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QA는 정확히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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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QA는 정확히 무엇인가?
  • 리차드 레인(Richard Lane)
  • 승인 2021.05.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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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A는 유서 깊은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통해 높은 위치에 올라가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건 바로 소형 SUV 모델이었다. 이 차는 배출가스 제로를 향해 달려가는 메르세데스를 위한 핵심적인 엔트리 레벨 모델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 가지 방향성을 두고 고객을 유혹한다. 6만5000파운드(약 1억207만 원)의 EQC SUV에 닿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폭스바겐 ID.3와 앞으로 나올 테슬라 모델 Y에 도전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말이다. 

EQC와 EQV에 이어 EQA는 메르세데스의 EQ 서브 브랜드에서 세 번째로 등장한 순수전기차다. S-클래스의 영향력이 미친 EQS도 네 번째 모델로 곧 나올 예정이다. 보다 큰 EQC는 EV 전용으로 설계됐지만, EQA는 GLA 플랫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EQS처럼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로부터 뻗어 나온 스타일링을 갖추지 못했다. EQA는 GLA와 매우 관계가 깊다. 분명한 것은 가격 정책에 정확한 목적성을 뒀다는 거다. 가능한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잠재 고객에게 확실히 친숙하게 느껴지는 무언가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ICE(내연기관 엔진)가 달린 GLA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EQA는 정확히 무엇인가? 

 

친숙함은 경멸이 아니라 만족을 낳는다. 넓게 말하면 내부에서…

우리가 시승한 EQA 250은 프런트 휠 사이에 위치해 있는 187마력짜리 전기모터와 액슬과 섀시를 이어주는 66.5kWh 리튬이온 배터리의 비동기식 드라이브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BIW(Body-in-White, 조립 라인에서 차체 철판 부품을 조립하고 페인트 라인에 들어가기 직전의 상태)는 거의 GLA에 가깝다. 노면 소음 감소를 위해 서브 프레임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파워트레인의 조용함 때문에 더욱 거슬렸을 것이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의 기본적인 서스펜션 디자인도 GLA에서 가져왔다. 물론 편안함을 중심으로 설계했지만, 배터리 덕분에 다소 빈약했던 스프링, 댐핑 비율이 증가했다. 

배터리 무게만 480kg으로 캐이터햄 세븐 차체 전체의 무게와도 맞먹으며 EQA의 공차중량을 2040kg으로 늘려 놨다. 이 차처럼 프리미엄 스펙이 붙은 차들은 두 개의 어댑티브 서스펜션 모드와 20인치 휠을 장착한다. 윈터 타이어를 신었다고 하더라도 이 차의 주행감은 스탠다드의 18인치 휠을 단 것과도 같다. 

 

GLA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배터리는 적재공간도 잡아먹었다

WLTP 인증 주행 거리는 263마일(423km)에 달하지만 비슷한 사이즈에 6000파운드(약 942만 원)가 더 싼 기아 e-니로는 64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장 282마일(453km)을 달린다. 모델 Y는 300마일(482km) 이상을 달릴 것이며, 탑 랭킹에 올라 있는 ID.3 투어는 77kWh의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자랑하며 336마일(540km)을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메르세데스는 EQA의 라인업에서 더욱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했지만 정확한 수치는 말하지 못했다. 이러한 파생 모델 중 일부는 추가로 강력한 전기모터를 다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경우는 주행 거리가 길어지기도 한다. 라인업 최고의 자리는 항시 열어두는 것인데, 이번 경우는 그게 아마도 AMG EQA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앞서가진 말자. 우린 지금 보통의 차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좋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긍정적인 측면은 배터리 셀이 층층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편안한 느낌마저 준다는 것이다. 만약 작은 내연기관 차의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면 분명히 이 차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똑같은 차니까 말이다. 

넓은 MBUX 디스플레이는 매우 선명하다. 전기차 느낌을 주는 그래픽으로 작동도 잘 된다. 터치감도 만족스럽고 인포테인먼트 컨트롤은 에치어스케치(양쪽 둥근 손잡이를 돌려 그림을 그리는 모래 그림판 장난감) 만큼이나 반질반질한 ID.3의 느낌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4만500파운드(약 6915만 원)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다소 플라스틱 느낌의 소재가 걸리고 공간이 특별히 넓어 보이지도 않는다. 실제로도 공간이 넓지는 않다. 특히, e-니로와 비교해보면 리어 레그룸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GLA도 마찬가지로 좁았다.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벤츠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던 데다가 바닥이 높아진 만큼 적재공간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대신 맞춤형 설계 구조로 디자이너들은 EQA의 내부 공간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 파노라믹 선루프나 선명한 조명들과 같은 요소들로 갑갑한 느낌을 해소해 준 것인데, 많은 전기차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소가 됐다. 

좋은 점으로는 자연스러운 스티어링, 스포츠 모드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속도 변화(톤당 91마력으로 무기력한 빠르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추월할 수 있을 정도의 반응성은 아니다), 그리고 방음 처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승차감이다. 시내에서는 서스펜션이 과도하게 억제돼 있고 열악한 도로 환경에서는 대체로 노면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속도를 낼 때 탄성이 더욱 부족하다고 느낀다. 고속도로에서는 엔지니어들이 흔히 말하는 ‘헤드 토스’(머리를 흔들리게 하는)를 경험할 수도 있다. 많이는 아니지만, 운전자를 약올리기에 충분한 정도다. 

 

EQA 250은 최고출력 187마력, 38.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모터를 앞쪽에 뒀다

타이어가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본다면, 메르세데스는 여기서 좋은 점을 놓친 거 같다. 스포츠 모드에서 서스펜션은 너무 경직돼 있고 컴포트 모드는 너무 연약하다. 지나치게 가벼운 페달의 무게감 때문이라도 EQA는 세심한 엔지니어링의 감각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진심으로 EQA를 추천할 수 없다는 것이다. 4만5000파운드(약 6915만 원)의 가격표를 쉽게 달아 버리는 옵션을 고민하기 전에 말이다. 이 가격으로는 폴스타 2를 살 수도 있다. EQ 라인업의 개막전으로 이론상 그럴싸해 보이고 어반 SUV로서 훌륭한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출가스 제로를 내세워 GLA를 재탕한 것은 메르세데스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순리대로 전자식 브레이크를 두고 겨뤄 보자

브레이크 디스크를 교체하지 않고도 EQA로 수백, 수천 마일을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이 사실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 다른 전기차처럼 메르세데스는 물리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하는 대신 회생 제동 기능을 활용해 모터가 역회전하며 차의 속도를 늦춰준다. 차이점은 EQA의 시스템이 예외적으로 잘 작동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전자식 브레이크 작동 세팅이 있다. 전통적인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적당한 힘을 통해 약간의 힌트만 주는 세팅과 휠에 달린 패들을 사용해 조절하는 재빠른 정도의 세팅이다. 후자는 직관적이다. 하지만 오토 세팅이 또 있다. 아마 가장 만족스러운 세팅일 듯하다. 센서를 통해 제한 속도를 감지하고 교통 상황이나 코너 및 로터리를 돌기 전 전방의 상황을 알려주는 GPS 데이터를 반영해 회생 제동 기능을 작동시킨다. 시승하는 동안 한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지만, 필요한 만큼 부드럽고 깔끔하게 제동을 건다. 과하지 않게 딱 알맞은 정도로 작동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Mercedes-Benz EQA 250 Premium Plus

가격     £40,495(보조금 적용 이후)
엔진    전방 비동기식 모터
파워    187마력(bhp)
토크     38.2kg·m
변속기     1단 감속 기어
무게     2040kg
0→시속 100km 가속    8.9초
최고시속    180km
배터리     66.5kWh, 리튬이온
주행거리     263마일(423km)
CO2 배출량    0g/km
경쟁모델    테슬라 모델 Y, 폭스바겐 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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