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빨라지는 미국 친환경차 관련 정책
상태바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빨라지는 미국 친환경차 관련 정책
  • 최중혁
  • 승인 2021.09.04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2030년부터 절반 이상은 친환경 자동차를 팔아야 합니다."

지난 8월 초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부터 완성차 업체들이 전체 신차 판매 중 50% 이상을 전기차로 판매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기차의 범주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도 포함된다. 정책 발표 전에 자동차업계에서 전망하는 2030년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은 30% 초반이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친환경차 정책과 관련해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로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전기차 판매가 더뎠던 미국이 바이든 정부 들어 전기차 산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 환경보호청(EPA) 또한 미국 연방 정부의 연비 규정을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업체별 연비 규정은 트럼프 정부가 2020년 3월에 발표한 2026년 기준 갤런당 40마일(리터당 17.0km)로 연 평균 1.5% 연비만 개선하면 됐다. 

2012년 오바마 정부가 정해놓은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리터당 22.9km)보다 훨씬 완화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EPA가 발표한 기준은 오바마 정부 때 정해놓은 수준과 유사한 2026년 기준 갤런당 52마일(리터 당 22.1km)로 2021년부터 매년 평균 5%의 연비를 개선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2021년과 2022년은 기존에 트럼프 정부가 설정한 기준을 따르면 되지만 2023년부터는 새로운 기준이 설정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출시를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날 자신의 정책을 독려하기 위해 미국 자동차 빅3인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고위 임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이 업체들은 2030년까지 바이든 정부의 기조에 맞춰 친환경차 판매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BMW, 혼다, 폭스바겐, 볼보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이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 것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친환경차를 양껏 판매하지 못하는 회사들의 판매를 독려하는 자리이기도 했고, 빅3 업체들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빅3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정부를 지지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가장 큰 고용주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단순히 전기차 판매를 강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인프라 지원도 약속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지금도 시행하고 있는 세금 환급을 통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 지원 정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물론 이를 시행하려면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론 예산 집행이 어렵고, 미국 상•하원의 법안 통과 과정이 필요하다. 바이든 정부는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법안에 스쿨 버스 등을 저탄소 차량으로 교체하는데 필요한 지원금 75억 달러와 전기차 충전소 설립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금 75억 달러를 포함했고, 8월 10일에 이 법은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9월에 열리는 하원을 통과해야하고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하면 그간 GM의 허머로 대변되는 연비 낮은 대형 SUV나 픽업트럭으로만 인식돼왔다. 하지만 GM은 2035년부터 미국에서 내연기관 판매 중단을 발표했고, 포드는 '30년까지 글로벌 차량 판매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텔란티스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관련 행정명령 발표 이전에 203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40% 이상을 전기차로 팔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엔 거대 자동차 회사가 된 테슬라를 필두로 루시드 모터스, 리비안, 프로테라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들도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세계 2위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 공략 채비를 마쳤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맞춰 새로운 자동차 스타 기업이 미국에서 탄생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