누 덩어리 같은 모습처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차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과학적 이해이다. 그리고 전기 모터는 공기역학적 문제를 상쇄할 수 있는 충분한 파워를 제공한다. 우리를 충격에 빠뜨릴 만큼 많은 해결책들이 나오고 있다. 나는 우리가 공기역학에 대해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테슬라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보수적인 스타일인가?

“테슬라는 현명한 접근을 했다. 고객들은 그 가격대의 신생 자동차 회사가 셔츠를 갈아입듯이 디자인을 바꾸는 것은 결코 원치 않는다. 자주 바뀌면 일관성이나 자신감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디자인 언어를 다듬는 것이지 큰 변화를 주는 게 아니다. 테슬라가 보이는 방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처음부터 정곡을 찌른 셈이다.

대중을 위한 자동차 디자인을 급진적으로 하지 않을 때는 시간을 초월하는 요소가 있다. 만약 하이퍼카의 디자인이라면 오트 쿠튀르를 하는 것,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 디자인의 청결도는 몇 년 동안 좋아 보일 것이다. 테슬라임을 알 수 있고, 다른 차처럼 보이지 않는다. 멋지고 깔끔하고 또렷한 글씨체 같아서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사이버트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 차는 내가 오늘날 업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자동차이다.”

양산 EV 디자인 중 가장 인상 깊은 차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기 자동차의 장점을 제대로 이용한 이는 아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소형차 중에서는 폭스바겐 ID.3을 선호한다. 골프 같지만 더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아마 더 빠를 것이다. 디자인 면에서는 나를 흥분시키지 않지만, 폭스바겐답다. 기발한 요소들이 있지만, 진지하고, 단순하며, 독일적인 것이 좋다. 

옆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 1.5박스의 비율이 역동적이고, 살짝 밀어내서 산뜻해 보인다. 유리가 꽤 앞으로 뻗어나간 느낌이 좋다. 전면에는 그렇게 큰 공기 흡입구가 필요 없다. 나는 브레이크를 위한 측면 흡입구와 최소 크기의 다른 냉각 흡입구가 있는 견고한 벽 같은 앞모습을 선호한다.

블랙아웃 처리한 실 패널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차 바닥이 들떠 보이고, 차가 좀 더 오프로드 느낌으로 보인다. 내 관점에서는 이보다 더 낮게 자리 잡은 듯 보여야 한다. 뒷모습은 멋지고 깔끔하지만 검정색이 범퍼까지 내려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의 견고함을 많이 앗아가고 있다.

다르면서도 여전히 폭스바겐답기 때문에 이 차를 좋아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걸작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름다운 SUV를 디자인하는 것은 왜 어렵고, 누가 그것을 가장 잘했나?

“우리는 큰 물체를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SUV가 무조건 큰 것은 아니지만 껴안고 싶을만한 크기도 아니다. 하지만 빛나고 민첩해 보이는 SUV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애스턴 마틴 DBX는 매우 잘 해냈다. 일종의 스포츠카처럼 생겼다. 람보르기니 우루스에는 거부감을 느낀다. 베르사체 드레스처럼 지나치게 과장됐다. ‘아니, 아침 9시에 그걸 왜 입고 있어?’

벤틀리 벤테이가와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모든 곳에 기교가 있지만 부피가 크고 사실상 바퀴 달린 궁전이다. 나는 레인지로버 벨라가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밑에 있는 것에 맞춰 다림질한 슈트 같다. 벨라는 바퀴 달린 박스가 아니다. 많은 형태, 복잡한 모양과 표면을 가지고 있다.

유리 면적을 통해 차량을 밝게 할 수 있지만 집에 커튼을 쳐놓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는 없다. SUV는 일반적으로 가족용 차량이기 때문에, 측면 유리 영역을 크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SUV는 아니지만 시트로엥은 피카소를 통해 그걸 보여줬다. 실내가 매우 쾌적하고, 매우 멋지고 독특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전기 SUV의 경우 네 개의 인휠 모터를 탑재하면 변속기 터널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배터리만 있으니 공간을 늘리고 인테리어를 재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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