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폭스바겐 파사트 GT 세단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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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폭스바겐 파사트 GT 세단의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21.02.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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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파사트 GT 세단

이번에 등장한 파사트 GT 세단은 8세대 파사트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고 소개됐다. 사실 파사트의 경우, 모델 구분이 약간 복잡해 보이는 일면이 있다.

파사트(Passat) 세단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건 아마도 2007년에 나온 6세대 모델부터 일 것 같다. 이후 2009년에 쿠페형 스타일의 파사트 CC 세단이 나오면서 인지도가 좀 더 높아졌고, 2011년에 7세대 모델이 나왔지만, 2012년에 약간 큰 차체의 미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파생 모델이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사실 필자에게는 7세대 미국형 파사트 세단 모델이 나온 게 불과 얼마 전 같은 느낌인데, 그게 벌써 8년 전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다.

 

전반적으로 역동성을 강조한 파사트 GT 세단의 측면

파사트 세단은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으로 개발됐다. 해치백 전용 모델이었던 골프(Golf) 승용차의 세단형 모델로 제타(Jetta)가 있는데, 파사트가 중형 세단의 느낌이라면 제타는 상대적으로 준중형 세단의 느낌이다. 파사트는 6세대 모델에서는 앞 얼굴이 골프와도 닮은 인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골프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독립된 중형 세단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파사트 GT는 정면에서도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캐릭터 라인 아래쪽으로 낮게 설정돼서 매우 낮은 후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후드 면은 낮지 않지만 그릴과 헤드램프를 낮게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측면에서도 수평적이고 낮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도어에서 사이드 프로텍터를 도어 아래쪽에 낮추어 붙임으로써 휠 아치가 더욱 강조되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지도록 했다. 게다가 휠 아치 역시 플랜지 면을 넓게 만들어서 휠의 비중을 강조해 매우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파사트 GT 세단의 후측면 이미지

그런 요소들로 인해 현재의 파사트 GT 세단 디자인에서의 특징은 스포티 세단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6세대 모델부터 C-필러를 해치백 모델이었던 다른 폭스바겐 차량들과 완전히 다르게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6세대부터 나타난 C-필러의 디자인 특징은 마치 BMW세단 디자인의 C-필러 디자인 특징인 이른바 호프마이스터 커브와도 같은 크게 원호를 그리는 윈도 그래픽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이런 커브는 오늘 살펴보는 파사트 GT 모델에서는 윈도 그래픽 자체만을 보면 더욱 더 BMW와 흡사한 이미지다.

BMW는 이런 윈도 그래픽에 대해 뒷바퀴굴림 방식 세단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설을 붙이고 있는데, 파사트 GT는 앞바퀴굴림 방식이면서도 이런 윈도 그래픽을 쓴 건 어쩌면 뒤쪽의 거주성을 높인 역동적인 세단형 승용차라는 의미를 강조하려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2012년에 나왔던 미국 시장용 7세대 파사트 세단에서는 C-필러에 쿼터 글래스를 넣으면서 캐빈과 거주성을 강조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차체 크기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실용적 중형 세단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제 중형 세단과 경쟁했던 것이다. 미국형 모델은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판매됐다.

 

2007년형 6세대 파사트 세단
2009년에 나왔던 8세대 파사트 CC 세단
2011년형 7세대 파사트 세단
2012년에 나온 미국 시장용 7세대 파사트 세단

실용성을 가장 중심에 둔 콘셉트의 승용차답게 파사트의 운전석을 중심으로 한 인스트루먼트 디자인은 가장 보편적인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센터 페시아의 모니터를 중심으로 한 것으로 세부적인 형태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배치는 6세대에 정착된 것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스포티한 콘셉트로 등장했던 파사트 CC모델에서도 일부만 변경됐을 뿐 6세대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리고 2012년형으로 등장했던 7세대 파사트 세단 역시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레이아웃, 특히 센터페시아를 비론한 앞쪽 콘솔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히려 아날로그 시계를 부착하는 것으로 일부만 변경했다. 센터 페시아가 디지털화되면서 오히려 아날로그 시계를 적용한 것이다.

현재 모델에서는 클러스터 하우징을 비롯한 센터페시아에도 디스플레이를 확대 적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 최근의 변화로 눈에 띄는 것은 A-필러 아래쪽의 시야 확대를 위한 삼각형 유리창의 적용이라는 점이다. 이전 모델에서는 도어 미러 부착으로 인한 삼각형 공간이 모두 막혀 있고 실내에는 그 부분에 고음 스피커를 달기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승용차 설계 유형이었으나, 이제는 시야 확보를 위해 플래그 형태의 미러를 달면서 삼각형 유리창을 부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운전 중에 그 부분의 시야 확보가 매우 중요한 경우가 있는데, 특히 좌회전 시에 의외로 그 부분으로 인한 시야의 사각지대가 크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삼각형 유리창을 달면 사각지대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국산 중형 승용차들도 이 부분을 최근 들어 유리창으로 바꾸어 설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20년형 8세대 파사트 페이스 리프트 세단의 운전석
2007년형 6세대 파사트 세단의 운전석
파사트 CC 세단의 운전석은 6세대와 거의 동일했다
2012년형 미국 시장용 파사트 세단의 운전석
2012년형 7세대 파사트의 운전석

파사트 GT는 실용성을 높은 비중으로 가진 차량답게 뒷좌석 공간 확보에 신경 쓴 모습이다. 이런 인상은 트렁크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세단의 차체 이미지가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차체 비례에서 트렁크의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로 인해 세단의 트렁크 용량이 깊이 보다는 폭 중심의 치수로 변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 세단형 승용차도 마치 해치백처럼 뒷좌석 등받이를 젖혀서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공간 활용성이라는 관점에서 요즈음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SUV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여전히 무난하고 실용적인 세단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대다수 존재한다. 과거에는 중형 세단이 대체로 가족용 차량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알맞은 경제성(일상적인 유지비 측면에서의 경제성의 의미)과 뒷좌석 거주성과 같은 기능적 실용성이 높은 승용차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오늘날은 과거보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레저 활동의 비중이 높아진 시대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캠핑을 가서 이른바 차박을 하는 것은 아니다. 레저 활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족용 차량으로 SUV가 주목받는 것이라면, 레저활동을 포함하지 않는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합리적 차량, 바로 오늘날의 또 다른 대다수 그룹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높은 실용성이 바로 중형 승용차에서 필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파사트 GT는 독일이든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간에 상관 없이, 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에게 알맞은 기능과 실용성을 갖춘 차량으로서 ‘중형 승용차’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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