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히트 : 아우디의 미래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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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히트 : 아우디의 미래를 그리다
  •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 승인 2022.02.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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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마크 리히트는 이 회사를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의 시대로 이끌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그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가 들어봤다

급진적인 아우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것은 마크 리히트에게 낯선 업무가 아니다. 그는 인생의 대부분에 걸쳐 이런 작업을 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틈틈이 디자인 스케치를 하곤 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항상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어 왔어요. 그리고 정말로 아우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독의 아른스베르크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란 그가 실제 아우디를 디자인하게 되기까지는 상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그는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포르츠하임 응용과학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할 때, 아우디가 나를 후원해줬습니다. 당시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은 하르트무트 와르쿠슈였는데, 내가 학업을 마칠 무렵 그는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함께 볼프스부르크로 옮겨 폭스바겐의 디자인 책임자가 되었죠.”

“나는 그에게 잉골슈타트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자신과 함께 이삼년간 볼프스부르크에서 일하고 나면 잉골슈타트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죠. 실제로는 볼프스부르크에 17년간 있었고, 2014년 마침내 아우디와 함께할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나는 이 일이 좋고, 이곳에서 내가 하는 업무를 사랑합니다. 정말 아우디를 사랑하며, 이 브랜드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어요.”

짚고 넘어가자면, 리히트는 폭스바겐에서 17년 동안 불행한 시간을 보내며 탈출 기회만 엿보았던 것은 아니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매우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고, 결국 외부 디자인 책임자로 승진했다. 그 역할을 통해 그는 5세대부터 7세대까지의 골프, 투아렉, 아테온을 빚어냈다. 그리고 길을 우회한 그가 7년 전 다다른 곳은 아우디는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자동차 산업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리히트의 첫 번째 아우디 프로젝트는 2017년 공개될 4세대 A8을 예고하는 프롤로그 콘셉트였다. 그 이후 그는 E-트론 SUV와 E-트론 GT를 작업하며 회사를 전기차의 시대로 이끌었다.

 

리히트는 E-트론 GT에 대해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팀과 함께 디자인한 것 중 단연코 가장 매력적인 자동차”라고 설명한다. 아우디가 2026년 마지막 내연기관 자동차를 출시한다는 방침과 함께 전기전용 브랜드로 전환될 제품군의 기조를 잡는 모델이다.

“아우디에서 7년 동안 근무했는데, 우리는 3년마다 디자인 전환점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리히트는 말한다. “처음 A8을 작업할 때 이를 수행했고, 지금은 E-트론 GT와 Q4 E-트론으로 그 작업을 마쳤어요.”

자동차 업계와 자동차를 구매하는 대중이 전기차 사고방식에 적응하고 있는 가운데, 리히트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모두 다루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백지상태에서 전기 자동차 브랜드를 만드는 루시드와는 달라요. 하지만 아우디는 2026년에 마지막 내연기관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미 이러한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요. 우리 디자인 센터의 외장 스튜디오에는 약 4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그 중 80%가 전기 자동차입니다.”

리히트는 말을 이었다. “EV는 이제 나에게 새로운 평범함(뉴 노멀)입니다.” 그는 약 3년 후 아우디가 또 다른 디자인 전환을 시행하게 될 미래에 대해 이미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디자인 전환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통해 창출되는 가능성에 의해 추진될 것이다.

“세상, 특히 자동차가 변하고 있습니다” 리히트는 말한다. “우리는 (자동차가 특정한 조건, 특히 필수 인프라를 갖춘 고속도로에서 사람의 감독 없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것은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입니다.”

 

리히트는 아우디 E-트론 GT를 가장 매력적인 창조물로 생각하고 있다

아우디의 3년 디자인 주기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리히트의 첫 사이클을 시작한 A8은 E-트론 GT 콘셉트가 공개되기 직전인 2017년 출시돼 다음 사이클을 예고했다. 그리고 이제 E-트론 GT가 판매에 들어간 것처럼, 이 회사는 다음 제품군의 플래그십을 미리 볼 수 있는 콘셉트를 공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랜드 스피어’로 알려진 이 콘셉트는 아우디가 첨단기술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통해 개발해 온 ‘랜드 제트’의 양산 버전을 예고한다. 2025년 판매 예정인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자동차용 신형 SSP 플랫폼을 최초로 사용하는 모델로, 대중차용 MEB와 성능 중심인 PPE의 요소를 융합한 것이다. 또한 폭스바겐그룹의 새로운 VW.OS 운영 체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레벨 4 자율주행을 제공하도록 설계된다. 

“이 정도 수준의 기술을 갖춘 자동차를 제안하는 것은 매우 대담한 결정이지만, 아우디의 역사를 살펴보면 콰트로, 콰트로 스포츠, 100 C3 등 기술에 대한 과감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성공을 거두어 왔습니다.”

리히트는 레벨 4 자율주행을 위한 자동차를 디자인하려면 내연기관에서 전기 추진으로 발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내연기관으로부터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는 비례의 차이가 생깁니다. 배터리 무게로 인해 바퀴가 더 커지고 휠베이스가 더 길어지며, 오버행과 기타 요소는 더 짧아지지요.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내고 있죠. 마치 제3의 거주 공간과 같습니다.”

 

4세대 A8은 리히트가 아우디에서 처음 생산해낸 모델이다

자동차를 생활공간으로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리히트와 그의 팀은 일반적인 디자인 과정을 완전히 뒤집어야 했다. “E-트론 GT는 매우 좋은 차이지만, 우리가 지난 130년간 디자인하고 설계한 것과 같은 방식의 차입니다. 기술적 걸작인 모터, 플랫폼, 2인승 또는 4인승 디자인 등이 주어지며, 마지막에 인테리어 디자인을 합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러나 새로운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디자인되고 설계될 것입니다.” 

“우리는 장거리 이동에 대한 사용 사례에서 시작하여 D-세그먼트 자동차를 위한 혁신적인 레이아웃을 개발했어요. 우리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자동차를 안쪽부터 바깥으로 디자인 하다보니, 리히트에 따르면 이전 아우디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우디 CEO) 마커스 듀스만과 이사회에 이 자동차를 소개했을 때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커버를 벗겼을 때 처음으로 기립 박수를 받았죠. 그들은 비율에 매우 감명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미처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이 차는 아우디 디자인 언어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것입니다. 매우 깨끗하고 단순한 디자인이죠. 아우디이기 때문에 근육은 남아 있지만 매우 깨끗해요. 비율에 초점을 맞추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자동차의 남다른 철학에 비추어, 리히트와 그의 팀은 영감을 얻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넓게 바라보았다. “우리는 완전히 개방적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패션쇼에 가고, 산업 디자인과 가구를 봅니다.”

“위성 스튜디오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합니다. 우리는 잉골슈타트에 본사, 중국 베이징과 미국 말리부에 위성 스튜디오를 두고 있어요. 로스앤젤레스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모든 신규 전기차 업체는 실리콘 밸리나 실리콘 비치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리히트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아우디를 구상하고 있지만, 그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여전히 아우디의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리라고 약속한다. 이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한 전기차 스타트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신선한 디자인과 오랜 전통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이기도 하다.  

리히트는 말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아우디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아우디의 일부였던 미적 지능이지요. 우리는 혁신적 디자인과 진보적 디자인 사이의 완벽한 공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우디의 핵심이니까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아우디가 BMW의 키드니 그릴에 대한 답으로 2004년 A8을 통해 소개한 싱글 프레임 그릴은 앞으로 계속 유지될 핵심 디자인 요소 중 하나다. 아우디는 냉각에 필요하지 않더라도 전기자동차에 이 디자인 요소를 유지해 왔으며 향후의 전기차에서도 유지될 예정이다. 

“어째서 싱글 프레임을 유지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루시드나 테슬라는 얼굴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우디는 2004년 발터 드 실바가 하부 공기 흡입구와 상부 공기 흡입구를 연결하여 싱글 프레임 형태를 고안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어요. 이는 100년 이상 성장해온 아우디의 스타일을 경쟁사들 눈높이로 맞춘 것이죠. 나는 그 유산을 파괴하지 않고 간직하고 싶습니다.”

힘든 일이지만 리히트는 이를 즐기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일이다. 그는 아우디의 유산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아우디의 첫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의 물결을 일으킨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미래 후계자들에게 영감을 줄 자동차를 만들 것이다.  

 

Lichte’s Milestone Audi Concepts

Prologue 2014
2014년 로스엔젤레스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리히트는 싱글 프레임 그릴의 새로운 해석을 강조하는 아우디 컨셉트를 처음 선보였다. 2017년 A8의 근접한 미리보기였으며 후에 나올 A6와 A7에서 보여주는 스타일 요소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었다. 

 

E-TRON 2015
아우디가 2009년쯤부터 선보여 왔던 E-트론 브랜드의 전기차 컨셉트의 시작점이다. 2015년 양산에 가까운 머신 E-트론 컨셉트를 선보이기 전까지. E-트론 2015는 Q5의 MEB 플랫폼을 개선해 토대로 삼았고 디자인의 연관성도 제공했다.

 

E-TRON GT 2018 
Q4 E-TRON 2019
이 두 가지 컨셉트는 아우디의 최근 3년 간의 디자인 패턴 속 쌍둥이 얼굴을 하고 있다. E-트론 GT 하이-퍼포먼스 패스트백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Q4 E-트론 SUV는 아우디의 주력이 되는 차세대 모델이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미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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