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아는, 제네시스 G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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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아는, 제네시스 G90
  • 박해성
  • 승인 2022.02.0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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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탈바꿈한 제네시스 기함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잘 짚어낸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한 우아한 외관, 첨단 테크놀로지와 아날로그 감성이 조화롭게 스며든 실내,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는 안락하고 정숙한 쇼퍼드리븐…

제네시스가 마련한 신형 G90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시승차를 만나 용인 수지의 제네시스 전시장까지 이동하면서 차의 뒷자리에 앉아 쇼퍼드리븐을 먼저 경험했다. 말하자면 플래그십 세단 G90의 핵심이 이처럼 럭셔리한 이동 경험이라는 것.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고 차량에 다가가니 숨겨졌던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이 튀어나온다. 문을 여는데 도어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시승차는 4인승 퍼스트 클래스 VIP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독립된 시트는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나파 가죽의 질감과 시트와 색상을 맞춘 스웨이드 재질의 내장이 고급스럽다. 롱휠베이스 모델이 아닌 스탠더드 모델임에도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고 편안하다. 

문을 여닫을 때 ‘이지 클로즈’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버튼만 누르면 문이 편리하게 여닫히는 기능으로 국내에서 G90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고. 센터 콘솔과 뒷좌석 암레스트, 전 좌석 도어트림에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에르고 릴렉싱 시트에는 시간과 강도를 3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안마 기능이 있다. 러그 레스트와 열선, 통풍 기능을 지원하는 풋 레스트를 적용해 여객기의 1등석 부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었다. 

10.2인치의 터치식 후면 모니터는 양쪽 모두 블루투스 헤드셋을 연결해 독립적인 미디어 이용이 가능하다. 지도와 공조장치 외에 날씨, 골프장, 부동산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었다. 팔걸이 역할을 하는 중앙에도 암레스트 터치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통합형으로 공조, 시트, 마사지, 커튼, 조명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와 별도로 물리적 버튼도 아래쪽에 마련했다. 

이외에 휴대폰이나 소지품 살균 기능을 갖춘 암레스트 수납공간 등에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으로 살짝 졸음이 올 무렵 수지 제네시스 전시장에 도착했다. 

전시장에 구성된 제네시스 개발 스토리와 커피, 와인, 꽃 등 제네시스 G90 오너들에게 제공될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나오니 내가 타고 왔던 차가 이번엔 운전석 문을 활짝 열고 반갑게 맞아준다. 

다시 외관을 찬찬히 보니 제네시스 G90 디자인을 상징하는 두줄 라인이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이 디자인은 프런트의 쿼드 헤드램프부터 사이드, 테일램프까지 고르게 적용되어 있다. 매끈하게 빠진 옆모습은 대형 세단임에도 날렵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실내는 슬림한 송풍구가 길게 이어져 통일감을 주고 그 위로 소재와 색상을 달리해 떠있는 듯한(floating) 날개 형상 조형이다. 센터 콘솔은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고 입체적인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독특하다.

출발 전에 오디오를 세팅했다. 보통 시승의 경우 차량의 엔진 소리와 소음에 집중하기 위해 오디오를 켜지 않는데 이번 경우엔 달랐다. 제네시스는 G90에 뱅앤올룹슨의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23스피커)을 적용했다. '보스턴 심포니 홀' 또는 '뱅앤올룹슨 홈' 등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한다. 실내 환경과 차량 속도를 모니터링한 후 이와 연계해 실내 소음을 최소화, 안정화한 뒤 최상의 음질을 재생하는 첨단 기능이다. 안내음과 경고음 등은 운전석 헤드레스트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운전자에게만 송출된다.

준비를 마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시승차는 가솔린 3.5L 터보 엔진과 자동 8단 기어로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를 낸다. 일반 모드에서 부드럽게 세팅된 힘은 넉넉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이끈다. 덩치에 비해 움직임이 재빠르고 접지력도 나무랄 데 없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살짝 긴장한듯 전혀 다른 주행감을 만든다. 정속 주행에서 마냥 느긋할 것 같던 차체는 제법 탄탄하게 가속을 뒷받침한다. 웬만한 속도는 마음놓고 달려도 좋다. 이 과정이 느긋하게 이루어진다는 데서 기함의 위치를 인정하게 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조건과 운전 모드에 따라 에어 스프링의 강성을 3단계로 조절한다고. 고속으로 달릴 때는 차고를 낮춰 공기 저항을 줄이는 식이다. 노면이 울퉁불퉁한 험로에서는 차고를 높여 차체 하부를 보호한다. 방지턱, 경사로, 험로를 사전 인지하여 서스펜션을 최적 제어한다는 기능은 다양한 도로에서 무난한 승차감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특별히 거슬리는 곳은 없다.  

제네시스 G90은 9천만 원에서 시작해 롱바디 모델은 1억6천만 원이 넘는다. 이 가격이면 독일 3사를 비롯한 여타 브랜드의 고급차를 선택할 수 있다. 근데 국내 소비자들에게 메이커를 지우고 시승 경험만으로 선택하라면 G90 쪽이 많을 듯하다. 그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읽고 구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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