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뉴 오디세이, 패밀리 미니밴으로서의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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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뉴 오디세이, 패밀리 미니밴으로서의 가치는?
  • 나경남
  • 승인 2021.04.2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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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미니밴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선택지는 별로 없다. 덕분에 고민의 폭도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지를 넓혀보고 싶다면 혼다의 2021년형 오딧세이가 대안 모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비교 대상으로서 오딧세이는 가장 뻔한 선택지의 정당성을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할까, 아니면 뻔한 선택지를 거부할 수 있는 이유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을까. 

혼다의 2021년형 뉴 오딧세이는 부분변경 모델로서 기존 오딧세이와 세대를 구분하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획기적인 큰 변화를 꾀한 것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엔진과 변속기 등과 같은 파워트레인에서의 변경점 또한 거의 없다시피하다. 가혹한 이야기일까. 2021년형 오딧세이에서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적지 않은 변경 및 개선 사항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달라지지 않은 점을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이유가 있다. 왕복 120km 정도 거리의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해 오딧세이를 몰고 달리면서 느낀 가장 큰 강점은 엔진과 변속기. 결국은 심장이 가장 중요했다는 얘기다. 

 

혼다의 SOHC V형 6기통 3.5L 직분사 i-VTEC 엔진은 누군가가 약간의 비아냥을 곁들여 ‘사골 엔진’이라고 부르더라도 딱히 반박할 수가 없다. 심지어 퍼포먼스에서 빼어난 것도 아니다. 엔진의 최고 마력은 동급 배기량의 패밀리 미니밴 중에서 가장 낮은 284마력(기아 카니발 294마력, 토요타 시에나 301마력)을 기록하며, 최대토크의 경우엔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여준다. 

대신 제원상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엔진 회전수는 혼다가 약간 더 낮다. 상대적으로 좀 더 저회전 영역에서 출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지만, 단지 숫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평범한 일상 영역에서 이 엔진은 참 간결하게 돈다는 느낌을 준다. 구동 감각이 매끄럽지만, 단순 명료한 느낌이다. 덕분에 가속 패달을 밟을 때 그 반응도 즉각적이다. 좀 더 가속 페달을 깊게 눌러 회전수를 더 끌어올리면, 운전자의 기대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는 VTEC의 맛을 볼 수 있다. 

 

가변 밸브 시스템 자체가 혼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VTEC은 정말 그 맛이 다르다. 더구나 참 부지런하게 움직여주는 10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고도 빠르게 작지 않은 덩치를 움직이게 해준다. 드라이브 모드를 S로 설정하고 패들 시프트를 가지고 놀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그러다가 문득,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패밀리 미니밴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서 다시 출발하자. 가족을 위한 선택. 참 간결하고 쉽다. 넉넉한 공간은 다양한 레저 활동에서 유리하고, 이동 간에 동승자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혼다 오딧세이도 이런 점에서 빠지는 점은 없다. 혼다 센싱에 의한 주행 보조 시스템이 이전보다도 강화되면서 저속 추종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되어, 가고 서는 것이 반복되는 정체 구간에서의 피로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 무척 반가웠다. 

 

이밖에 오딧세이 특유의 분리 가능한 매직 슬라이드 시트에 폴딩 기능이 추가된 것도 다른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나 시트를 분리했을 때의 거대한 실내 공간은 침대 하나를 그대로 집어넣어도 될 듯 했다.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차박’을 염두해 오딧세이를 선택한다면, 공간 활용 측면에서 다른 차량을 부러워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패밀리 미니밴의 존재 이유와 가치가 그저 ‘가족을 위한 선택’이라면, 그게 꼭 오딧세이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와 가족을 위한’을 전제로 하며 ‘나’를 포함시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족의 안전과 편의에 더해 운전 재미라는 나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Fact File  HONDA NEW ODYSSEY 
가격     5790만 원
크기(길이 x 너비 x 높이)    5235 x 1995 x 1760mm
휠베이스    3000mm
무게    2095kg(공차중량)
엔진    3.5 SOHC i-VTEC, 3471cc, V6 가솔린
변속기     자동 10단 
최고출력    284마력 / 6000rpm
최대토크    36.2kg·m / 4700rpm
연비(복합)    9.0km/L 
CO2 배출량    187g/km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트레일링 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235/5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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