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가 상상한 전기 스포츠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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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가 상상한 전기 스포츠 쿠페
  • 구상 교수
  • 승인 2021.12.11 11: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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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 엔진의 상징인 배기음이나 테일 파이프가 사라진 전기모터 스포츠 쿠페가 나온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면서 그에 대한 상상을 디자인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먼저 차체를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200mm, 휠베이스 2650mm 정도로 설정했다. 이 크기는 최신형 고성능 쿠페를 참고로 한 것이지만, 전고 1200mm는 사실 매우 낮은 것이다. 스포티 쿠페였던 티뷰론, 투스카니도 1310mm 정도였다.

차체 외부의 스타일은 고양이과 동물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했다. 무엇보다 고양이과 동물의 생체 특징이 전기모터의 ‘조용한 힘’과도 연결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키 이미지로는 고양이과 맹수의 팽팽한 근육 이미지, 수직 동공(vertical pupils)의 눈, 역삼각형의 코 등을 차체 형태, 헤드램프, 주간주행등, 테일 램프 등 다양한 부분 형태에 응용했다. 그리고 차체 뒤쪽으로 옮겨 탑재된 배터리와 충전 장치로 인한 뒷부분 구조변화를 3분할 형태 유리창으로 마무리했다. 전기 충전 포트도 차체 뒷면에 역삼각형 유리창 형태로 만들었다.

3D 모델링 단계에서는 맹수의 신체에서 나타나는 근육의 텐션을 차체에 표현하기 위해 곡면의 강약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만드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렇게 해서 기본적인 차체 면이 블록 상태로 어느 정도 완성된 게 3D모델링 착수 후 2주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다시 몇 주의 작업을 거쳐 차체의 주요 형태가 만들어졌고, 이후 얼마간의 작업이 더해져 전체 외부 형태가 마무리된 게 8월 말이었다. 물론 이때도 차량 실내는 전혀 손을 대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유리창을 불투명하게 렌더링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해서 완성된 모습은 좀 무거워 보였다.

그래서 실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트림 패널, 헤드 라이닝(head lining), 즉 천정 부분, 센터 콘솔, 좌석, 그리고 A, B, C 필러 트림 등 차량 내부를 구성하는 부품의 형상을 만드느라 다시 몇 주 동안 붙들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앞 범퍼의 양쪽 측면과 도어에 부착된 후방 카메라에도 마치 맹수의 발톱 같은 느낌의 세 줄 크롬 몰드를 만들어 넣었다. 물론 이들 ‘발톱’ 형태는 장식이지만, 공기흐름을 유도하는 스트레이크(strake) 역할을 한다. 

차체 색은 노랑으로 했다. 모델링 과정에서 화이트 펄(white pearl)도 입혀보고 이탈리안 레드(Italian red)도 시도해 봤지만, 노랑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렇게 3개월 반의 시간이 지나 이제 어느 정도 차량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정도가 됐지만, 손대지 못한 부분이 여전히 많다. 게다가 엔진동력 차량이 가진 감성 요소를 대신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물론 고양이과 맹수 눈의 수직 동공 이미지나, 팽팽한 근육이 주는 전기모터동력 차량만의 조용한 힘을 암시하는 추상성은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좀 더 도전적인 디자인을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 이후에는 혁신적 시도를 해야겠다는 아쉬움과 함께, 필자의 모습을 넣은 3D 렌더링을 보여드리면서 전기모터 동력 스포츠 쿠페를 위한 그간의 상상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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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12-15 16:14:53
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