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는 대단한 성과,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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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는 대단한 성과, 기아 EV6
  • 플릭스 페이지(Felix Page)
  • 승인 2022.01.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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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유머감각이 있다. 스팅어가 좋은 예다. 2017년 기아는 독일 회사들이 오랫동안 군림해온 스포츠 세단 세그먼트에 3.3L V6 엔진의 드리프트 머신을 출시했다. 기아차 전시장에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특히 밝은 오렌지색이나 노랑인 경우), 4년이 지나도록 역경을 견디고 버티면서 자동차 팬들과 열정적인 운전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또한 이 한국 회사는 전기차 e-니로보다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박스형 크로스오버 쏘울 전기차를 계속 판매하고 있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e-니로에 비해 이점이 거의 없다. 좀 더 신중하게 스타일링된 형제 모델과 비교하면 판매는 10:1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 임원들은 이 차가 라인업에서 필수적이며, 당분간 자리를 비울 일은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쏘울은 보기에 재미있고 운전도 재미있으며 일부 고객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잘 맞으면 앉게 된다는 말 그대로다. 제품 전략에 대한, 신선할 정도로 좋은 접근법이다. 운전자와 이웃을 웃음 짓게 만드는 자동차를 파는 것보다 더 나은 마케팅 전략이 어디 있을까?

가벼운 스티어링은 조금 소통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한 가지 사례가 있다. 자, 우선 기자의 다음 얘기에 웃지 말아주길 바란다. 이 차는 정지 상태로부터 출발해 가속성능을 다툴 때 폭스바겐 골프 GTI를 여유 있게 능가할 수 있고, 벤츠 EQC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길며, 최고급 포드 포커스와 맞먹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아의 전기 SUV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그 찬사는 트림과 파워트레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데뷔하자마자 이렇게 다양한 부분에서 -적어도 스펙 상으로는- 우수성을 나타낸 것은 브랜드 최초의 전용 전기자동차로서는 나쁘지 않은 일이다. 

EV6는 새로운 E-GMP 플랫폼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공유한다. 최대 239kW 충전 속도를 위한 800V 하드웨어, 수많은 효율성 향상 혁신, 최대 3.6kW의 외부 장치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 to - load) 기능을 갖추고 있다. 

출시시점에서 최상위 모델은 트윈모터, 사륜구동이며, 중간급 ‘GT-라인’이나 풀스펙 ‘GT-라인 S’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후자에 대한 주문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최고성능 ‘GT’는 나중에 나온다. 밝은 녹색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하고, 믿기 어려운 수준인 585마력, 75.5kg·m 등 예비 포르쉐 타이칸 소유주들을 고민하게 만들 성능 수치를 자랑한다. 기아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앞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사실 EV6는 SUV가 아니다. 기아는 이 차를 ‘스포츠 크로스오버’라고 부른다. 하지만 앉는 위치가 높고 보닛은 짧고 가파르기 때문에 SUV와 매우 흡사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490L의 적재용량, 풍부한 잡동사니 보관 공간, 세 명의 뒷좌석 탑승자 모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넓은 실내 등 SUV 같은 활용성도 제공한다. 아이오닉 5가 앞좌석 양쪽을 오가기 쉽게 만든 것과 달리 기아는 전통적인 변속기 터널만큼 공간을 차지하는 플로팅 센터 콘솔을 채택했다. 하지만 광택 있는 피아노 블랙 플라스틱 마감은 EV6의 프리미엄 감성을 떨어뜨리며 시간의 시험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모터는 정속주행 속도에 이를 때까지 실내에 예상보다 약간 큰 소음을 전달한다. 그리고 정속주행 속도에 이르고 나면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이 차의 날렵하고 정숙한 이미지를 깬다. 하지만 시승차는 가장 큰 바퀴를 끼웠고,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EV6는 속도를 낼 때 흠잡을 곳 없이 역동적이고 안정적이다. 탁 트인 도로가 아닌 환경에서는 차의 덩치가 눈에 들어온다(2090kg이지만 폴스타 2보다는 가볍다). 큰 포트홀을 통과할 때는 시트 하단과 스티어링 휠을 통해 뚜렷한 덜컥거림이 전달된다. 최고사양에 제공되는 저편평비 타이어는 잘 관리되지 못한 노면을 다림질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속력은 인상적이지만 타이어는 승차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EV6가 제 실력을 드러내는 것도 이런 도로다. 이 트윈모터 자동차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이동하는 기세는 미소를 유발한다. 특히 중독성 있지만 효율은 떨어지는 스포츠 모드에서 그렇다.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면을 박차고 나가는데, 미끄러운 노면에서조차 마찬가지이다. 가속은 감성의 한계(혹은 법적 한계. 이게 더 빨리 찾아온다)까지 빠르고, 완전히 선형적이다. 이런 크기와 모양의 고성능 차들에 흔히 나타나는 흔들림이나 쏠림도 없다. 

스티어링은 그다지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벼움과 분리된 느낌이 거의 아우디 같다. 하지만 반응성은 충분 이상이며, 상대적으로 높은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코너를 통과할 때 기울어지거나 쏠리지 않는다. 

EV6를 전통적인 핫해치처럼 사용해도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 애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에코 모드, 시내를 달릴 때는 노멀 모드, 일요일 아침 스트레스를 풀 때는 스포츠 모드. EV6는 정말 그런 종류의 차다. 전기자동차로서는 대단한 성과다.

Kia EV6 GT-LINE S AWD

가격    £51,945(약 8310만 원)
엔진    2개의 전기 모터
최고출력     321마력
최대토크    61.7kg·m
변속기    자동 1단
무게    2090kg
0→시속 100km 가속    5.2초
최고시속    180.2km
배터리    77.4kWh
주행 가능 거리    약 482.8km
CO2    0g/km
라이벌    BMW iX3, 포드 머스탱 마하-E, 폭스바겐 ID 4 G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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