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마력 일렉트릭 GT 레이서를 풀어놓은 재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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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마력 일렉트릭 GT 레이서를 풀어놓은 재규어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 승인 2021.02.2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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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인 이 콘셉트 모델은 진일보한 기술을 사용한다.
그리고 미래 재규어 로드카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재규어가 1900마력(bhp)을 내뿜는 새로운 내구레이스 콘셉트 머신을 공개했다. 전임 모델 F-타입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양산형 모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 같은 모습이다.

비전 그란 투리스모 SV는 매우 인기 있는 그란 투리스모 비디오 게임(전 세계 830만 유저를 갖고 있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제 크기의 모델을 만들면서 전 세계에 그 위엄을 알리고자 했다.

다른 제조사들도 이미 그란 투리스모(부가티, 마세라티, 푸조, 그리고 재규어도 포함돼 있다)를 위해 디자인한 차들이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로드카 기술자들이 3D 모델링에 참여해 일반에 공개할 수 있는, 더욱 앞선 디자인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콘셉트가 미래에 양산차 그대로 나오지는 않는다. 

디자인 디렉터 줄리안 톰슨은 재규어 레이싱과 SV 프로덕션 팀을 함께 작업하도록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트랙과 일반도로를 위한 재규어는 항상 그 DNA를 공유했다”며, “쇼케이스는 실제 전통적으로 관리하던 자동차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점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 그란 투리스모 SV는 가상 세계에서 최고의 성능, 트랙션 및 고속 안정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팀은 이전 재규어 그란 투리스모 쿠페를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현재의 팀이 “오직 시작점일 뿐”이라고 말한 그 모델이다. 최근 프로젝트는 모든 것을 재평가했고, 기술자들은 게임 그란 투리스모의 넓은 트랙에 더욱 효율적일 수 있는 차를 완성해냈다고 말했다. 

 

이 차는 C-타입, D-타입, XJR-9, 그리고 XJR-14의 스타일을 가져왔다. 하지만 톰슨이 강조한 것은 “과거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는 것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공개되는 이 차의 개발은 ‘버추얼 월드 테스팅’(Virtual world testing)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비디오 및 포럼에서 수집된 전 세계 게임 유저들의 견해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란 투리스모 플레이어들의 상당수는 25살에서 35살로 구성된 그룹이다. 재규어의 미래를 가상 세계로 끌어올 것을 고민한 그룹이다. 이것이 재규어가 “완벽한 게이밍 내구 레이스카”라고 주장하는 이 차를 만드는 데 열정을 쏟은 이유다. 

재규어 디자이너들은 1년 전 GT SV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처음에는 네 가지 테마를 경합해 개발했다. 코벤트리에서 훈련을 받고 6년 동안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팀에서 활동한 28세 올리버 카텔-포드의 작품을 선정했다. 

카텔-포드는 “나의 작품이 선택되어 자랑스럽다”고는 했지만,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보이고 많은 사람이 운전하게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프로젝트는 곧 모든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특별한 날짜를 정해놓고 있지는 않지만 2030년까지는 그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르망도 항상 마음 한구석에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멀한 실내 레이아웃으로 차체 중량을 1400kg까지 줄일 수 있었다
사이드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운전자는 270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진보적인 공기역학은 필요에 따라 다운포스를 조절한다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에서 금속으로 제작된 GT SV의 급진적인 길이와 높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전 모델과 동일한 2721mm의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는데 차체 길이는 861mm가 더 길어져 5540mm가 됐다. 신형 롤스로이스 고스트보다 14mm가 길다. 하지만 높이는 겨우 1m 정도에 불과하다. 추가적인 길이는 리어 오버행에 집중됐다. 압도적인 크기의 리어 윙 때문인데, XJR-14에서 보았던 것처럼 차량 뒤쪽을 감싸는 형태다. 

GT SV의 낮고 긴 차체는 경량화를 이룬 소재들로 구성됐다. 여러 가지 미묘한 방법으로 제시된 곡선과 재규어 클래식 레이스카를 연상케 하는 통풍구 디자인으로 모든 표면은 새롭지만 재규어의 손길이 닿았다는 사실도 틀림없이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디테일에서 영리함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체 측면에 있는 르망 스타일의 포지션 라이트, 더욱 좁고 날렵한 형태를 띤 ‘재규어 J’ 헤드램프 디자인, 옛 트윈 퓨얼 탱크를 연상케 하는 두 개의 충전 포인트, 재규어 ‘리퍼’(달리고 있는 재규어) 엠블럼이 달린 섬세한 느낌의 퍼스펙스(Perspex) 그릴, 운전석 바닥에서 빛나는 SV 배지, 차체 후방의 날카로움을 표현한 라이트 스트립과 그 요소들, 고성능을 나타내는 피토 튜브(지붕 가운데 둥근 모양의 기기, 유체 흐름 속도를 측정하는 계측 센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서킷보드 덮개는 레이싱 재규어의 론칭 날짜까지 새겨져 있다. 

GT SV에는 네 개의 내장형 포뮬러 E 전기 모터가 달려 있다. 재규어 레이싱에서 디자인한 이 통합형 파워트레인 전기 모터는 각 바퀴에 달려 있다. 쿠페 모델의 경우는 세 개의 모터가 달리는데 앞쪽 액슬에 한 개의 모터가 달린다. 

파워는 네 개의 모터에서 총 1877마력(bhp)이 발휘된다. 최대토크는 453.4kg·m이다. 각 모터는 1단 변속기를 통해 개별적으로 힘을 전달한다. 각 모터가 각 바퀴에 파워를 전달하는 구조는 앞·뒤쪽에 매우 정확하고 영리한 토크 배분이 가능하다. 

재규어가 말한 최고시속 410km와 1.65초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배터리 냉각을 위해 사용한 특수 액체 질소 회로 설계도는 놀랄 일도 아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배치한 50:50 무게 배분은 최대 전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르망에서 뮬산과 같이 길고 곧게 뻗은 쿨링 시스템은 최대 동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증기를 뱉어내기도 한다. 

재규어 디자인들이 익숙한 스타일을 많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GT SV 디자인에서 가장 우선순위는 공기역학적 구조다. 재규어 레이싱도 포뮬러 E 레이스카에서 앞서가는 CFD 테크닉을 똑같이 사용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398Cd인데, 일반도로를 달리는 차로는 수치가 높은 것처럼 여겨지지만 레이스카로서는 낮은 편이다. 시속 320km에서 상시 0.5톤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제공하려면 당연하다. 

 

압도적인 공기역학 기술은 GT SV의 거대한 리어 윙이 한몫을 했다. 꼬리 끝 양쪽에 떼어낼 수 있는 날개를 적용했는데, 필요할 때 다운포스를 제공하거나 제동력을 더할 수 있다. 또한 최고시속에 보다 빨리 도달할 수 있게 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GT SV는 앞쪽 스플리터부터 뒤쪽 거대한 디퓨저까지 차체 하부 공기를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바닥을 평평하게 디자인했다. 

재규어 SV 공기역학 기술 담당 마이클 오레간은 “현행 내구 레이스카와 동등한 성능을 갖춘 전기 레이스카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GT SV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테일은 다른 그란 투리스모 슈퍼카보다 잘 해결됐다. 그중 한 가지는 측면에 있는 드라이버 시트다. 헬멧 모양의 콕핏은 밖에서 보면 매우 낮지만, 드라이버는 더욱 낮은 보닛, 커다란 프런트 휠하우징 사이로 꽤 괜찮은 전방 시야를 확보한다. 시트는 일체형으로 지난 포뮬러 E 레이스카에서 가져온 재활용 카본 소재로 만들었다. 

놀라운 가상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재규어의 기술자들은 “검증된 미래지향적 재규어”(Authentically but futuristically Jaguar)라고 부르는 새롭고 파워풀한 가상 터빈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이 사운드는 모터가 분당 4만회 회전하는 레드라인에 도달할 때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내년 초 게이머들은 이 소리를 처음 들을 수 있게 된다.

한편, 가상 트랙에서 이 차의 데뷔를 앞두고 재규어 기술자들은 확신에 차 있다. 재규어 SV 수석 엔지니어 자말 하미디(Jamal Hameedi)는 ”우리가 세운 한 가지 목표는 재규어 GT 비전 쿠페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 팀은 방금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Q&A  아담 해튼, 재규어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만들지도 않을 차에 왜 그렇게 공을 들이나?
“이것 자체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양산을 목적으로 한 모든 작업들만큼이나 진지한 일이다. 우리 양산차를 한 대 몰아보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운전하게 될테니까.” 

이와 같은 급진적 디자인에 과거의 디자인을 얼마나 써야 할지 어떻게 결정하나? 
“훌륭한 자원이지만, 과용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일부는 고전적인 디자인 특히, D-타입과 C-타입에 매료되지만, 현대적 재규어는 전통주의자들에게 맞춘 1958년의 모방작이 될 수는 없다. 항상 만족은 없다. 재규어의 젊은 고객층을 원하고 여성 운전자들도 매료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헤리지티를 원하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새 디자인에 대한 매력도 괜찮은 것이다.”

어쨌든 새로운 재규어 디자인은 항상 진보적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그것이 가장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재규어처럼 생긴 차들이 꽤 많다. 우리가 추구한 바를 따라 하는 경쟁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항상 앞서가야 하고 이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그 부분을 메워가게 될 것이다.” 

이 차의 어떤 요소를 미래의 양산차에서 볼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는 이 차에서 ‘리퀴드 서페이싱’(liquid surfacing)이라고 부르는 부분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부드러운 모양에서 괜찮은 각도를 잡아내기가 무척 힘든데, 우리가 이 부분에서 잘 해낸 거 같다. 그리고 또한 차의 형태를 아주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에서 서트라인(차체 판이 구분되는 선)을 썼고 앞으로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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