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스타일리시한 현대 포니 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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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스타일리시한 현대 포니 왜건
  • 최주식
  • 승인 2021.06.16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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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1년5개월에 걸쳐 포니 왜건을 완벽하게 복원했다

왼발로 클러치를 꾹 밟고 기어를 1단에 밀어 넣는 손에 긴장이 감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5개월에 걸쳐 복원에 성공한 1981년형 1세대 포니 왜건을 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중고차가 아니라 박물관에서 공들여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모델이다. 시속 20km를 넘겨 기어를 2단에 꽂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게 들어간다. 클러치의 답력 상태도 적당하고 액셀러레이터 무게감도 좋다. 온몸에 진동이 전해지게 퉁퉁거리는 카뷰레터 엔진, 무거운 스티어링 휠, 회전 손잡이를 돌려 창문을 여는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운 순간이다.  

 

오월의 하루 푸르른 날, 파란색 포니 왜건이 연두색 포니 해치백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만나는 옛 동네처럼 정겹다. 지금 도로에 몰고 나서도 에지 있는 스타일로 평가받을 만한 디자인은 그야말로 ‘타임리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포니의 리어 램프에서 현대 아이오닉 5가 영감을 얻었다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 포니 왜건이 삼성화재교통박물관(약칭 박물관) 복원 전문가들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박물관은 미디어 행사에서 이 차를 공개하며 특별히 직접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계기와 페달 등 구성 부품은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 수동 4단 기어는 잘 들어간다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첫 고유모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생산 모델. 이탈디자인의 창업자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설계되었고 미쓰비시 랜서 1세대의 후륜구동 플랫폼에 미쓰비시 새턴 엔진을 장착했다. 또한 당시 영국의 브리티시 리랜드 경영진 출신 조지 턴불(George Turnbull)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하체 세팅에 공을 들였다. 포니는 1976년부터 1985년까지 생산되었다.

포니는 1974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 오토쇼에서 콘셉트카로 최초 공개되었다. 이후 1975년 12월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되었으며 이듬해 1976년 1월 26일부터 판매되었다. 포니의 4도어 패스트백 스타일은 경쟁사의 기아 브리사, GMK 카미나의 세단 형태와 달랐다. 외형, 엔진, 주행성능, 경제성 및 애프터서비스 등 많은 측면에서 경쟁차보다 뛰어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이유로 출시 첫해, 총 1만726대가 판매되며 당시 국내 자동차 점유율 43.5%를 차지했다.

 

이후 1976년 포니 픽업, 1977년 포니 왜건, 1980년 포니 3도어를 출시하며 한국차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당시 기존의 반제품 조립 생산 방식은 생산 다양화가 불가능했으나 독자생산 모델 포니는 그것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박물관에서는 현대 포니 왜건의 복원을 진행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국산차 전시 강화입니다. 현재 1960~1970년대 국산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기존에 있는 차량 또한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원형성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박물관에는 약 60여 대의 국산차가 있는데 모두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 차들을 순차적으로 복원하고 전시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추억 속 국산차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박물관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현대 포니는 국내 최초 독자생산 모델로서 그 의미가 크다. 박물관은 2016년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현대 포니를 복원한 바 있고, 이번에 또 다른 포니인 왜건을 복원, 전시하게 되었다. 국내 운행되고 있는 포니 왜건은 현재 10대 미만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1대를 홍보용으로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의 다음 복원 프로젝트 또한 현대 포니 2로 약 1년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산차 복원을 진행하는데 있어 외산차 복원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품 수급이다. 외산차의 경우 제작사 혹은 OEM 부품이 아직도 공급되는 환경이지만 국산차의 경우는 부품 수급이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에 복원한 포니 왜건의 경우 생산된 차량 대수가 적고 생산된 지 40년이 넘어 외관 부품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특히 카뷰레터 부품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이에 따라 기존 부품을 가공하기도 했고 필요할 경우 외부 업체에 의뢰해 새롭게 제작하기도 했다. 

현대 포니 왜건은 박물관 개관 이래 전체 복원 프로젝트로는 14번째 완성품이다. 하루 빨리 박물관이 재개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포커스존에 전시될 포니 왜건을 만나기 바란다. 

에지 있는 스타일이 지금 봐도 근사하다. 박물관은 추억 속 국산차를 계속 복원해나갈 계획이다

 

주요 제원
크기(길이×너비×높이) 3980×1560×1360mm 휠베이스 2340mm 공차중량 940kg 
엔진 직렬 4기통 1238 cc 최고출력 80마력(hp)/6300rpm 최대토크 10.8 kg·m/4000rpm
변속기 수동 4단 0→시속 100km 가속 11.7초 최고시속 155km
판매가격 245만5700원(2021년 환산시 2062만512원–소비자물가지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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