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신, 테슬라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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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신, 테슬라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해야
  • 오토카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22.03.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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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4680 원통형 배터리 형상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드높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유형별(각형, 파우치형, 원통형)로 각각의 특징이 존재하며, 배터리 제조사의 보유기술과 완성차업체의 설계 철학에 따라 원하는 유형의 배터리를 전기차에 채택하고 있다. 이중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진출 초기부터 생산성이 뛰어난 원통형 배터리 기술에 집중해 왔다.

원통형 배터리는 `91년 소니가 자사 캠코더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세계 최초로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했다. 이때 사용한 규격인 18650 형번은 배터리 지름 18mm, 높이 65 mm를 의미하며 마지막의 0은 원통형을 의미한다. 아무튼 이러한 배터리는 이후 소비자가전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다. 

 

테슬라는 소비자 가전에서 표준적으로 쓰이던 배터리의 하나인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08년에 출시한 ‘로드스터’에 탑재하여, 원통형 배터리의 전기차 적용 가능성을 최초로 입증한 바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최초 적용하면서도 설계를 고도화하여 상품성 높은 전기차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규격 변화가 이어졌다. 테슬라는 기존에 사용하던 18650 배터리의 지름과 높이를 키운 21700 배터리를 `17년 모델 3에 채택하며 단전지의 에너지 증가와 더불어 원통형배터리의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기술 혁신도 뒤따르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특유의 형상으로 인해 패키징 시 발생하는 불용공간(Dead space)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해 공간 효율성을 높인 기술(Cell to Pack, Cell to Chassis)을 개발 및 도입 예정이다. 'Cell to Pack'은 모듈을 생략하고 셀을 바로 팩에 조립하는 기술로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테슬라는 올해, 지난  `20.9월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한 4680 배터리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 테슬라는 `21.4분기 실적발표에서 `22년 중 4680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Y 양산 개시를 선언하였으며, 현재 파나소닉과의 협력하에 4680 배터리의 양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테스트 중이다. 

크기는 기존 배터리(21700)보다 큰 지름 46mm, 높이 80mm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컨셉을 발표했다. 단전지를 더 크게 만들수록 배터리의 에너지당 공정횟수 감소로 생산비용이 감소하나 단전지가 너무 커지면 불용공간이 증가하므로, 주행거리와 원가절감을 고려한 최적화 설계라는 설명이다.

Tabless 설계를 보여주는 전지하단 단면<br>
Tabless 설계를 보여주는 전지하단 단면

 

단전지 크기 확대에 따른 충전시간 증가를 'Tabless' 설계를 도입하며 전기저항 감소로 상쇄시킴으로써, 충전시간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단전지 용량을 증가시키는 설계를 구현했다. 

건식전극기술과 공정속도 개선을 통해 생산속도를 높이고, 단전지의 크기증가에 힘입어 배터리 활성화 공정에 필요한 자원을 감소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원가절감이 가능해진다. 또한 생산성이 향상된 공장은 동일 투자비로 더 많은 배터리를 양산해냄으로써 시설투자 효율성이 강화된다.

4680 배터리 출시 이후, 배터리 업계의 이슈는 화학적 조성보다는 폼팩터에 집중될 전망이다. 4680 배터리의 기획 의도가 폼팩터를 키움으로써 주행거리 증가 및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는 만큼, LFP vs NCM과 같은 양극재 화학적 조성 등의 대결 구도와는 별개로 업계에 새로운 이슈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4680 배터리 양극재가 NCMA임을 밝혔으나, 추후 LFP도 적용 가능함을 시사했다.

 

전기차의 가격 이슈가 상존하는 가운데,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BNEF에 따르면 `22년은 배터리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지 않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소재, 공정기술이 개선되고 규모의 경제가 이뤄짐에 따라 매년 하락하던 배터리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공급망 교란과 주요 원자재(리튬, 니켈, 코발트)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하락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각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25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60달러/kWh까지 낮출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생산원가의 40%에 이르는 배터리 기술의 내재화를 통해 대형 배터리사에 헤게모니를 넘겨주지 않고 완성차 회로서의 기술 최적화 및 원가 통제력 유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조용한 혁신인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는 배터리·완성차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 업계는 테슬라 4680 배터리 대량양산 이후를 대비할 것이며, 이는 향후 전기차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및 타 완성차 회사의 중대형 원통형배터리 수주에 대비하여 연구개발·양산을 준비 중이다. 기존 중대형 각형과 파우치형을 차용하는 완성차 회사들은 원가절감이 된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탑재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새로운 화학 조성이나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외에도 배터리설계에는 기술 혁신의 여지가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리튬-공기전지, 리튬-황전지, 리튬메탈전지, 전고체전지 등)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신기술이 상용화되어 제품화되기까지 원가, 양산성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존재한다.

전기차 메가트렌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원가의 40%에 해당하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다. 현존 이차전지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설계의 개선 및 경제성 개선도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료 제공 :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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