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타고 브라이튼에서 글래스고까지 8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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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타고 브라이튼에서 글래스고까지 800km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22.04.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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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는 겨울날 브라이튼에서 글래스고까지 800km를 달릴 수 있을까? 맷 샌더스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기아 프로시드를 동반하고 시험에 나섰다
사진 맥스 에들스턴(Max Edleston)

오전 10시 15분 브라이튼 마데이라 드라이브

자갈 많은 브라이튼 해안가의 온화한 월요일 아침이다. 보행자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그리고 무법자 같은 전기 스쿠터들이 몰려나와 예상치 못한 2월의 비타민 D를 흡수하고 있다. 카페 주인들은 바닥을 쓸고, 테이블을 깔고, 활기찬 점심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날씨가 이상적이다. 하지만 가는 길에 겨울비가 예고되어 있다. 

여기서 글래스고까지는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북쪽으로 약 750~800km 정도 거리다. 오늘은 기아 EV6를 이용해 2022년 현재의 영국 도로망에서 전기차로 그러한 거리를 주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아볼 참이다. 

촬영을 맡은 맥스 에들스턴은 204마력 1.6L 터보 가솔린 엔진과 53리터 용량의 연료탱크를 탑재한 기아 프로시드 GT를 타고 함께할 예정이다. 이 정도 여정은 쉽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자동차다. 나는 싱글 모터, 후륜구동, 중간급 사양인 EV6를 타고 이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은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가 될 것이지만, 나는 토끼가 나무 밑에서 잠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공공 EV 충전 인프라스트럭처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정말 드문드문하고 느린 성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시설들을 직접 이용할 계획이다.

나의 경우, 순수 전기차를 타고 브라이튼을 떠나 장거리를 달리는 이런 시승을 이미 12년 전에 해봤다. 고속도로에 급속 충전기가 보급되기 전이었고, 모든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보잘 것 없던 시절에 이미 동일한 여정을 떠났던 것이다. 당시 시승차는 미니 E 프로토타입이었다. 배터리용량은 30kWh 미만이었고, 이걸 다시 채우는 방법은 그래니 케이블(휴대용 충전기) 뿐이었다. 완주에는 4일이 걸렸고, 내가 차를 타며 겪은 것 중 가장 불안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사진과 영상 촬영을 위해 해안가에 있는 상점들을 어슬렁거리다가 오전 10시 45분에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결연한 눈빛을 교환하며 길을 떠났다.

이번 테스트는 브라이튼의 해변가에서 시작되었다

12시 46분 M1 북향, 밀턴 케인즈 인근

우리의 첫 250km는 쉽게 지나갔지만 완전히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다. 사진작가는 프로시드에 탑재된 순정 내비게이션에 의존한 반면 나는 추가적인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그동안 전기차를 타며 경험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을 통한 경로 안내가 더 우수하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최근 추천하는 앱은 기억하기 몹시 쉬운 이름을 가졌다. 베터 루트플래너(A Better Routeplanner)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당신이 어떤 자동차를 운전하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만 정확히 알려주면 거기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 해당 차의 현실적인 고속도로 주행가능 거리를 파악하여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혹은 그에 가까운) 경로 상에서 사용 가능한 가장 빠른 DC 급속 충전기를 경유하는 경로를 제시한다. 실제 작동하고, 사용가능하고, 해당 차와 호환 가능한 충전기만 추천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장거리 주행에서는 한 번 더 정차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빠르다는 것을 알지만, 항상 80%를 넘어서면 충전 속도가 상당히 느려지기 때문에 그 이상 충전하는 것은 피한다. 역시 똑똑하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영리할까? 루트 플래너는 M40과 M6로 나를 안내했다. 물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비콘스필드 부근 M40이 45분가량 정체된다는 고속도로 메시지판의 경고나 사실상 도로폐쇄를 불러온 M6의 충돌 사고를 무시했다. 그래서 나는 두 번 모두 안내를 무시했다. 리즈, 웨더비, 바너드 성을 경유하도록 경로를 변경했다. 그러자 레스터 바로 서쪽 맥도날드 주차장에 있는 인스타볼트 급속 충전기가 추천됐다. 

시속 110km로 정속 주행하는 EV6는 거의 5km/kWh의 전비를 유지하며 순조롭게 달렸다. 풀 충전 시 현실적으로 고속도로에서 350km를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오후 2시, 아직 100km를 더 달릴 수 있는 전기가 남아있는 상태로 문제의 충전기 앞에 도착했다. 루트 플래너가 알려준 대로, 사용가능하고 작동되고 있는 충전기다. 연결은 간단하고, 2분 이내에 EV6는 120kW로 전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이 상태로 20분이면 다음 목적지까지 가고 남을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바로 옆 카페에 들러 샌드위치를 먹고 오는 데 걸리는 시간 만큼이다(미안해, 맥도날드).

 

41.5kWh의 충전 비용은 18.68파운드
이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오후 3시 10분 M1 북향, 반슬리 인근

평탄한 주행이 계속되고 있다. 교통상황은 무난하다. 에들스턴과 이야기해보니, 프로시드의 내비게이션은 기자의 루트 플래너가 놓쳤던 정체 상황을 감지했다. 그는 나보다 30분 정도 앞서 있지만, 아직 연료를 넣기 위해 멈추지 않았다. 

결국 아슬아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V6는 이것을 놀라울 정도로 부담없이 처리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EV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주행거리가 뒤틀리는 것을 보곤 했다. 하지만 EV6는 매우 정확하다. 어떤 경우든 대부분의 운전자가 원하는 범위에 걸맞게 긴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 

300km 이상 쉬지 않고 운전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게 바로 현대식 전기차가 당신에게 제공하는 주행가능 범위이다. 

다시 한 번 빠르게 넘어가면, 차의 전력을 보충하는 동안 눈을 쉬게 하고, 방광을 비우고, 보온병을 채우기 위해 30분 동안 휴식하는 것은 적절한 장소에 차를 세우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마도 거기에 도착하면 운이 좋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다음 장소는 리즈 스켈튼 호수 휴게소이다. 이 휴게소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오니티 급속 충전기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도 6개는 사용 중이고 3개는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200kW 이상의 경이적인 충전 속도(아이오니티가 약속하는 것, EV6가 가능한 것)를 기대하며 연결했지만 실제로는 평균 75kW밖에 되지 않았다.

kW당 69p의 비용(아이오니티의 할인요금을 적용받지 않는 한, 대부분의 급속 충전기보다 배에 가깝게 비싸다)을 지불하며 기대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것 말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26분 후, 배터리가 가득 찬 것은 아니지만 그레트나 국경 바로 너머로 예정된 마지막 기착지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더 이상 어슬렁거릴 필요 없다.

아이오니티는 200kW 이상을 약속하지만, 리즈에서는 75kW밖에 얻지 못했다
샌더스는 그의 EV6 충전을 위해 자주 멈춰 서야 했다

오후 7시 3분 A74(M) 북향, 엘반풋 인근

운전하느라 긴 하루를 보냈지만, 거의 끝나가고 있다. 잔뜩 찌푸린 하늘아래 비에 젖은 A66 도로를 탄 우리는 데일즈와 페나인산맥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오르막을 달리자, 예상됐던 주행가능 거리가 걱정스럽게 하향 전환됐다. 마침 앞유리에는 김이 서려 시야를 방해했다(송풍기를 살짝 올리면 금방 해결된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우리도 지쳤다. 약 40km의 주행가능 거리를 남긴 채 그레트나의 아이오니티 충전기 앞에 도착했다.

어둡고 추웠다. 비가 왔다면 우리도 꽤 젖었을 것이다(아직 대부분의 충전 설비에는 비를 피해 주차할 수 있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요크셔 전력망보다 우리에게 더 친절한 스코틀랜드 전력망은 매우 기운찬 150kW의 전력을 EV6에 공급했다. 16분 만에 배터리는 80%가 넘게 차올랐지만, 운전자가 과자에 대한 욕심을 부리느라 출발이 지체됐다. 충전이 이보다 더 빨라야 할 이유가 있을까? 

글래스고까지는 130km 남았고, 우리는 여정을 마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언제?

클라이드 바로 남쪽의 접선지점에 도착했을 때, 에들스턴은 이미 이곳에 들렀다가 촬영장소를 물색하러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돌아온 그는 정확히 오후 7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세 번 쉬었는데, 주유를 위해 멈춘 것은 한번이다. 그 말은 내가 그에게 40분 뒤처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쉬었던 횟수는 같지만 매번 분명히 조금 더 오래 쉬었다. 둘 다 750km의 주행거리를 기록한 이번 여정에서 40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차이이다. 따라서 기자의 생각에는 EV6의 정신적 승리다. 

만약 모든 휴게소에 150kW 충전기가 있었다면 시간차이를 30분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운 좋게 있는 그대로 충전을 할 수 있었고, 특전을 누리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

영국 도로에서 전기차로 장거리를 이렇게 잘 달려낼 수 있을지 누가 알았을까? 게다가 충전하는 데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문제는 전기가 바닥난 상태에서 어떤 충전기 앞에 당도하게 되면, 당신은 그들이 요구하는 어떤 조건이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쟁의 힘으로 가격이 계속 낮아지길 바란다. 그리고 사람들은 더 나은 조건을 얻기 위해 고속도로를 벗어나 수km를 돌아갈 만큼 대담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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