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클래스 쿠페, 탁월한 그랜드 투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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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클래스 쿠페, 탁월한 그랜드 투어러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5.03.0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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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그랜드 투어러의 후계차는 대단한 흥행을 약속한다

테스트 모델 S63 AMG
출력 : 577마력
토크 : 91.8kg·m
0 → 시속 97km : 4.5초
연비 : 7.6km/L
CO₂ 배출량 : 237g/km
시속 113km → 0 감속 : 48.7m
스키드패드 : 0.91g

We Like
● 매끄러운 V8 ● 윤택한 실내 분위기 ● 알맞게 큰 실내 ● 압도적 성능

We Don't Like
● 그렇고 그런 핸들링 ● 라이벌의 보답이 더 크다 ● 기대한 만큼 편안하지 않다

 

S63 AMG를 만나보자. 영국시장에 나오는 신형 S클래스 쿠페의 변형이고 메르세데스 CL의 후계차다. CL은 메르세데스 플래그십 세단을 바탕으로 한 마지막 2도어 모델이었다.

자동차계의 다른 메이커들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델에 다른 이름을 붙이려 열을 올리고 있다. 그와는 달리 메르세데스가 가족 명을 붙이려 하다니 조금 이상하다. 한데 이 경우에는 그러싸한 이유를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20년에 걸쳐 3세대가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CL의 특별한 신분 때문에 일반 고객에게 설명해야 할 무엇이 남아 있다. 지난 60년간 공인된 ‘특권 계급’이었던 S클래스는 다르다.

V8 엔진의 S63 AMG가 등장한 지금 드라이버에 역점을 둔 이 차의 성격은 너무나 분명하다. 바로 그 선배와 마찬가지로 S63이 공략하는 고객 기반은 확고하다. 현재 벤틀리의 컨티넨탈 GT 기본형이 새까맣게 깔린 바로 그 시장이다. 확실히 그 임무를 다할 스타일과 파워플랜트를 갖췄다. 그러면 전체적인 경험에 비춰 봐도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DESIGN AND ENGINEERING
S63 쿠페는 기본형 휠베이스의 S클래스보다 약간 짧고 낮다. 한데 좀 더 작은 규격이 존재감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이 차는 여전히 길이 5m에 페라리 FF보다 휠베이스가 더 길다. 나아가 킹사이즈 섀시 위에 당당한 쿠페보디를 얹었다. 오목면과 볼록면이 상호작용하며 메이커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맛깔나게 엮어냈다. 여기서 클래식 뒷바퀴굴림 그랜드 투어러의 미끈하게 흘러 넘어가는 루프라인, 높은 벨트라인과 긴 보닛이 어우러진다. 거기서 큰돈을 벌어들일 S63의 우아한 자태가 눈앞에 나타났다. 아울러 이 차가 AMG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몇 가지 소소한 공력적인 치장을 곁들였다. 하지만 진정으로 뜻 깊은 무엇이 화려한 의상 아래 숨어 있다.
 

S클래스 포트폴리오에는 작은 엔진이 없다. 심지어 가장 싼 S500마저 448마력 4.7L V8을 담고 있다. CL63 AMG의 5.5L 트윈터보 V8의 변형 S63은 577마력을 뿜어내고 7단 스피드시프트 MCT 자동박스와 짝지었다. 구형의 최강력 버전과 거의 맞먹는 파워. 그럼에도 메르세데스에 따르면 이 모델의 개선된 연비 11.8km/L는 동급 최고다.

게다가 S63은 AMG의 라이트웨이트 퍼포먼스 전략의 혜택을 받았다. 경량 단조 합금휠, 복합소재 브레이크와 리튬이온 배터리 덕분에 무게를 65kg 줄였다. 하지만 연료를 넣지 않아야 2톤을 밑도는 4인승 쿠페가 된다. 연료를 꽉 채우고 옵션을 단 우리 S63은 2,140kg의 헤비웨이트. 좋다. 그래도 개량형 AMG 서스펜션을 달고 나온 우리 차는 온갖 섀시 마술을 살렸다. 그 안에는 메르세데스의 매직 보디 컨트롤의 고급형이 들어 있다. 한데 4매틱 네바퀴굴림은 없다. 그건 좌운전석 S클래스에만 달린다.
 

INTERIOR
S클래스 쿠페는 안락하고 윤택하며 첨단기술이 흐드러진 실내를 자랑한다. 낮은 차 안에 운전석이 비교적 높지만 예상보다 들어가기 쉽다. 긴 도어의 2+2의 안전벨트는 이색적이다. 한데 벨트와 ‘벨트 보조장치’가 B필러와 완벽하게 일체화되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게 몸을 잡아준다.
 

운전석 앞에 있는 가열 스티어링에는 촉감이 뛰어난 가죽 손잡이가 감겨 있다. 그 뒤에 너비가 2배나 되는 계기와 멀티미디어 LCD 스크린이 중심선 왼쪽까지 뻗어 있다. 실내가 어두워지면 LED 조명을 배경으로 패널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재는 벤틀리에 미치지 않으나 다른 어느 차에 못지않다. 환기구와 도어 손잡이의 선명한 금속트림은 환상적이다. 곳에 따라 감각보다 시각효과가 앞선다. 2열의 실내공간은 어느 2도어 쿠페 못지않게 넉넉하다. 심지어 덩치 큰 어른 2명이 편히 앉을 수 있다. 트렁크도 넉넉하다.
 

수많은 실내 표면(좌석, 팔걸이, 스티어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전체적으로 온기가 부족하다. 풍부한 기술이 압도적이지만, 이런 그랜드 투어러에 필요한 위엄을 풍기지 않는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최신장비를 신중하게 다뤄 실내를 부티나게 하면서도 위엄을 갖출 줄 안다. S63에는 버튼이 조금 지나치게 많고 복잡하다. 그리고 강렬한 개성의 매력을 희생하고 안락성, 편의성과 정밀기술에 무게를 실었다.
 

PERFORMENCE
메르세데스-AMG의 엔진메이커는 머지않아 3개 파워플랜트만 만들게 된다. A45의 2.0L 터보 4기통, 신형 GT의 4.0L V8과 S65의 6.0L V12. S63에 실린 5.5L V8은 빌린 시간을 살고 있다. 하지만 S63 AMG에 너무나 잘 맞아 앞으로 몇 년간 버텨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매끈하게 균형을 잡은 V8이 통쾌한 사운드와 어우러져 고성능차를 몰고 있음을 알려줬다. 게다가 사운드 수준을 넘어서는 토크와 덩치를 뛰어넘는 출력을 토해냈다. 빗길에서도 2.1톤의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를 10초 안에 시속 160km로 밀어 올렸다. 우리가 시승한 최신 W-12의 벤틀리 콘티넨털보다 약 1초, 애스턴 래피드 S보다 거의 2초 빠르다. 따라서 다른 모델이 같은 값으로 12기통을 달았는데 8기통이 현명하냐고 따질 필요는 없다.
 

완벽하게 일관된 중회전대 성능이 S63의 최강점이다. 4단의 시속 65→95km 주행가속에 3.0초. 같은 4단으로 시속 145→180km 주행가속에 0.2초가 더 걸릴 뿐이다. 애스턴 마틴의 최신 6단 래피드 S는 유연성이 자그마치 30%나 떨어진다. 그리고 신형 8단도 큰 차이가 없다.

그처럼 경이적인 중회전대 파워는 액셀 페달의 강약에 빈틈없이 파고들었다. S63은 결코 덩치를 느끼지 않았다. 게다가 토크 전달이 너무나 매끈해 기어박스 변환 전략은 현란한 축복이었다. 원하는 순간 파워가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바람소리와 도로소음을 잠재웠다.

헌신적인 그랜드 투어러에 난폭한 가속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GT가 이보다 빠를 수는 없다. 나아가 직설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기함이 이보다 더 세련되기는 어렵다.
 

RIDE AND HANDLING
S클래스의 영역에 들어서면 어느 차보다 많은 자격을 요구한다. 심지어 AMG와 같은 고성능 머신이면서도 S63은 13만 파운드(약 2억2천256만원)를 요구하는 어느 다른 차보다 안락하고 쓰기 쉬워야 한다.

메르세데스의 액티브 커브 틸팅 시스템은 이 사실을 완벽하게 설명했다. S63은 스티어링을 돌리기도 전에 다가오는 커브에 대비해 차체를 기울였다. 이 같은 액티브 서스펜션을 개발한 메이커는 찾기 어렵다. 더구나 이 시스템의 목적은 횡G나 핸들링 특성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승객의 차내 생활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려 했을 뿐이었다.
 

S63의 스티어링은 손아귀에 가볍고, 극단적인 부하가 걸려도 결코 무겁지 않았다. 그립, 트랙션, 밸런스 또는 방향 반응이 심각하게 부족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섀시와 스티어링은 타이어의 접촉면에서 올라오는 힘을 이끌기보다는 걸러냈다. 따라서 절묘한 뉘앙스의 스티어링 피드백과 뒤 액슬 감각이 약간 무디어졌다. 반면 직선코스 안정성과 범프 스티어 저항은 이점으로 꼽힌다.

결국 S63은 의도하지 않은 거동에 뒤통수를 맞지 않는 순수하고 스포티한 슈퍼쿠페. 매직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이 고속 크로스컨트리 페이스에서 다른 경우만큼 편안하지 않다는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

섀시는 장파장 구덩이와 마루턱을 잘 타고 넘었고, 고속도로를 멋지게 소화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영국 도로를 힘차게 몰아붙일 때 잔잔하게 떠가는 유연한 반응이나 보폭이 모자랐다. 수직 보디컨트롤이 약간 날카로웠다. 보다 재래적이고 자연스럽고 피동적인 스프링과 댐퍼 세팅보다 범프 흡수력이 떨어졌다.
말을 바꿔, ‘매직’이 작용했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BUYING AND OWNING
S클래스 배지를 단 차는 무엇이든 비싸다. 게다가 AMG 로고를 붙이면 값은 훨씬 올라간다. 때문에 여기서 시승한 S63은 옵션을 합쳐 14만9천165파운드(약 2억5천537만원). 그 값은 애스턴 DB9와 벤틀리 콘티넨털 GT V8 S와 비슷하다. 반면 페라리 FF보다는 상당히 싸다. 쓰임새에서 S63과 겨룰 상대는 FF뿐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유지비가 들어가지 않았다. 심지어 신형 V8을 달았지만 벤틀리는 S63보다 느리고, 연료가 더 들고, 능률이 떨어진다. 다만 벤틀리는 네바퀴굴림에 사운드트랙이 더 뛰어나다. 어쨌든 S63의 최대 라이벌은 집안에서 찾아야 한다. 3만 파운드(약 5천136만원)나 싼 S500이 절묘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또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621마력 V12로 무장한 S65가 한층 귀족적인 라이벌이 될 수 있다.
 

HISTORY
메르세데스의 역사에는 대형 2도어 4인승 모델이 풍부하다. 대형 쿠페는 제2차 대전 후에 등장한 ‘폰톤’ 시리즈의 특징이었다. 아울러 그밖에 수많은 포맷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개성이 뚜렷한 현대식 S클래스 쿠페는 1970년대 말에 등장한 W126과 SEC 변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W140과 함께 다시 나타났으나 1990년대 중반 CL배지에 빨려 들어갔다.
 

MULTIMEDIA SYSTEM
S63의 기본 오디오 시스템은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다. 한데 우리 시승차는 역시 부메스터를 달았지만, 옵션으로 24스피커 1,520와트로 올라갔다. S클래스 세단이나 SL 로드스터와 똑같은 프론트베이스 벌크헤드 공명실을 통해 재생된다. 특히 저주파에서 아주 선명하게 고음량을 낼 수 있어 음향효과는 환상적이다.

12.3인치 중앙 멀티미디어 스크린은 내비게이션을 쓸 때 완전히 지도로 덮인다. 하지만 다른 모드에는 3분의 2 또는 3분의 1로 분할된다. 차내에서는 대형 스크린이어서 작은 부분도 아주 작아 보이지 않는다. TV 튜너가 달려 있고, 프리즘을 바탕으로 한 스플릿뷰 기능을 갖췄다. 따라서 운전자가 다른 영상을 볼 때, 앞좌석 승객은 그와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로터리 조절장치와 이웃 터치패드 또는 음성을 통해 화면을 조절할 수 있다. 일부 라이벌보다 터치패드 기능이 뛰어나지만 메인 로터를 통해 가장 쉽게 메뉴를 찾는다. 한편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UNDER THE SKIN : 최첨단 장치
S클래스에 스치는 관심이라도 있을 경우에는 메르세데스의 매직 보디 컨트롤 기술이 낯설지 않다. 그와 마찬가지로 S63은 전방 노면의 굴곡을 탐지할 스테레오 카메라를 달았다. 노면 스캔(Road Surface Scan)이라는 이 장비는 액티브 보디 컨트롤 시스템(각 스트럿에 유압실린더를 배치했다)에 경고를 보낸다. 바퀴가 어디에 놓이는가를 알려줘 개별적인 상황에 맞춰 대응한다.

제 기능을 발휘할 때(빗속에서는 제 구실을 못한다), 옵션 키트의 역할은 인상적이다. 한데 S63 쿠페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액티브 커브 틸팅이라는 추가기능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같은 플런저를 사용하여 각 스트럿의 기점을 상하로 움직인다. 그러면 실제로 모터사이클과 같은 자세로 코너에 들어간다. S63의 3개 드라이빙 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2.5°까지 기울어진다. 여러 정황과 속도(시속 30~180km까지 작동한다)에 따라 기울기가 결정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코너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장비가 아니다. 그보다는 승객에 대한 횡G를 줄여 한층 편안한 여행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Mercedes-Benz S63 AMG coupe
탁월한 그랜드 투어러. 하지만 뛰어난 기술만큼 애정이 가지는 않았다

다임러는 S클래스 브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메르세데스의 새로운 슈퍼 럭셔리 디비전의 한쪽 끝에 갓 발표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이 등장한다. 그 반대편에 S63 쿠페가 자리 잡는다.

누구나 럭셔리와 세련미의 극치를 기대하며 이 차에 다가온다. 동시에 빼어난 AMG 성능을 기대한다. 어느 쪽에서도 실망할 이유는 없다. 뿐만 아니라 세련되고 우아한 스타일이 찬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통틀어 이들은 바람직한 GT의 80%를 이룬다. S63은 그 80%를 자지러지게 잘 담아냈다.

만일 이 차가 또 다른 메르세데스 CL이나 독자적으로 새 브랜드를 표방한 차였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메르세데스가 실내에 한층 기발한 매력을 버무려 담을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한편 애스턴 마틴과 페라리로 기울어진 고객들을 끌어낼 한층 스포티한 섀시를 골라 담았을지도 의심스럽다. 우리가 S63을 감점한 이유는 딱 두 가지. 실내에 따스함이 없다는 것과 드라이버가 진정으로 개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건 S350 리무진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GT에서는 그야말로 핵심이다.
 

TESTERS’ NOTES

닉 캐킷
먼저 LCD 다이얼이 보기 좋다. 그러나 지친 눈에는 실제로 바늘이 돌아가는 아날로그 계기가 훨씬 편하다고 확신한다.

맷 샌더스
선택은 아주 좋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신념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낸다고 믿는다. 때문에 메르세데스가 7개의 서로 다른 조명색상을 내놓겠다고 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당신네가 전문가다. 가장 좋아 보이는 걸 달라.” 빨강은 아니라는 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SPEC ADVICE
우리가 시승한 S63에 그렇게 많은 옵션을 달 의도는 없었다. 기본장비가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기발생기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추가한다고 더 바람직하리라 보지는 않았다.

JOBS FOR THE FACELIFT
● AMG가 만든 차라면 스티어링이 한층 발랄해야 한다
● 4매틱 버전을 잘 살펴보라
● 5.5L V8의 사형집행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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