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뒤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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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뒤의 얼굴들
  • 오토카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21.01.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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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월드랠리팀이 WRC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런 성과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얼굴들이 있다.
현대는 2014년 WRC 복귀 이후 7년 만에 2번의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세계 최정상 모터스포츠 무대인 WRC에서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이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챔피언에 올랐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 규모가 7경기로 축소되긴 했지만, 한 시즌 내내 컨디션을 유지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매 경기 주행 환경이 다르고 변수가 많은 WRC의 경우 경기별로 치밀한 준비는 물론, 상황에 따라 발빠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대회 스케줄이 자주 바뀌는 등 참가팀 입장에서 대응하기가 더욱 어려운 한해였다. 

2014년 WRC에 복귀한 뒤, 현대팀이 7년 만에 2번의 종합 우승을 달성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경기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디움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조력자들도 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이하 HMSG)을 이끄는 법인장, 그리고 WRC 경주차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바로 그들이다.

나아가 HMSG와 긴밀히 협업하며 경주차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한국과 유럽의 기술연구소 및 수많은 관련 부서 또한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챔피언의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대표해 HMSG 노승욱 법인장과 WRC 경주차 차체 개발 담당 박태완 책임연구원, WRC 및 TCR 경주차 파워트레인 개발 담당 황인구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자료 제공 : 현대자동차)

 

노승욱 법인장은 전 세계의 현대팀 팬들을 위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HMSG를 이끄는 한국인 수장
노승욱 법인장

 

HMSG에 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WRC에서 일궈낸 2번째 종합 우승이다. 우승 소감은?

2019년도 종합 우승은 현대차의 사상 첫 WRC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이었다. 올해도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달성해 2연패를 이룬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연속 종합 우승은 현대팀이 WRC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규모가 크게 줄었고 일정에도 변동이 많았다. 그런 만큼 매 경기 전략을 세우고 경기에 집중하는 게 더 어려웠을 것 같다.

올 시즌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코로나19였다. 대회 스케줄이 계속 바뀌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따라서 HMSG는 경기가 재개되는 시점에 100%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집중했다. 현대팀은 5명의 드라이버가 3대의 경주차를 타고 번갈아 출전하는 전략을 취했다. 오트 타낙과 티에리 누빌 선수는 모든 경기에 출전해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목표로 했고, 남은 1대에 3명의 선수가 각자 강점을 가진 경기에 교대로 출전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로테이션 전략이 주효했다. 

HMSG는 독일에 있고 외국인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일부다. 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기에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다. 

HMSG는 현대차를 대표해서 WRC에 직접 출전하는 팀인 동시에 현대차 해외법인 중 하나로,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현대차를 대표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신중하게 임하고 있다. 특히 WRC 경기에서 우승하게 되면 시상식장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HMSG를 대표하는 한국인으로서 굉장히 뿌듯한 순간이다. HMSG에는 다양한 국적의 팀원들이 있고 외국인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그들 또한 현대차의 일원이며 HMSG와 현대차를 사랑하는 마음은 국적과 상관없이 똑같다.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WRC 대회 현장에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그 이전까지는 대회 현장에서 현대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팀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면 매우 우렁찬 목소리로 “현대! 현대!”를 외치며 깃발을 흔드는 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WRC가 열리는 나라의 현대차 법인과 대리점에서 WRC를 활용한 판촉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의 영향력과 고객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다음 시즌 WRC 일정이 공개됐다. 다음 시즌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2021년에는 총 12번의 WRC 경기가 예정돼 있다. 특히 내년은 2022년부터 WRC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앞서 현행 WRC 경주차로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다. 그런 만큼 각 팀의 경주차 성능이 최고조에 올라 매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HMSG는 현재 규정 안에서 경주차의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일정에는 크로아티아, 케냐, 일본의 3개 라운드가 새로운 이벤트로 추가됐다. 모든 팀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에 대한 사전 분석을 완벽히 준비해야 한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에는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까지 획득해 양대 챔피언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HMSG에서 WRC 경주차의 차체 개발을 담당하는 박태완 책임연구원

HMSG와 현대자동차를 연결하는 한국인 엔지니어
황인구 & 박태완 책임연구원

 

HMSG에는 언제 합류했는지 그리고 주요 담당 업무는 무엇인지?

박태완 | 이전에는 남양기술연구소에서 고성능차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HMSG와 경주차 개발 협업 등을 수행했다. 당시 자동차의 주행 성능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다양한 환경에서 뛰어난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경주차 개발 업무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어서 2017년 HMSG에 합류했다. HMSG에서는 WRC 경주차 설계·시험·제작 등의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HMSG에서 WRC 및 TCR 경주차의 파워트레인 개발을 담당하는 황인구 책임연구원

황인구 | 2018년 HMSG에서 근무하기 이전에는 남양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엔진 성능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부터 WRC에 적용할 선행 엔진을 개발했고, HMSG가 설립된 뒤에는 WRC 엔진 개발 협업 업무를 담당했다. 박태완 책임연구원과 마찬가지로 경주용 엔진 개발에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싶어서 HMSG에 주재원으로 합류했다. 현재 HMSG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엔진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 협업 부서인 엔진선행개발팀 내 고성능엔진개발파트와의 협업을 조율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참고로 모터스포츠 엔진 기술의 내재화를 목적으로 유럽기술연구소, 남양기술연구소와 연 2회 기술 교류회를 진행하고 있다.

 

i20 WRC 경주차는 2022년부터 새로운 대회 규정에 따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포함한 신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HMSG 직원 모두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업무로 삼는 일이 근무 환경에 어떻게 작용할까?

박태완 | HMSG의 팀원들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전 세계의 30여 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이다. 다들 최고의 경주차를 개발해 우승에 기여하려는 열정이 충만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일정이 불확실했지만, 기본적으로 WRC는 3주마다 여러 국가의 다양한 환경에서 경기가 열린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도로 조건에 최적화된 성능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 같은 환경에서 모터스포츠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각자 가진 에너지를 동시에 쏟아내 우승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 튜너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적 교류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황인구 | 대개 모터스포츠와 양산차는 다른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연결점이 많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성능차 개발 과정에 모터스포츠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한다. HMSG 역시 남양기술연구소, 유럽기술연구소와 긴밀히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모터스포츠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며 얻은 노하우를 고성능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성능 N 모델뿐만 아니라 일반 모델의 기본기 또한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i20 WRC 경주차의 바탕이 되는 i20가 세대교체를 이뤘다. i20 WRC 경주차도 바뀌는가? 

박태완 | 기본적으로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3년마다 공표하는 규정에 맞춰 WRC 경주차의 개발, 경기 참가를 위한 인증 과정을 거친다. 2022년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HMSG는 이에 맞춰 신형 i20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주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차체에는 현재의 롤케이지를 더욱 강건화하는 개념의 튜블러 섀시 프레임 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주차는 더욱 안전하고 극한의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게 된다. 서스펜션의 경우 다양한 노면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아울러 경량화를 위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과 같은 복합소재를 차체와 도어 등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경량화와 함께 무게중심을 낮춤으로써 주행 성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22년부터 WRC 경주차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황인구 | FIA의 규정에 따라 2022년부터 3년간 모든 제조사는 독일 콤팩트 다이내믹스사가 공급하는 동일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WRC를 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엔진·모터·배터리 제어를 최적화해야 한다. 모터와 배터리 제어기는 제작업체에서 공급하지만, HCU(하이브리드 컨트롤 유닛)와 기존 ECU(엔진 컨트롤 유닛) 간의 제어 로직을 새로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HMSG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과 협업해 엔진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HMSG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우승에 대한 집념으로 뭉친 이들이 함께한다

HMSG에서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박태완 | HMSG에 합류한 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초기의 목표를 잘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 내년에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고, 향후 최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WRC 경주차 개발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남양기술연구소로 돌아갈 때 HMSG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더욱 좋은 양산차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황인구 | HMSG에서 보낸 3년 동안 HMSG와 현대자동차 모든 임직원의 노력으로 2년 연속 WRC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일궈냈다. 모터스포츠는 극한의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내구성, 높은 수준의 성능이 필요한 무대다. 그중에서도 WRC는 최정상급 대회다. WRC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개발중인 고성능 양산 엔진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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