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터프해지는,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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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터프해지는,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
  • 박해성
  • 승인 2021.05.11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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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태어나서 처음 밟은 미국 땅은 뉴욕도 LA도 아닌 테네시 주의 작은 동네 내슈빌이었다. 백인 컨츄리 음악의 본고장이라고 알려진 곳. 처음엔 모든 문화가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투박하지만 듬직한 미국적인 멋에 흠뻑 취했던 기억이다. 

그런 추억을 안고 두번째 방문한 미국은 뉴욕주의 주도인 올버니였다. 소위 미국답다는 느낌에 한결 마음이 열려있던 나는 공항에서 목적지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느긋하게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나란히 달리는 포드의 빨간색 픽업트럭이었다. 그 픽업트럭은 금발머리의 시원스럽게 생긴 백인 아가씨가 몰고 있었다. 한 팔을 창틀에 얹고 경쾌하게 몰고가던 그 빨간색 픽업트럭은 지금도 사진처럼 기억에 남아있다.

 

자동차의 나라 미국은 또한 픽업트럭의 나라이다. 미국 중서부와 남부도시의 길에는 세단보다 픽업이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미국인의 액티브한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이 있는데 그만큼 편리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트럭의 이미지와 달리 편안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캠핑이나 레저 등의 다양한 카 라이프가 추구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앞서 출시한 쉐보레의 콜로라도 또한 국내 차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옵션 사양에도 매니아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픽업트럭은 세단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보면 다양한 활용 능력 뿐 아니라 비포장 도로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고, 충격에 강하며 멋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드의 F시리즈나 쉐보레 실버라도, 닷지 램 등의 풀 사이즈 픽업트럭을 우리나라에서 운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이러한 상황과 때에 맞추어 픽업트럭의 명가 포드가 적절한 카드를 시장에 던졌다. 바로 이번에 출시된 2021 포드 레인저이다. 

쌍용과 쉐보레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포드 레인저는 풀 사이즈 픽업인 F-150 보다 아래 등급인 중형 픽업트럭으로서 이미 오랜 기간 북미를 제외한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모델. 이에 힘 입어 미국시장에서도 수요의 증가에 따라 다시 부활했다. 

 

영종도에서 열린 2021 뉴 포드 레인저 오프로드 챌린지 행사장에서 만난 포드 레인저는 성격이 다른 ‘와일드트랙’과 ‘랩터’ 두 모델이 있다. 

와일드트랙은 공기역학을 고려한 전면의 그릴 디자인이 채용되었고, 랩터의 그릴에는 전통에 따라 포드의 레터링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다. 두 모델 모두 다부진 외관에서 뛰어난 내구성을 느끼게 한다. 또한 눈에 띄게 짧은 오버행은 바로 치고 나갈 것 같은 공격적인 느낌을 줌과 동시에 한계점에 가까운 진입각을 예상하게 한다. 

먼저 시승한 ‘와일드트랙’은 온로드 주행 중심의 픽업트럭으로서 3.5톤을 견인하는 접지력을 가지며 18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되었다. 휴가철 미국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캠핑카를 끄는 모습이 연상되는 그 모델이다. 레저 생활에 적합하고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에 함께 하기에 어울린다. 

 

보수적인 디자인의 인테리어는 처음 시승한 차임에도 안정감을 준다. 시트는 편안하고 대시보드의 버튼들은 덤덤하니 모두 제 할 일을 정확하게 해낼 것 같은 모습이다. 승차감은 흙길임에도 온로드를 달리는 SUV 이상의 편안함이 있다. 

테스트 주행코스는 생각 이상으로 거칠었다. 자갈길과 모래길을 지나고 장애물 통과와 경사로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토크감이 넘쳐 운전에 재미가 느껴지고 우렁찬 엔진음은 작은 2.0L 디젤엔진이 장착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한다. 

이어 시승한 랩터는 와일드트랙보다 더 큰 차체 길이와 높이, 너비를 가지고 있어 더욱 터프한 외관이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모델로 17인치 알로이 휠에 33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FOX 쇼크업소버가 기본 장착되어 험로 주파성을 높였다. 인테리어에서 스티어링의 붉은 센터 포인트는 사소한 차이나마 랩터의 야생적 느낌을 더하고 퍼포먼스 DNA에 어울리는 랩터 로고가 적용된 스포츠 시트와 패들시프트, 알루미늄 스포츠페달 등이 눈에 띈다. 

 

랩터 시승은 앞선 와일드트랙의 시승과는 사뭇 다른 페이스로 진행했다. 모든 종류의 험로 주파는 물론 85cm 깊이의 긴 물웅덩이 통과와 바위 급경사, 오프로드 드리프트까지 깔끔하게 소화를 해냈다. 

시승을 마치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남자 DNA까지 덩달아 상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환경의 자동차 라이프에서 머스탱 이후 처음으로 갖고 싶은 미국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는 모두 2.0L 바이터보 213마력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했다. 찻값은 와일드트랙이 부가세 포함 4990만 원, 레인저 랩터는 6390만 원이다. 가격 차이가 좀 나지만 차체가 더 크고 오프로드에 보다 특화된 장비를 장착한 랩터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Fact File  The New Ford Range Wildtrak
가격    4990만 원(vat 포함)
크기(길이×너비×높이)    5490×1850×1870mm
휠베이스    3220mm
엔진    직렬 4기통 바이터보 1996cc 디젤
최고출력    213마력/3750rpm
최대토크    51.0kg·m/1750~2000rpm
변속기    자동 10단
공차중량    2310kg
견인하중    3500kg
구동방식    4WD
연비(복합)    10.0Km/L
CO2배출량    195g/km
    
 Fact File  The New Ford Range Raptor
가격    6390만 원(vat 포함)
크기(길이×너비×높이)    5560×1870×2030mm 
휠베이스    3220mm
엔진    직렬 4기통 바이터보 1996cc 디젤
최고출력    213마력/3750rpm
최대토크    51.0kg·m/1750~2000rpm
변속기    자동 10단
공차중량    2510kg
견인하중    2500kg
구동방식    4WD
연비(복합)    8.9Km/L
CO2배출량     221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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