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티튜드'가 다른 제네시스 GV70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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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티튜드'가 다른 제네시스 GV70 3.5
  • 나경남
  • 승인 2021.01.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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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70은 이전의 그룹 내 어떤 차와도 다른 느낌, '애티튜드'가 다른 차로 다가온다

팬데믹을 겪기 이전에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어드밴티지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제네시스 GV70을 타면서 또 비슷한 느낌, 국산차의 수준이 이렇게 높아졌나 생각하게 되었다. 형님 격인 GV80이 등장했던 때와는 또 달랐다. 젊고 새로운, 확실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느낌이다. 사실 첫 인상 자체는 GV80 때와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아졌다 뿐이지,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하게 보였다. 하지만 들여다 볼 수록 ‘형님’과는 확실히 다르다. 왜 그럴까. 

시간이 제한된 시승 현장에서는 아주 잠깐 살펴보고 이내 시동을 걸어 출발했다. 배기량 3470cc의 V형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존재감이 확실했으나 그것을 과시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낮고 분명하게 으르렁거리긴하나, 남을 의식하는 것처럼 요란하게 들리진 않았다. 시동을 걸자마자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연주된 고음질 사운드가 주변의 소란함을 잠재웠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앙드레 가뇽의 피아노 연주곡 같은데, 차분하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준 바닐라 베이지 컬러의 실내 인테리어와도 정말 잘 어울렸다. 
 

도로 위로 GV70을 올려놓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나는 마음 속으로 감탄했다. 당연하다는 듯 거의 모든 부분들이 흠잡을데 없지만, 높은 수준의 완성도가 감탄의 주요 이유는 아니었다. 뭐라고 할까, 운전자에게 제시하는 방법과 태도가 이전과는 달랐다. 무심한 듯하면서 친절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눈에 띄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데도 분명히 차별화되는, 또 스스로는 그걸 별로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태도가 있었다. 그래, 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애티튜드’가 달랐다고 말하는게 맞겠다. 

우선은 엔진이다. 도심형 콤팩트 SUV 또는 럭셔리 중형 SUV라고 표현하는 모델에 터보를 얹은 3.5L 엔진이 과하지 않다면 그것도 거짓말 아닌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의 성능을 체감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시점이 회전수 1300rpm부터이니 출발과 동시에 느낌이 오고,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더 깊게 밟는다면 살짝 겁을 내도 될 정도의 가속감을 보여준다.

전 트림 모두 동일하게 채용하고 있는 8단 자동 변속기는 참 부드럽고 재빠르게 반응했다. 그렇다고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그야말로 여유있는 모습이다. 최상위급 엔진이니 충분히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기본형 모델에 투입되는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디젤 2.2L 엔진의 제원을 들여다보면 꼭 최상위 트림을 선택해야 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근데 마치 3.5 터보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주체가 바로 3.5 터보 엔진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거 정말 묘한 일이다. 

최신 모델인 점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전자식 운전자 보조시스템의 수준은 매우 높다. 시승차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는데, 패키지 1은 운전자의 눈을 돕는 모니터링 기능들이 주를 이루며 패키지 2는 충돌 방지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서 실제 주행 상황 위로 진행 방향을 보여주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꽤 신선하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빠듯한 시승 일정 때문에 GV70 내부와 외부 특징들 그리고 조작과 운전 감각을 파악하는 것이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정교한 운전자 보조시스템 덕분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메뉴의 구성부터 조작에 이르기까지 참 명쾌하고 기능적으로도 우수했다. 통합 콘트롤러는 한 번도 이 시스템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금세 익숙해질 수 있고 조작감도 흠잡기 어려웠다. 인포테인먼트를 통해 청각적 운전 감각을 높여줄 수 있는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을 최대치로 조작해보았고,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게도 해보았지만 결론적으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다고 느끼진 못했다.  

시승차가 스포츠 패키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행 모드에서 ‘스포츠+’를 경험해 볼 순 없었지만 이미 ‘스포츠’ 주행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브레이크 시스템부터 액셀러레이터, 서스펜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주행 감각이 한층 집중력 있게 변모하는 것은 물론 시트까지도 운전자를 더 단단히 감싸준다. 말하자면 기본 성능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시승차에 적용된 사양은 그야말로 최상위급으로 옵션을 포함한 최종 가격은 7350만 원에 달했다. 기본 트림인 가솔린 2.5 터보 버전의 가격인 4880만 원에서 2470만 원이나 더 추가된 것이다. 정식 가격 발표 이전부터 판매 가격에 대한 논란은 뜨거웠다. 이 부분은 옵션의 선택과 더불어 조금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시승을 통해 만나본 GV70은 그런 평가에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처럼 비교군을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V70 스스로의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해서다. 

 Fact File  GENESIS GV70 3.5
가격     7350만 원(시승차)
길이 × 너비 × 높이    4715 × 1910 × 1630mm
휠베이스    2875mm
무게    1995kg(가솔린 3.5 터보, 21” 올시즌 기준)
엔진    3.5 T-GDi, 3470cc, V6 가솔린
변속기    자동 8단 
최고출력    380마력 / 5800rpm
최대토크    54.0kg·m / 1300~4500rpm
복합연비    8.3km/L (21인치 올시즌 AWD 기준)
CO2 배출량    207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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