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엔진으로 달리는 케이터햄 세븐 170R
상태바
스즈키 엔진으로 달리는 케이터햄 세븐 170R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22.01.16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배기량의 3기통 스즈키 엔진을 다시 탑재한 케이터햄.
그 결과 역대 가장 가벼운 세븐이 탄생했다

오만가지 조합의 케이터햄 중 하나만 고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컨피규레이터를 통해 갖가지 조합을 만들어 보는 과정은 쉽게 맛볼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케이터햄이 우편으로 가격표를 보내면, 주문자가 항목을 체크해 수표와 함께 회신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케이터햄에 시간을 빼앗기긴 마찬가지지만 요즘은 상호작용이 커졌다. 

선택은 더욱 어려워졌다. 케이터햄 차들은 대부분 똑같아 보이지만, 항상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종종 모델을 바꾼다. 세븐은 클래식 랜드로버와 비슷한 면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같은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차 한 대로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결국은 각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조합에 끌리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 조합을 하나씩 갖고 있으며, 나는 결국 그걸 소유했었다. 

신형 170R이 주목할 만한 이유는 무게가 440kg에 불과해 케이터햄의 가장 가벼운 양산 모델이다. 확실히 역대 케이터햄 차량 중 가장 가볍다. 

케이터햄이 660cc 3기통 터보차저 스즈키 엔진을 다시 받아들인 것이다. 단, 시판 라인업에서 사라졌던 수년 사이 스즈키 엔진은 K6A에서 R06A로 세대가 바뀌었다. 

이 새로운 엔진은 일본에서 경차 크기 밴에 사용되고 있다. 마침 라이브 리어 액슬을 포함한 모든 설정이 케이터햄 섀시에 잘 들어맞았다. 결과적으로 이 세븐은 일본의 경차 규격도 충족시킨다. 과거 케이터햄에 160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던 일본의 수입업체 VT 홀딩스는 이제 케이터햄의 새 주인이 되어 이 170을 만들었다. 

케이터햄은 고전적인 영국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일본에서 잘 팔린다. 케이터햄은 일본에서 판매될 신형 세븐의 약 80%가 170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수요만으로도 170은 사업적 타당성을 갖는다. 하지만 ‘가장 가벼운 케이터햄’같은 확실한 뭔가가 있다면 어디서든 장사가 될 것이다. 

170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대부분의 세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170 R과 170 S가 있는데, R은 경주용에 가깝고, S는 도로용에 가깝다. 둘 다 운전해 보긴 했지만 대부분 시간동안 사진 속 주황색 R을 운전했다. 

어느 버전이든 엔진은 6500rpm에서 84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4000-4500rpm에서 11.8kg·m이다. 5252rpm에서 출력과 토크 수치가 같은걸 보면, 고회전 영역에서 출력 커브가 얼마나 평평한지 알 수 있다. 케이터햄 중 배출가스가 가장 적은 차이기도 하다. 연비는 20.7km/L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109g/k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가속하는데 채 7초가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게와 전면 면적을 줄이는 것이 어떤 이득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롤 바와 카본파이버 사이드 패널은 옵션 목록에서 제공된다. 배기는 좋은 소음을 내지만 공격적인 큰 소음과는 거리가 있다

엔진에는 5단 변속기가 물려있다. R에는 스즈키 리어 액슬에 결합된 콰이프 ATB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이 있고, S에는 없다. 

또한 R에는 스포츠 서스펜션 팩(기본적으로 지상고를 조정할 수 있음), 탄소섬유 대시보드, 복합소재 시트, 4점식 벨트 및 일부 비기계식 보조 장치가 적용된다. S는 기본적인 날씨 대비 장비, 히터, 카펫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2만2990파운드(약 3680만 원)에서 R의 2만3990파운드(약 3840만 원)까지 이른다. 이건 구매자가 직접 조립할 경우의 가격인데, 그렇게 하길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케이터햄이 2395파운드(약 380만 원)를 더 받고 조립해준다. 

다른 세븐들과 마찬가지로, 기본 차량의 사양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쉽고 바람직하다. 지금 보는 이 오렌지색 자동차는 트랙데이 롤 바, 탄소섬유 측면 패널/후면 패널/앞 펜더 등 기록적인 공차중량을 실현하는 요소들이 돋보인다. 

모두 합쳐서 약 3만 파운드(약4800만 원)가 들더라도 케이터햄을 저렴하게 즐길 방법이 된다. 이런 차를 앞에 놓고 돈 얘기를 하고 싶진 않지만, 선금으로 6000파운드(약 960만 원)를 내면 월 200파운드(약 32만 원) 이하를 내며 170을 소유할 수 있다. 할부 최종회 잔고의 일괄 지불은 1만1000파운드(약 1760만 원). 세븐의 견고한 잔존가치를 고려하면, 또 다른 보증금을 지불할 돈을 꽤 많이 남겨 놓을 수 있는 셈이다. 

우리 기자들은 기존 160을 환영했다. 가장 좋아하는 케이터햄은 아니었고, 기존 세븐 소유자들이 굳이 갈아탈 이유도 없다고 여겼지만, 세븐을 소유하는 하나의 방법으로는 매력적이었다. R 버전의 도입으로 이 3기통 차의 매력은 처음으로 약간의 공격성을 갖게 됐다. 

훌륭한 보디 컨트롤로 승차감은 좋지만, 큰 요철을 만나면 차체가 요동친다

나는 차체가 좁은 세븐을 좋아한다. 경량화 정신을 잘 지키는 느낌이다. 낮게 설정된 플로어(옵션 사양)로 인해 운전 자세가 낮고, 꽉 끼는 복합소재 시트와 안전벨트는 진지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출력이나 바퀴 크기가 풍기는 분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 

겉으로도 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155/65 R14 타이어를 끼운 볼록 휠(기본 사양)이 분위기를 깬다. 허브캡처럼 생긴 볼록 합금 휠은 굿우드의 세팅턴 컵에 나가는 장난감 경주용 차를 연상시킨다. 나는 여전히 구형 160의 스틸 휠을 선호하지만 무게 면에서 불리할 것이다. 스즈키의 스터드 패턴은 다른 세븐의 휠이 여기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이어는 이 차의 토크에 비해 상당히 넓다. 혹은 반대로, 토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은 스즈키 엔진은 공회전 중인 장난감 자동차와 비교해도 더 시끄럽게 들리지 않는다. 극도로 조용한 엔진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관광객이 많은 숲 지역에서 차 사진을 찍었는데, 자꾸 멈추었다가 되돌아가곤 하는 이 차에 눈 하나 깜짝하는 이가 없었다. 옆으로 빠진 배기구를 가진 전형적인 케이터햄이었다면 그들은 ‘오토바이 굉음’에 꽤 빨리 괴로워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신차의 소리가 재미없게 들린다는 뜻은 아니다. 3기통은 흥미롭게 엇박자를 낼뿐 아니라 오버런 할 때는 짧고 날카로운 소리가 다른 세븐과는 다른 달콤함을 선사한다. 

반응도 다른 세븐들과는 다르다. 스로틀 응답은 약간의 생기와 탄력이 있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승차감은 꽤 좋고 S 버전은 더 좋다. 차 무게가 가볍다보니 큰 요철 같은 것들에는 결국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차체 제어는 훌륭하고 대부분 유연하게 대응한다. 

카본파이버 대시보디는 무게를 줄여준다. 좁은 차체로 발밑 공간이 제한적이다
3기통 스즈키 엔진은 약간 탄성 있는 반응을 보인다; R과 S 둘 다 단지 84마력이다

그리고 물론, 종합적인 접착력 한계는 낮아졌지만, 시골길에서는 여전히 매우 뛰어난 차로 느껴진다. LSD 추가에도 불구하고 이 차는 의도적인 도발을 원한다. 축축한 날씨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는 이 차를 불안정하게 만들 기회를 찾지 못했다. 

혹시 그런 주행이 본인 취향에 맞더라도 초반에 섀시 균형을 교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선형적인 스로틀 반응과 더 큰 토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170의 재미는 차를 움직이고 꾸준히 빠르게 몰기 위해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는 걸 아는데서 비롯된다. 나라면 슈퍼세븐 1600의 스로틀 바디가 빨아대는 흡기나 더 큰 엔진의 좀 더 선형적인 반응, 또는 13인치 미니라이트 스타일 휠 세트의 외관을 좇아 다른 모델을 선택할 것 같다. 하지만 이 170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븐이 아닐 뿐, 내가 좋아하는 다른 대부분의 차들보다는 재미있다. 

일본사람들은 아마 사양이 좋은 R 버전을 선호할 것이다. 나는 170 S의 상대적으로 쿨한 분위기가 좋았다. 표준 서스펜션과 쿠션 있는 가죽 덕분에 승차감이 더 좋다. 또한 캐스터 조정으로 인해 스티어링이 더 가볍지만 반응성은 매우 좋다. 운전 위치가 높다는 것은 기어 변속이 약간 더 쉽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앞 유리, 부드러운 달리기, 일반적인 안전벨트를 갖춘 S는 언제든 꺼내 탈 수 있는 클래식 자동차처럼 느껴졌다. 스틸 휠도 잘 어울린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LSD는 넣고 싶다. 이렇게 만들다보면 입문형 세븐의 최상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컨피규레이터와 함께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Caterham Seven 170R

가격 £23,990

엔진 직렬 3기통, 660cc, 터보차저, 가솔린 
최고출력 84마력/6500rpm 
최대토크 11.8kg·m/4000-4500rpm 
변속기 수동 5단

무게 440kg 
0→시속 100km 가속 6.9초(est) 
최고시속 169km

연비 20.7km/L 
CO2 109g/km

라이벌 MK 인디(Indy), 
웨스트필드 스포트(Westfield Sport)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