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분명한 푸조 3008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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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분명한 푸조 3008 GT
  • 박해성
  • 승인 2021.07.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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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달리고 돌고 서기가 즐거운 차다

푸조는 1810년에 설립된 프랑스 기업이다. 푸조는 자그마치 200년도 더 전인, 나폴레옹이 프랑스를 통치하던 시대부터 철강제품을 주력으로 다양한 생활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창업자의 손자인 아르망 푸조가 1871년에 자전거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1889년에 증기기관을 단 3륜 자동차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1897년에 본격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다. 그에 앞서 아르망 푸조가 이 차를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했으니, 그야말로 유서 깊은 자동차 브랜드다. 

푸조의 로고는 많이 알려진 대로 포효하는 사자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펠린 룩’(Feline Look)이라고 부르는 이것을 푸조는 차의 외부 디자인이나 실내 요소요소에 사용하고 있다. 

 

고양이과 동물을 연상시키는 ‘펠린 룩’을 비단 차의 디자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면을 단단하게 지지하고 칼같은 각으로 코너를 돌아가는 독일차와는 달리, 유연하고 감각적인 승차감과 관성을 이용하는 쫀득한 느낌의 푸조차 코너링은 고양이과의 동물적인 움직임과 많이 닮아있다. 그래서 코너링 하면 푸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푸조의 SUV 3008은 세단 508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익숙하고 또 많이 팔리는 푸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3008 SUV는 글로벌에서 이미 1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바 있고, 국내에서도 국내 푸조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 뉴 푸조 3008 SUV는 2016년 처음 출시된 3008 SUV의 부분변경 모델로 해외시장에는 작년 가을 이미 소개되었다. 

 

실물로 처음 만난 뉴 3008 SUV는 화려하고 강렬하게 바뀐 전면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프런트 그릴과 헤드램프를 연결하며 촘촘히 엣지를 박아 넣은 전면 디자인은 이전 모델에 비해 고급스럽고 남성적인 인상을 준다. 세로로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이 인상적이고 3008 엠블럼은 보닛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느낌 변화가 큰 전면부에 비하면 측면과 후면의 변화는 크지않다. 리어 램프의 디자인에 보다 입체감이 생겼고,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LED 램프가 점등되는 모습이 세련되어 보인다. 

실내에 들어서면 먼저 알칸타라 시트의 안정감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전해진다. 이번에 출시되는 뉴 3008 SUV는 당분간 라인업이 GT 모델 단일이므로 모두 알칸타라 시트가 장착되어 있다. 착좌감이나 만져지는 촉감이 좋고 스티치가 들어간 고급스런 모양새까지 나무랄 곳이 없다. 

 

그외 실내에 큰 변화는 없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스티어링 휠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어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손에 익숙해지고 나면 조작이 아주 편하고 계기판을 보는 시야도 좋다. 계기판은 12.3인치 헤드업 방식이고, 각종 기능을 사용하는 센터 터치스크린은 8인치를 사용하고 있다. 

실내는 이전 모델에서 봐왔던 것처럼, 다시 보아도 각이 많이 서있고 화려하다. 그룹내 시트로엥의 동급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C5 에어크로스의 실내가 잘 정돈되고 안정감 있는 느낌이라면 뉴 푸조 3008은 보다 감각적이고 화려하다. 물론 소비자의 호불호는 갈릴 것 같다.

시동을 걸고 출발이다. 정직하면서도 잘 조율된 승차감은 안락한 고급차 느낌보다는 운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적당한 부드러움과 정보력이 있고 재미있는 세팅이다. 장시간 승차 시에는 안락한 승차감보다 이러한 세팅이 훨씬 덜 피곤할 수 있다. 힘은 일상주행에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느낌이다. 연비를 염두에 둔 합리적 세팅으로 생각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계기판이 붉은 색으로 바뀌면서 고양이가 도약하듯 땅을 움켜쥐고 튀어나간다. 1.5L 디젤엔진으로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주행 능력이다. 묵직해진 배기음, 푸조 특유의 유연한 코너링과 어우러져 무척이나 재미있는 드라이빙이다.  

새로운 푸조 3008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자율주행 레벨2 수준으로 강화했다. 전방 차량과의 간격 유지와 정차, 재출발을 지원하고 차선중앙유지, 차선이탈방지,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어드밴스 비상 제동, 오토 하이빔 어시스턴트 장치 등을 두루 갖추어 안전하고 즐거운 운전을 돕고 있다. 

3008 SUV는 비교적 타당한 가격에 성능과 경제성, 취미로서 운전의 재미까지 두루 갖춘 모델이다. 다만 하이그로시를 적극 사용한 실내와 글라스 마감의 외관은 장난감같은 느낌도 든다. 연령대나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뉠 것 같은 이유다. 

 Fact File  뉴 푸조 3008 SUV 
가격    4670만원 (GT)
크기(길이×너비×높이)    4450×1840×1625mm
휠베이스    2675mm
엔진    BlueHDi 1499cc 디젤 터보
최고출력    131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1kg·m/1750rpm
변속기    자동 8단
연비    복합 15.8L/km (도심 14.5 / 고속 17.8)
CO2 배출량    118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트위스트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5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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