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30년만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신공장이 가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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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30년만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신공장이 가동됩니다"
  • 최중혁
  • 승인 2021.07.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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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시티로 유명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빅3 자동차 회사의 본사가 있는 미시간에서 아주 오랫만에 의미있는 일이 있었다. 지난 6월 10일 스텔란티스가 디트로이트에 지프 맥 에비뉴 공장(Mack Avenue assembly complex)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1991년에 건립된 인근의 제퍼슨 노스 지프 공장은 가장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건립된 공장이다. 일자리도 무려 4900개나 창출됐다. 이 공장에선 3열 시트를 장착한 7인승 대형 SUV인 지프의 플래그십 SUV 그랜드 체로키의 롱바디 버전이 생산된다. 그랜드 체로키는 그동안 2열로 된 5인승 차량만 생산됐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스텔란티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PSA와 FCA가 합병해 판매 기준 글로벌 4위로 거듭난 스텔란티스는 경쟁사보다 다소 늦었지만 합병 이후 장기 플랜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스텔란티스는 합병 전까지 다소 어수선한 모습에 준비가 덜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다시 경쟁업체들을 쫓아가기 위해 신발끈을 동여매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에 전 세계에서 2020년의 세 배에 달하는 40만 대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배터리 전기차(BEV)를 판매할 계획이며, 2035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BEV로만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네 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플랫폼 통합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이 계획은 유럽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진행중인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98%의 모델에 PHEV 또는 BEV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연기관으로 팔리고 있는 차량이라도 PHEV나 BEV 옵션을 추가하겠다는 얘기다. 

게다가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른 2030년엔 전 차종에 BEV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판매량 기준으로도 공격적이다. 2021년에 스텔란티스는 자사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14%를 PHEV와 BEV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비율은 2025년 38%, 2030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 조치로 유럽보다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가 다소 더딘 미국에선 스텔란티스의 계획도 유럽보단 덜 공격적이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미국 자동차 판매 중 4%를 PHEV와 BEV로 채우고, 이 비율은 2025년 31%, 2030년 3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아무래도 PSA 진영에 있던 푸조, 시트로엥 등과 피아트 브랜드의 경우 전동화 속도가 좀 더 빠르겠지만, 스텔란티스의 미국 주요 브랜드인 지프, 램, 닷지 등은 내연기관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간이 유럽에 있는 브랜드들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동화의 가속화를 위해선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다. 테슬라가 파나소닉, GM이 LG화학, 포드가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은 것처럼 스텔란티스도 전기차에 대한 장기 플랜을 실현하려면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전략에 대한 밑그림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합병 전에 PSA와 프랑스 화학회사 토탈(Total)의 자회사 사프트(Saft)가 2020년 9월에 설립한 조인트 벤처인 ACC(The Automotive Cells Company)는 유럽에서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공급을 맡을 예정이다. ACC는 남부 프랑스의 두브린과 독일 오펠이 보유한 카이저슬라우테른의 공장 부지에서 각각 2023년 말과 2025년에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가동할 계획이다.

두 배터리 공장은 각각 25GWh의 생산량을 계획하며 합산 연간 50GWh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정도면 연간 약 100만 대 수준의 물량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스텔란티스는 밝혔다. ACC는 유럽에 3번째 공장을 올 연말까지 발표할 계획인데 피아트의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에도 추가로 배터리 공장을 건립될 가능성이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5월 애플의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과 50대50 비율로 가칭 ‘모바일 드라이브’라는 이름의 합작사를 세운다는 발표도 했다. 피스커와 같은 전기차 업체들의 위탁 생산을 노리는 폭스콘과 전기차에 IT 관련 신기술을 탑재하려는 스텔란티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양 사는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메틱스, 클라우드 기술 등을 차량에 접목해 커넥티드카 출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자동차가 더 이상 ‘자동으로 움직이는 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IT기기’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그간 글로벌 톱5에 끼지 못하고 주요 업체로 꼽히지 못했던 스텔란티스가 이제 명실 상부한 글로벌 4위 업체로서 입지를 다지려면 판매 대수뿐만 아니라 기술력과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스텔란티스의 최근 광폭 행보가 무척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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