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폴스타 2의 디지털 미니멀 감성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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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폴스타 2의 디지털 미니멀 감성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22.01.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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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Polestar)의 중형급 승용차 폴스타 2가 국내에 나왔다. 폴스타 2는 이미 2020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모델이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606mm, 전폭 1859mm, 전고 1482mm, 휠베이스 2735mm로 요즘의 중형 승용차와 거의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고는 약간 높다.

차체의 형태는 앞바퀴굴림 방식 차량을 연상시키는데, 그 이유는 앞 도어의 분할선과 앞바퀴 사이 거리가 매우 짧아서다. 그렇지만 뒷유리가 매우 역동적인 각도로 누운 패스트백 형태로 볼 수 있다. 극히 짧은 데크 형태를 가진, 소위 세미 노치 패스트백(semi-notch fastback) 형태이다.

여기에 엔진을 쓰지 않는 전기차 특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극히 짧은 앞 오버행이다. 이렇게 짧은 앞 오버행으로 인해 후드의 길이가 길지 않음에도 전체의 차체 실루엣이 매우 역동적인 이미지다.

 

폴스타 2의 앞모습에서는 장방형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명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옆으로 누운 T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 주간주행등 디자인은 폴스타 브랜드의 모기업 볼보에서 유래된 것인데, 그것을 쓰면서도 폴스타는 볼보와의 연관을 약간 부정하는 듯한 인상도 준다.

차체의 형태는 팽팽하게 당긴 듯한 인상으로 인해 기하학적인 감성으로 구성돼 있다. 모서리를 강조하는 동시에 직각 이미지를 은연중 눈에 띄게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앞 범퍼 아래쪽의 슬림한 공기흡입구 그래픽과 양쪽의 삼각형 안개등 베젤 등이 전기 동력과 디지털적인 기술 특징을 표현한 조형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미지는 LED를 사용한 테일 램프에서도 슬림한 렌즈와 마치 디귿 형태로 직각으로 디자인 된 양쪽 램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직선 이미지 중심의 기하학적인 선들로 인해 매우 미니멀하면서 첨단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적인 미니멀 감성은 실내 디자인에서도 이어진다. 수평 기조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역시 팽팽하게 당긴 탄력있는 면들로 구성된 형태이다. 한편으로 운전석의 속도계 클러스터는 최근의 경향대로 풀 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갔지만, 마치 아이패드를 올려놓은 것 같이 개방감 있는 형태로 디자인하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다르다. 폴스타 2의 클러스터 후드 형태는 기존 아날로그 계기판을 장착했던 시대의 차들과 비슷한 이미지다.

사실 이 부분의 디자인을 왜 이렇게 무겁게 했는지는 의문이다. 센터 페시아에는 널찍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쓰였기 때문에, 센터페시아 패널을 제외하면 운전석을 중심으로 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형태는 20세기의 디자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서 센터페시아에서 앞쪽 콘솔로 이어지는 부분은 비로소 21세기 차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앞쪽 콘솔이 어딘가 무거운 인상은 남아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중앙 환기구가 센터페시아 액정 패널 뒤쪽 윗면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게 실제로는 냉난방 효율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앞좌석 승객의 얼굴로 직접 바람이 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앞뒤로 공간은 충분하다. 모두 힙 포인트가 높은 편이어서 타고 내릴 때 편하고, 실제 무릎 공간도 넓게 쓸 수 있다. 게다가 밝은 색채로 만들어진 안전띠가 어딘가 전기차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차체 형태가 뒤쪽에 아주 짧은 데크가 있는 이른바 세미 노치백 형태이면서 테일 게이트가 만들어져 있는 해치백 구조이기에, 공간 활용성은 매우 좋다. 필자는 이런 형태의 차체를 가진 폴스타 2를 세단형 SUV라고 부르고 싶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데크를 가진 세단 형태의 진짜 SUV도 나중에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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