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대 타이칸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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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대 타이칸 대결
  • 엔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 승인 2021.05.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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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편집자에게 이 테스트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제안했던 것은 1년 전이다. 그 아이디어는 포르쉐의 가장 전통적인 제품의 가장 아날로그적인 버전과 가장 현대적인 버전을 대결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단순히 가솔린 대 전기 이상의 것이었으며, 아날로그 대 디지털, 내연기관 엔진이 장착된 후륜구동 자동차와 수동 변속이 가능한 전기 사륜구동 기술을 총망라하면서도 겸손함을 위해 기어 변속 패들을 번잡스럽게 움직이지 않는 모델의 비교였다. 

하지만 그 이후 글로벌 팬데믹과 같은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포르쉐는 또한 두 개의 페달만을 사용하는 911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수동 변속기 버전이 등장하자 그것은 대부분 미국으로 보내졌는데, 이런 자동차들을 위한 세계 최대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수동 911은 순수주의자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클러치 페달을 포함한 992가 영국으로 들어왔을 때, 포르쉐는 그들의 가장 충성스럽고 인내심이 강한 자사 고객들에게 먼저 차를 제공하고 두 번째로 언론사에 이 차를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공정한 일처리였을 것이다. 

여러분은 또한 두 모델의 상대적인 제원을 확인하고 왜 우리가 그 둘을 비교하는 것에 신경을 썼는지 궁금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하나는 네 개의 도어를 갖추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두 개의 도어를 갖고 있다. 타이칸은 거의 0.5m가 더 길고(휠베이스에서도), 폭은 10cm 이상 넓어졌으며, 높이는 8cm 이상 올라갔고, 이 모든 것을 제공하는 대신 740kg이 더 무거워졌다. 이보다 무게가 덜 나가는 차들도 충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파나메라와 같은 차와 비교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

글쎄, 어쩌면 언젠가 그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의 비교는 각 차량의 콘셉트를 맞춰 보기 위함은 아니다. 나는 이제 현재의 상황이 옳고 그르거나 좋고 나쁘건 간에 타이칸과 같은 전기자동차가 911과 같은 ICE(내연기관 엔진)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전체 자동차의 역사적 맥락에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경우 전통적인 접근법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보다 새로운 종의 자동차들 중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나아가야 할까? 간단히 말해, 혁명이 진화를 압도할 수 있을까? 

 

타이칸은 노브가 달린 디지털 대시보드를 가지고 있다

이 두 모델을 비교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비교 테스트를 할 때 한 대의 자동차와 또 다른 차를 비교하기 전에 아주 이중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반 고객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최근 새로운 레인지 로버를 구입할 것인지 아니면 중고 맥라렌을 구입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봤다. 그리고 나는 오랜 시간에 걸쳐 911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이들은 효율적인 세금 관리, 늘어나는 가족 구성원, 환경이나 그것으로 인한 개인적인 이미지 때문에 지금 당장은 그들이 사랑하는 6기통 리어 엔진 쿠페에서 좀 더 넓고, 세련되면서, 더 친환경이며 멋지고 잘 만들어진, 전기 구동 버전의 자동차로 바꿔야 할 때가 아닌지 궁금해 하고 있다. 

특히 타이칸 4S 가격에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추가한 후의 가격 및 전체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되는지를 명심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우리가 여기서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이 테스트가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911을 먼저 시승했던 것은 그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911은 2021년 타이칸에게 태클을 당하기 전까지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점이었고, 그 위상 또한 아주 높았다. 이제 수동 기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순혈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사실상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되었으며 두 개의 터보차저를 얹은 3.0L 엔진은 444마력을 낸다. 약간의 시간차가 있음에도 출력 상승 곡선이 매우 부드럽고, 스로틀 반응도 매우 날카로우며, 그 사운드까지도 너무나 좋았기에 이 트윈 터보가 실질적으로 운전 경험을 더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을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었다. 

비록 몇몇 사람들은 그것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 911의 감각은 그렇지 않다. 이렇듯 친밀한 운전 환경은 제대로 지켜져 왔다. 나의 유일한 불만 사항은 완전히 디지털화된 대시보드가 이 차의 특성에 완전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뿐이었다. 실제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만큼 충분한 거리를 달려봤다. 이것은 마치 타이칸에 적용된 기계식 시계 세트만큼이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밖의 모든 것은 여전히 숨막힐 정도다. 또한 이 차량은 그야말로 표준형인 911이다. 서스펜션을 10mm 낮추는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665파운드, 약 102만 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세라믹 브레이크나 액티브 롤 바 또는 사륜 스티어링 등의 도움이 없이도 다이내믹하게 주행할 수 있다. 제대로 된 도로에서 열심히 달린다면 누구든 매우 직관적인 운전으로 노면에 차량을 밀착시킨 상태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완벽한 조화라는 고루하고 진부한 표현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자 한다. 911은 운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시작점으로 잡은 차다. 그들을 단지 이 기준점에 참여시키려고 하는 점에서 이것은 본질적으로 특별한 자동차라고 말이다.  

 

스피드와 정확한 조향은 타이칸의 크기와 무게를 착각하게 만든다

그것은 모든 영역에서 그러하다. 992의 가장 위대한 기술은 처음부터 운전자를 그 운전 경험에 참여시키는 것으로, 이는 표준형의 991이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것이다. 또한 수동 변속기는 그 세계에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역할만 한다. 내가 이것을 PDK로 바꾸려고 할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마술과 같은 기술에 관한 한, 911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해리포터의 지팡이를 받은 아이에 비유된다면, 타이칸은 데이비드 블레인과 해리 후디니(역주: 두 사람 모두 탈출 마술로 유명한 현실 속 마술사다)의 사랑스러운 아이처럼 보인다. 911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와 또 무엇을 하든, 타이칸은 그보다 훨씬 더 놀랍다. 

그 첫 번째 트릭은 911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것을 당신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헤드라인에는 563마력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 이 기능은 런치 콘트롤을 사용했을 때, 잠시동안만 사용할 수 있으며 여분의 대용량 배터리를 선택한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인 사용 영역에서 표준형 타이칸 4S는 911보다 낮은 429마력을 낸다. 

 

마음을 사로밥는 911의 능력은 두 차에 모두 해당되는 레파토리다

두 번째 트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성능적 수치는 런치 콘트롤을 통해 기록되므로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했을 때가 표준형보다 88마력이 더 높지만, 시속 0→100km 가속 시간 4.0초는 온전히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기억해 둘 것은 이것이 현재 판매 중인 세 종류의 타이칸 중 가장 느린 수치란 것이다. 

그 이유는 실제로 마력보다 토크가 그 역할이 더 크고, 실질적으로는 순간적인 토크를 발휘하는 것이 보다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무게 대비 마력의 비율이 911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톤당 218마력 대 톤당 300마력), 합법적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속도라면 타이칸이 더 빨랐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테스트한 이 타이칸은 거의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휠베이스를 상쇄하기 위해 리어 휠 스티어링 옵션(1650파운드, 약 253만원)을 추가한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렇게 민첩하고 정확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 때로는 마법처럼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또한 마법 같기도 하다. 타이칸은 조용하고 충분히 행복하게 911의 꼬리를 물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운전자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911의 드라이버가 회전수를 관리하면서 기어 노브를 끝없이 휘젓는 동안, 당신은 정적 속에서 편안히 앉아 생각에 잠겨 엷은 미소가 얼굴에 퍼지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칸은 매우 빠를 수도 있고, 같은 양의 G포스를 코너에서 끌어낼 수 있으며, 비록 트렁크가 너무 작다고 하더라도 평균 체격의 성인 4명을 태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단지 이것이 할 수 없는 것은 앞서 이야기 했던 작지만 중요한 것. 즉, 운전자를 직접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술은 그 어느 정도까지만 발휘된다. 992의 독보적인 기술은 운전자를 처음부터 참여시키는 것이지만, 그것은 한계점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나아간다. 

 

왼쪽부터: 2nd. 세계 최고의 전기차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행 즐거움에서는 911을 따라잡지 못했다; 1st. 스탠다드 모델 중에서 적어도 지난 15년 동안에는 이만큼 훌륭한 911은 없었다. 최고의 장점은 세 번째 페달에서 발현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타이칸은 어떤 단계에서든 911처럼 운전자를 참여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일단 당신이 실제로 911을 따라 하기 시작한다면 타이칸은 그 크기와 무게를 조금 보여주기 시작한다. 여기서 요점은 꼭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911은 운전 그 자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명확한 선택지로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타이칸은 적지 않은 무게(특히, 2220kg이란 수치)에 비해 더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그 결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차는 세계 최고의 전기 자동차이며 오늘날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들 중 가장 영리한 마술과도 같다. 나는 타이칸을 존경하며 존중한다. 진심으로 타이칸이 마음에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충분히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는 데 내기를 걸 수 있다. 단, 1분도 이 차가 기존의 911을 대체할 수 있는 포스트 모던 911이라는 생각에 빠지도록 허용하지 말 것. 실제로 그렇지 않으며,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911에는 언제 전기가 들어오나?

포르쉐 스포츠카 라인 디렉터이자 ‘미스터 911’로 불리는 프랭크-스테펜 발리서(Frank-Steffen Walliser)가 움직이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911은 포르쉐가 전기차로 만드는 마지막 모델이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은 내가 퇴직한 다음에 일어나길 희망한다. 그래야 그 일로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그때는 얼른 911 엔진 하나를 챙겨둘 계획이다” 고 말했다.

심지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911도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는 911이 오랫동안 사랑받았지만 점점 더 구식 기술에 매달리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비록 현재 992 시리즈는 하이브리드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리서는 차의 무게와 짐의 용량, 그리고 심지어 모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피할 수 없는 부작용에 대해 걱정한다. 

“만약 당신이 그런 차를 만들고 싶다면, 완전히 새로운 차를 만드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992가 2019년에 도입된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는 빠르면 2026년 이전에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Porsche 911 Carrera S 
가격    £94,350
엔진    수평대향 6기통, 2981cc, 터보차저, 가솔린
최고출력    444마력/6500rpm
최대토크    54.1kg.m/2300rpm
변속기    7단 수동
무게    1480kg
0→시속 100km 가속    4.2초
최고시속    307.4km
배터리    na
연비/주행거리    9.3-9.9km/L
CO2    229-243g/km

Porsche Taycan 4S
가격    £88,193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엔진    2개의 AC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
최고출력    483마력 (오버부스트 시 563마력) 
최대토크    66.2kg.m(오버부스트)
변속기    2단 자동
무게    2220kg
0→시속 100km 가속    4.0초
최고시속    249.4km
배터리    93.4kWh (총량), 83.7kWh (사용), 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리튬이온
연비/주행거리    463.5km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CO2    0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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