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보다 운전 재미, 뉴 미니 컨트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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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보다 운전 재미, 뉴 미니 컨트리맨
  • 최주식
  • 승인 2021.02.1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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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차 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제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마 제목에 이끌려 집어 들었을 텐데 내용은 그 제목이 다였던 기억이다. 아무튼 이 제목을 차용한다면 "아침에 만나는 나의 차가 그날의 기분을 좌우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가끔 시승 관계로 다른 차를 만나는 아침에 문득 드는 생각이다. 사실 이 부분은 꽤 중요해서 어떤 차를 구매할 때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된다. 내게 그 기준은 아침에 만났을 때 ‘설레임을 주는가’이다. 미니 컨트리맨은 어떨까? 

미니의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작다는 의미를 넘어 크기와 공간의 최적화, 최적화된 패키징의 효용성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SUV를 표방하는(미니는 BMW의 표현법과 같이 SAV라고 부르지만) 컨트리맨은 다양한 쓰임새로 끌림이 있는 차다. 2011년 데뷔 이후 전 세계적으로 54만 대 이상의 판매고가 이를 말해준다. 오늘 만나는 신형 컨트리맨은 지난 2017년 출시된 2세대 컨트리맨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비슷한 듯 새로운 앞모습은 좀 더 선명해진 분위기. 네모난 헤드램프가 달라진 포인트다. 그리고 후미등에도 유니언잭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시승차인 쿠퍼 S ALL4에는 19인치 턴스타일 스포크휠이 달렸다. 

SUV 언저리에 있는 차답게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는 과정이 쉽다. 미니에서 컨트리맨을 선택하는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센터페시아의 동그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는 여느 미니와 다를 바 없다. 근데, 필름을 붙여놓은 듯한 계기판은 다소 실망스럽다. 왼쪽에 타코미터 그래프는 괜찮다. 그러나 속도계 자리의 그래프는 기름 잔량 표시가 대신한다. 기름이 얼마 남았는지 계속 체크하는 것은 좋을지 몰라도 계기판에서 이 정도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높이 조절을 통해 시야에 맞춰놓으면 꽤 편리하다. 속도는 물론 내비게이션 안내 방향을 알려줄 뿐 아니라 라디오 채널 등도 표시되어 시야를 전방에 집중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토글 스위치는 미니다운 아날로그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주행모드 변경 스위치가 맨 오른쪽 끝에 있어 조금 멀다. 왼쪽에서 두 번째 공기순환 스위치와 자리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주행모드는 ‘그린’에서도 성능이 그렇게 억제된 느낌은 없다. 고속으로 달릴 일 없는 일상주행에선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그리고 미드 모드는 중간 정도 세팅으로 가장 많이 쓰는 구간이다. 이 또한 고속주행이 아니라면 그린 모드와 별반 차이는 없다. 다만 갑자기 힘을 써야 할 때 받아주는 유연함이 있다. 스포츠 모드는 확실히 다르다. 섀시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rpm을 높게 쓴다. 고속주행을 포함해서 좀 달려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으레 손이 갈 수밖에 없는 모드다. 물론 대부분의 차가 그렇지만 연비 악화와 CO₂ 배출량이 많아지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실기 시작하면 차체의 움직임이 상당히 다부지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야말로 거침없다. 점점 더 속도를 올리고 싶게 만드는 움직임은 빠르게 잡아주는 브레이크가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잘 달리기 위해 잘 서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차다. 브레이크가 좀 예민해서 거슬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스포츠 주행 단계에서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대로 트랙으로 달려가서 몰아 부치고 싶은 움직임이다. 

네바퀴굴림 ALL4는 쿠퍼 S와 쿠퍼 D, 쿠퍼 SD에서 조합을 이룬다. ALL4는 일상주행에서 주로 앞바퀴를 굴리지만 뒷바퀴에 구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토크 배분이 기민하다. 앞에서 슬립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뒤쪽으로 구동력을 보내기 때문에 운전자가 느끼기 이전에 알아서 해낸다.  코너링 안정감이 뛰어난 배경이다. 

쿠퍼 S ALL4 컨트리맨은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 192마력 엔진으로 0→시속 100km 가속 7.3초의 스펙을 보여준다. 그것으로 탄탄한 성능을 짐작할 수 있지만 체감하는 성능은 그 이상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승차감이 좋아졌다는 것인데, 두툼하고 질감 좋은 천연가죽시트가 한 몫 하는 듯하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조용한 차는 아니다. 그래도 묘하게 끌리는 미니 컨트리맨이다. 자동차가 다양성과 취향의 세계라고 했을 때 존재감이 더 드러나는 차의 유형이다. SUV 유행 시대에 남다른 SUV를 찾는다면 상위 리스트에 올릴 수밖에 없다. 

다만 한 가지, SUV 기준에서 짐칸의 효용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기본 트렁크 용량 450L에 40:20:40으로 분할 폴딩되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1390L까지 확장되지만 다른 차에 비해 컨트리맨의 장점으로 꼽기는 어렵다. 이런 측면보다는 일상에서 영감이 필요할 때, 매일 아침 만날 때 즐거움을 주는 차로서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그리고 운전은 정말 재미있다. 

 Fact File  New Mini Countryman Cooper s ALL4
가격    5300만 원(pro)
크기(길이×너비×높이)    4295×1820×1555mm 
엔진    직렬 4기통 트윈터보 1998cc 가솔린 
최고출력    192마력/5000~6000rpm 
최대토크    28.5kg·m/1350~4600rpm 
변속기    자동 8단 
최고시속    223km
0→시속 100km 가속    7.3초
연비(복합)    10.7km/L 
CO2배출량    159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4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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